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8 타이완 여행기>(마티스블루, 2025)는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있다. 1938년, 아오야마 치즈코라는 일본 작가가 초청을 받아 타이완으로 여행을 간다. 타이완에 약 1년 동안 머물면서 쓴 여행기 형식의 소설을 책의 작가 양솽쯔가 발굴하여 번역을 했다는 설정이다. 작가는 아오야마 치즈코의 눈을 빌려 일본 식민지 시절 타이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타이완의 모습은 당시 조선의 모습과 비슷하다. 일본 사람과 타이완 사람들이 사는 곳은 구분되어 있었고 타이완 사람들은 '리야'라는 멸칭으로 불렸다. 일본인들은 식민주의를 반성하기는커녕 타이완을 '문명화'시켰다고 이야기한다. 제국주의에 반대한다고 말하는 아오야마 치즈코조차도 일본이 약탈을 목적으로 설치한 철도를 두고 "제국이 남쪽 섬에서 확실히 아름다운 것들을 탄생시켰"(382쪽)다고 주장한다.
아오야마 치즈코는 제국주의에는 반대하지만 '타이완인보다 일본인이 우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는 왕첸허와 친구가 되고 싶다고 하지만 사실은 자신이 우위에 있는 입장에서 열위에 있는 왕첸허를 보호하겠다고 생각한다. 이를 보고 타이완 출신 시청 직원, 미시마는 이렇게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