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도 쓰러지지 않는다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불안한 시대를 버티는 단단한 문장들
모옌 지음, 허유영 옮김 / 필로틱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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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모옌(莫言)

모옌은 중국 작가로는 최초(가오싱젠을 제외하고)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홍가오량 가족>은 장이머우(张艺谋) 감독에 의해 <붉은 수수밭>으로 영상화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말을 하지 않는다'라는 뜻의 모옌을 필명으로 지었지만 그는 여전히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강풍에도 쓰러지지 않는다>(필로틱, 2026)는 어린 시절부터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고 난 지금까지 그가 지속해서 글쓰기를 할 수 있었던 배경을 이야기하고 있다.

강풍에도 쓰러지지 않는다

책 제목인 <강풍에도 쓰러지지 않는다>는 작가의 개인적 체험에서 따온 제목이다. 어린 시절 그는 수레를 끄는 할아버지와 길을 가고 있었다. 센 바람이 휘몰아쳤다. "할아버지는 수레 손잡이를 꽉 붙잡고 활시위가 팽팽히 당겨진 활처럼 버티고 서 있었다."(18쪽) 모옌은 이때 바람과의 승부에서 승리했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지만 뒤로 물러서지도 않았"(18쪽)기 때문이다. 강풍에 나아가지 못하고 엎드려 풀을 붙잡고 간신히 버텼지만 다시 일어났기 때문에 승리했다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

사람은 삶에 패배할 수는 있지만 그로 인해 쓰러져 있어서는 안 된다.

20쪽

경험에서 비롯되는 단단한 말들

책은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에 담긴 글들은 모옌이 직접 삶에서 체험한 일들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걱정에도 계속 책을 읽었던 기억, 저명한 소설가인 위화와의 교류, 딸의 대학입시까지. 개인의 삶에서 문학을 길어올려야 한다는 그의 글쓰기 철학이 에세이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순전히 상상만으로 지어냈다고 자부하는 창작조차도 결국 삶을 반영하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산물이라는 사실을.

286쪽

모옌의 글쓰기

책을 읽다 보면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모옌의 글쓰기론을 어렴풋하게 이해할 수 있다. 모옌이 글쓰기에서 강조한 점은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삶과 밀접한 글을 쓸 것. 그는 민중의 삶에서 글을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 이름을 얻어 명예와 부를 좇기보다는 자신을 낮추고 사람들 속에서 살아야 한다. 구전 설화, 시대적 상황 들을 넘기지 않고 이야기로 만들어야 한다. 둘째, 육감을 활용해야 한다. 귀로 읽고, 코로 읽으며 이를 언어로 표현해야 한다. 모옌은 향기를 묘사하는 능력은 아직까지 작가들에게만 허용된 능력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에 모옌이 글을 쓸 때 영감을 얻었던 여러 고전 문학들, 모옌이 글을 쓰기 시작했던 방법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다. 이러한 설명은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훌륭한 지침서가 된다. 문학 작품에 대한 비평도 들어 있어 독자로서 어떤 책들을 읽어야 하고,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안내한다.

모옌은 책에서 문화대혁명, 빈곤한 생활 등 사회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겁이 많은 성격, 자신의 작품이 가진 한계 등 개인적 어려움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그의 솔직함은 친근함을 느끼게 하면서 위로를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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