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8 타이완 여행기 - 2024 전미도서상 번역부문 수상, 2024 일본번역대상 수상, 2021 타이완 금정상 수상
양솽쯔 지음, 김이삭 옮김 / 마티스블루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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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1938년 타이완의 모습은 어땠을까

<1938 타이완 여행기>(마티스블루, 2025)는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있다. 1938년, 아오야마 치즈코라는 일본 작가가 초청을 받아 타이완으로 여행을 간다. 타이완에 약 1년 동안 머물면서 쓴 여행기 형식의 소설을 책의 작가 양솽쯔가 발굴하여 번역을 했다는 설정이다. 작가는 아오야마 치즈코의 눈을 빌려 일본 식민지 시절 타이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타이완의 모습은 당시 조선의 모습과 비슷하다. 일본 사람과 타이완 사람들이 사는 곳은 구분되어 있었고 타이완 사람들은 '리야'라는 멸칭으로 불렸다. 일본인들은 식민주의를 반성하기는커녕 타이완을 '문명화'시켰다고 이야기한다. 제국주의에 반대한다고 말하는 아오야마 치즈코조차도 일본이 약탈을 목적으로 설치한 철도를 두고 "제국이 남쪽 섬에서 확실히 아름다운 것들을 탄생시켰"(382쪽)다고 주장한다.

아오야마 치즈코는 제국주의에는 반대하지만 '타이완인보다 일본인이 우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는 왕첸허와 친구가 되고 싶다고 하지만 사실은 자신이 우위에 있는 입장에서 열위에 있는 왕첸허를 보호하겠다고 생각한다. 이를 보고 타이완 출신 시청 직원, 미시마는 이렇게 말한다.

세상에는요, 스스로를 옳다고 생각하는 선의처럼 거절하기 힘든 뜨거운 감자도 없지요.

393쪽

미시마와의 대화를 통해 치즈코는 자신의 의식을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첸허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한다.

다양한 타이완 요리

책은 다양한 타이완의 요리를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한다. 어렸을 때 첸허가 먹던 요리, 무아인텅을 통해 타이완 빈민층이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알 수 있다. 첸허가 치즈코에게 해준 타이완식 카레는 인도 음식이 일본을 거쳐 타이완에서 새롭게 탄생한 융합의 과정을 보여준다.

이 외에도 소개되어 있는 음식들은 역자의 말처럼 '타이완 미식 세계'로 초대하기에 충분하다. 타이완 사람들이 흔히 먹는 루러우판부터 흔치 않은 음식인 잔반탕까지. 왕첸허의 설명과 아오야마 치즈코의 감상이 담긴 요리들은 '꼭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1938 타이완 여행기>는 타이완의 음식을 통해 1938년도의 타이완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도 치즈코와 함께 여행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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