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수요일 토요일
페트라 펠리니 지음, 전은경 옮김 / 북파머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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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돌봄이 만들어 내는 연대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북파머스, 2025)은 돌봄이 만들어 내는 끈끈함을 보여준다. 린다는 아버지에게서 받은 상처가 있다. 에바는 폴란드에서 생계를 위해 오스트리아로 왔기 때문에 언어가 서툴다. 후베르트는 자신의 일을 직접 결정하지 못하는 상태이다. 세 사람은 각각 결핍이 있지만 서로를 돌봄으로써 이를 채워나간다.

린다는 후베르트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사람들의 인생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인생(혹은 죽음)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린다가 아프거나 힘들 때는 에바가 도움을 준다. 에바는 휴가를 가면서도 린다를 위해 연고를 만들어주고 그를 위해 기도했다.

에바 역시 린다에게서 도움을 받는다. 독일어 공부는 물론이고 본인이 급한 일이 있을 때 린다에게 부탁한다. 린다와의 신뢰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또한 린다는 에바의 에피소드들을 경청하면서 에바의 진가를 알아본다.

후베르트는 린다와 에바의 보살핌을 받는다. 후베르트의 딸은 후베르트가 죽지는 않을지에 대해서만 전전긍긍하고 그가 진정으로 뭘 원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반면 린다와 에바는 후베르트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파악한다.

"아버지가 할 수 있는 건 그대로 유지해야 해." 나방이 설명할 때면 너무 슬퍼 보여서, 나는 후베르트의 활성화가 과연 누구에게 필요한지 의문이 든다.

207쪽

린다의 말처럼 3명은 3명이 모여있어야 비로소 안정감을 느끼며, 이는 서로가 서로에게 제공하는 돌봄에서부터 얻을 수 있다.

돌봄에서부터 비롯되는 삶의 의미

린다는 계속 삶의 의미에 대해서 고민했다. 자신은 왜 살아야 하는지, 사람들은 왜 죽음을 두려워하는지, 오히려 삶을 두려워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하지만 린다는 이미 알고 있었다. 삶의 의미는 타인과의 관계에서부터 온다는 것을.

나를 차에 뛰어들지 못하게 막는 사람이 두 명 있다. 케빈과 후베르트다.

7쪽

그리고 케빈과 후베르트가 떠나고 나서야 삶을 이어가야 하는 이유를 깨닫는다.

많은 것이 무너질수록 모든 것을 지키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다.

368쪽

엄마를 위해, 또 자신이 새로 만나게 된 이웃을 위해.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린다 자신을 위해서이다. 린다가 케빈과, 후베르트와 에바와 공유한 기억들은 "린다가 남아 있"기 때문에 더욱 지켜야 할 소중한 것이 되었다.

마무리

책을 보면 린다가 왜 삶에 회의감을 느끼는지 구구절절 공감된다. 현대인의 삶에 가득한 불안의 요소, 가정불화, 케빈에게서 매일 듣는 기후 위기... 하지만 그럼에도 소설은 읽는 내내 책의 표지와 같은 따뜻함을 준다. 마치 파란 물속에 있지만 소녀가 편안해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이는 린다가 에바와 후베르트에게 느끼는 애정과 라포 때문일 것이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든 늘 그곳에서 들어주는 후베르트,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연고와 디저트를 주며 린다를 위해 기도하는 에바. 세 사람의 관계는 린다가 다른 타인과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왔다. 그리고 독자들에게는 혼자 남아 위태로운 세상에서 다른 사람과의 연대를 통해 발 내리고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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