소유하기, 소유되기
율라 비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소유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그의 유명한 책 <월든>(은행나무, 2025)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가 집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집이 그를 소유하게 되었는지 모른다."(p.59) 이 문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병폐로 꼽히는 인간과 물건의 주객전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동시에 <소유하기, 소유되기>(열린책들, 2026)에서 저자의 생각을 한 문장으로 간결히 정리한다.

<소유하기, 소유되기>은 미국 저널리스트이자 백인 여성인 저자가 일상생활 속에서 '소유'의 존재 또는 부존재를 경험하고 쓴 에세이다. 책은 소비, 일, 투자, 회계 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장에서 저자는 소유, 일, 계급 등에 대한 자신의 단상을 전한다.

자본주의 사회를 성찰하며 살아가기

저자와 저자의 남편은 안정적인 소득이 있다. 퇴직 연금 계좌를 가지고 있고, 베이비 시터와 청소를 도와주는 폴란드 여자를 고용할 여유가 있다. 저자의 삶은 모순적인 부분들이 있는데, 자본주의에 대해 비판적이면서도 그 안에 순응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재무 상담을 받을 때 저자는 "타인의 노동으로부터 이윤을 짜내는 체제에 돈을 안 넣고 싶다."(p.223)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교직원 퇴직 연금 기금에 투자를 하고 "공격적인 것을 안 하고 싶다고 말할지를 고민"하지만 결국 "전화하지 않는다."(p.225)

하지만 저자는 자본주의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한다. <세계 끝의 버섯>(현실문화연구, 2023)과 같은 자본주의를 다룬 책을 읽기도 하고, 사회 운동가, 변호사, 동료 예술가들과 일의 의미, 소비의 의미, 투자의 의미를 생각한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인식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일'에 대한 단상이다. 책 전체에 걸쳐 저자가 생각하는 일이란 무엇인지 나온다. 일이란 "즐거움과 성취감을 주"지만 노동은 "고된 노역"(p.139)을 말한다. 일은 원래 노동과 분리할 수 있었는데 오늘날에는 완전한 분리가 어렵다. 대부분의 직업은 일과 노동 모두를 필요로 한다. 어떤 직업을 갖고 있든 내가 효능감을 느끼는 '일'과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노동'이 병존한다. 이 부분을 통해 직업에 대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제고해 볼 수 있었다.

저자는 자신이 특권을 가진 사람임을 명확히 한다. 자신이 이미 소유하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알고 있다.

어머니는 서른 살 무렵에 자식이 넷 있었지만 수입은 없었고 사회 보장 연금을 납입한 적도 없었다. 나는 서른 살에 아직 아이가 없었고 벌써 대학에서 일하고 있었다. 나는 퇴직 연금 계좌를 갖고 있으므로, 어머니에게 특권에 대해 설명할 입장이 못 된다. 특권은 갖지 않은 사람만큼 특권을 잘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

29쪽

우리는 소로우처럼 산속으로 들어가서 직접 집을 짓고 자급자족하며 살 수 없다. 사회가 그만큼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정신을 생각해 보며 살 수는 있다. 사람들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가지지 못한 것에만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 노력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수중에 있는 것들을 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책의 저자처럼 자본주의의 한복판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외면하지 않고 인식하고 생각하고 고민하다 보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맞닥뜨리는 모순들을 다루는 데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