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페퍼 - 아내의 시간을 걷는 남자
패드라 패트릭 지음, 이진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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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페퍼 아내의 시간을 걷는 남자 The Curious Charms of arthur Pepper/ 패드라 패트릭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사랑하는 것은,


 

패드라 패트릭의 소설, 아서페퍼 아내의 시간을 걷는 남자에서 주인공 아서페퍼는 예순 아홉살 홀아비. 아내를 잃고 우연히 아내의 유품 중 무언가 많은 사연을 품고 있는 듯한 팔찌를 발견하게 되고, 그 팔찌에 달려있는 여러 개의 참이 가진 아내의 과거 이야기를 들을 찾아 나선다.


 

그대의 과거를 내가 아는 것이 과연 좋을까?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가 작가가 하고 싶은 물음 이었을까? 아니면 “당신을 만나기 이전,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과거는 중요한 것이 아니에요. 당신과 함께 지냈던 그 시간들이 소중한 것이죠. 만약 당신이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과 함께하는 현재와 그와 더불어 꾸려나갈 미래에 대해서 상상하고 기대하세요. 현재와 미래에 집중하는 것이, 당신이 알지 못하는 그의 과거 보다 훨씬 중요해요.” 하는 것이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메시지 였을까?


 

사랑하면 알고 싶고, 알게 되면 사랑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우리는 늘 그(또는 그녀)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알고 싶다. 그는 언제 일어나고 언제 잠자는지, 알람을 맞추고 일어나는지, 아니면 그저 아침이면 자명종이 없이 저절로 눈을 뜨는지, 아침은 챙겨 먹는 건지, 저녁은 손수 해서 먹는지 아니면 누구와 함께 먹는지. 그리고 또한 이런 것들도 알고 싶다. 그는 어떤 식으로 사랑을 하는지, 그 사람은 여행은 좋아하는 지. 여행가서는 소박한 골목길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화려한 네온사인이 비추는 거리를 좋아하는지. 걷는 것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하는 드라이브를 좋아하는지.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싫어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여행가서는 현지 음식을 찾아다니는지, 아니면 그곳에서도 여전히 입에 맞는 한국 음식점을 찾아다니는지. 우리는 사랑 하면 할 수록 사랑하는 사람에 대하여 알고 싶고, 또 그에 대하여 알게 될 수록 더욱 그를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그와 함께하는 현재를 통해 우리의 관계를 쌓아감으로 인해서 알수도 있지만, 숱한 대화를 통해 알게 되는 그의 과거에 비추어 미루어 짐작하여 알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러한 대화를 통해서 우리는 더 알게 된 상대에 대해 더 깊은 애정을 느끼게 된다.


 

한 사람은 하나의 우주와도 같아서, 사랑이란 마치 우주를 탐험하는 일과 같아.  


 

누군가는 우리가 그 어떤 무엇에 대하여 만약 진실로 깊이 알 수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도저히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 했다. 심하게는, 살인자라 할 지라도 그가 살아온 환경과 그가 가지고 있는 그의 깊은 내면의 사정과 감정에 대하여 알게 되면 그를 이해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하지만 한 사람이 가지는 진실은 몹시도 깊고 오묘한 것이라서 그것은 마치 하나의 우주와도 같고, 그러므로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여 그의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마치 우주를 탐험하는 것과 같아서, 아마도 우리는 평생을 그 또는 그녀와 함께 지낸다고 해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서 완벽히 아는 것이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아 이 얼마나 다행이란 말인가? 우리가 사랑하는 그에 대하여 너무 쉽게 그의 모든 것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그와 함께 하는 앞으로의 삶이 얼마나 재미없을 것인가? 하지만 아마 우리가 상대의 모든 것을 알게 되는 일은 아마도 그리 쉽게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늘 생각하고 또 성장하므로 그 안에서 발생하는 수 많은 감정과 생각의 소용돌이들이 존재하고, 일심동체와 같은 관계라 하여도 어쨌든 정말 한 몸으로 한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니까, 내가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의 생각과 감정에 대하여, 내가 모든 것을 다 아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것은 언제까지고 우리가 서로에 대하여 흥미를 가지고 살 수 있으니 좋은 일이기도 하고, 내가 아무리 노력하여도 당신에 대하여 완벽히 알 수는 없으니, 당신과 내가 온전히 한 몸은 아니니, 한편으로는 조금은 서글픈 일이기도 하다.)


 

그대가 혹여나 나 때문에 상처 받지 않도록

또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더 많이 그리고 더 깊게 알고 싶은 그 마음은, 우리로 하여금, 내가 사랑하는 그대가 혹시나 나로 인해 상처 받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상대를 더 배려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성장하여 왔으며 그가 나를 만나기 전 어떤 환경에서 지냈는지, 또는 어떠 어떠한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지냈는지, 그동안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떤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여 왔는지를 알게 되면서, 혹시나 우리의 부주의한 말과 행동으로 인해 그가 상처 받는 것으로 부터  그를 보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말도 너무나도 궁핍한 가난 속에서 성장한 사람에게는 깊은 상처가 되는 말일 수도 있고, 별다른 의도 없이 꺼낸 이혼이나 죽음에 대한 얘기가 한부모나 조부모 밑에서 성장한 그에게는 깊은 아픔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것이니, 우리의 그의 과거를 앎으로 인해서 우리의 말과 행동을 한번은 더 생각하고 행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어떤 특정한 고통을 당했던 사람에게는 어떤 말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우리는 상대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되면서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과거가 우리의 현재와 미래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함께 하는 사람은 우리의 부모님 외에는 없다. 부모님외에 내가 만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를 만나기 이전의 나의 삶이 있고, 이것은 그 또한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서 그와 관계를 맺게 될 수록 우리는 우리 가까이에 존재하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나와 만나기 전에는 어땠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해지게 되고, 이것은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사람에게 가질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일 것이다. 나와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말해주는 것은  단지 우리의 나이와 외모 말투만이 아니다. 한 사람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지금까지 살아왔는지에 대한 사실, 그의 과거가 오히려 그의 이름, 나이, 외모, 말투보다 더 그가 어떤 사람인를 나타내 줄 수 있는, 바로 그 사람 그 자체 일 수 있는 것이다. 이름 외모 나이등등은 그가 그때 그때 만나는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그의 모습 중의 일부분일 뿐이지만, 우리는 그 일부분의 모습을 보고 그를 만나면서, 그가 나를 만나기 전에 어떻게 살아 왔는지를 점차로 알게 되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다 온전하게 깨닫게 되면서, 우리는 더불어 그와 함께 해 나갈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모습에 대해서도 유추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누구에게나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을 수 있다. 또한 힘들었던 과거가 있었고, 그러한 과거와는 이제 이별하여 과거와는 다른 현재를 설계하고, 나아가 꿈과 희망의 미래를 만들고 싶은 우리에게, ‘당신의 과거가 바로 당신입니다’하고 말하는 것은 짐짓 너무나 잔인한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진실로 과거와 이별하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원한다면 그것을 해내는 능력도 우리의 과거로 부터 나온다는 사실 또한 진실이다. 내가 지금까지 진실하게 치열하게 살아내 왔던 기억을 통해, 우리는 한때 힘들었던 과거를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얻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현재를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것은 과거의 아픔을 지우고 밝은 미래를 만들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현재는 언젠가 돌아봤을때 그것 역시 과거가 되는 것이므로, 현재를 열심히 산다는 것은 멋진 나의 과거를 축적시켜 나가는 일에 다름 아닐 것이다. 과거로 부터 힘을 얻어 현재의 모습을 만들고, 이것을 먼 미래의 기간 동안 꾸준히 쌓아가는 것. 그러니 나와 만나기 전의 당신의 모습이라고 한들, 그것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말해주는 중요한 단서 중에 한가지 임은 틀림 없을 것이며, 우리는 당신의 온전한 모습을 받아들이는 바로 그 순간에 우리가 함께 할 미래를 보다 벅찬 감동으로 그릴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다양한 경우의 만남에는 그 숫자에 꼭 비례하는 정도의 많은 수의 답이 존재하는 것이므로 사랑하는 사람의 과거를 대하는데에 있어서 정답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랑은 우리로 하여금 사랑하는 대상에 대하여 궁금하도록 만들고, 그렇게 그에 대해 더 많이 알아 갈 수록 우리의 사랑이 더 깊어진다는 사실 만큼은  어느 경우에 대입해도 변함이 없는 진실일 것이다. 살인자도 그 사정을 알게 되면 이해할 수 있다고 했었는데, 사랑하는 사람이야 오죽할까? 때로 오해하고 싫어했던 그의 행동마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갈 수록 우리는 그를 더 이해하고 가슴으로 사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알면 알수록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라면 그 와의 사랑을 멈춰야 겠지만 말이다.)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사랑하는 것은,


 

그리고 상처가 없는 온전한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을 것이므로, 우리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면서, 그의 내면의 상처를 반드시 만나게 될 것이고, 우리는 그의 상처를 품어줄수 있을 만한 사람이 됨으로써 그에게 보다 소중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나는 그를 보듬을 수 있는 사람인가? 그리고 그의 과거를 안고 그와 함께 현재를 아름답게 꾸려내어 보다 나은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사람인가? 사랑의 현재와 미래를 눈부시게 만들어가는 능력은, 나와 상대의 과거를 알되 그 과거에 집착하지 않으며 상처받지 않고, 오히려 그것으로 더 튼튼한 미래를 만들어 나갈수 있는 나의 애정 근력의 정도에 좌우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사랑하는 것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우리를 더 고차원적이고 진실된 사랑으로 이끌어 줄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믿는다. 왜냐하면 우리가 상대의 온전한 모습을 받아들이면서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 안에 그를 배려할 만한 큰 마음의 그릇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테니 말이다.


 

패드라 패트릭의 소설, 아서 페페 아내의 시간을 걷는 남자에서 아서 페퍼도 아마 그동안 몰랐던 아내의 모습을 만나게 되면서 아내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이 40년간 알고 지냈던 아내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면서 아마 인간에 대한 이해도 한층 더 넓고 깊어지지 않았을까? 그리고 아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한층 더 입체적으로 인지하게 되었을 것이다. 중간중간 아내의 몰랐던 모습을 알게 되면서 아서페퍼가 당황하여 흔들리는 모습이 나오지만 나는 그것이 그가 성장하기 위한 성장통과 같은 것이라고 믿는다.(69세에도 인간은 어떠한 경험과 자신의 의지와 노력이 있는 한 성장할 수 있는 존재일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와 아내의 관계에 있어서도, 아내의 몰랐던 과거를 알게 되면서 약간의 흔들림이 있었더라도 나는 그것이 그 관계가 온전히 굳건해지기 위한 하나의 통과의례와 같은 것이라고 믿는다.


 

과거를 알고 과거로 부터 나아가는 것


 

마지막에 아서 페퍼가 아내의 과거 편지를 읽고 그 편지를 태워버리는 모습은 특히나 인상적이다. 그는 그렇게 자신에게 진짜 아내의 모습을 만나도록 도와주었던 아내의 편지를 태우고, 아내의 유품인 팔찌를 팔아버리는 행위를 통해서 아내와의 과거를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상징하는 하나의 모멘텀을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과거를 아는 것은 중요하지만, 과거로 부터 나아가는 것은 더 중요한 것이니 말이다.


 

그는 아마도 아내의 과거를 알게 되면서 아내가 어떤 사람인지 진실로 더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아내가 그를 대하는 모습을 통해서만 알고 있던  피상적인 아내의 모습에서 더 나아가서, 아마도 온전한 모습의 아내를 온몸으로 마주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진실로 알아주는 행위가, 그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와도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혹시 그의 머릿속에 스쳤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는 그렇게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에 대해서 알았고, 그녀를 보내 주었다. 그리고 그녀가 한때 살았던 곳 중의 한 곳인, 인도를 여행했다. 그때 그가 느끼는 아내에 대한 감상은 아마도 그 이전의 그가 느끼던 것 과는 아주 다른 것이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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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시 - 힘 빼고, 가볍게 해내는 끝내기의 기술
존 에이커프 지음, 임가영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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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시 finish

존 에이커프 jon acuff, 다산 북스


 

새해에는 미완의 과업들을 완수 하기를


 

늘 수학을 공부할때는 영어 생각이 났으니까. 그래서 영어를 공부하고 있으면 국어책을 한번 더 봐야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었고.


 

아 이런 나의 태도들이 문제였다. 내가 시도했던 많은 것들이 미완으로 남은 것은.


 

1. 내 지난 해에 대하여


 

정말 개인적으로는 몹시도 다사다난 했던 2017년을 보내고, 이제 2018년을 맞이하면서 이번 해에는 적어도 미완이 아닌 완성을 이루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사실 2017년에는 둘째 출산이 있었고, 더불어 출산 이후 몸이 회복되지 않아서 고생했던 시기를 보냈고, 그러던 와중에 남편의 사망이 있었으며, 그 이후 홀로 남은 내게 함께 남겨진 아이 둘을  돌보며 나는 육아의 고통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로 두렵고 무섭게 다가올수 있는가에 대해서 절실하게 알게 되는 시간을 보냈다. 매일매일 갓난쟁이 둘을 데리고 지내면서, 둘이 있어도 힘든 것이 당연한 때에 나는 혼자가 되었다. 내가 완전하다고 생각했던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나의 의지나 선택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무너졌고, 나는 어느날 날벼락처럼 갑자기 불안정한 상태로 던져져서, 남은 이들에게 주어지는 고통이란 어떤 것인가를 몸소 체험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다.  나 좀 돌아봐주세요 하고 누구에게라도 이야기 하고 싶지만, 그렇게 이야기 하면 또 그들이 나를 너무 불쌍하게 볼까 무서워서, 그것이 또 상처가 되곤 했던, 너무 가까운 내 지난 날들.  


 

그랬던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으니, 그 와중에 내가 그저 살아내고 버티는 것 이외에 무엇을 완성하여 마치고 이루면서 보냈을 수 있었을까, 지나간 2017년을 생각하며 스스로 위안을 한다. 사실 나는 나를 만나는 내 친구들이 간혹 내게 이야기 하는 것처럼, 이렇게 죽지 않고 버티는 자체가, 이런 내가 대단하다는 생각조차 드니까. 나는 작년 한해를 어찌되었든 살아내고, 이렇게 겉으로는 마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 사람처럼 지내는 내게, 스스로라도 상을 주어야 하는 것이라고, 그리 너무 많은 것을 욕심내지 말자고 이야기 한다.


 

2. 새해를 맞이하는 나의 마음 가짐


 

하지만 나는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새해가 된 지금, 내게는 이미 좌절과 슬픔 따위는 사치, 나는 비장함으로 무장해야 한다. 나는 내게 남겨진 아이들이 있고, 또 여전히 찬란하게 진행되어야 할 내 삶이 있으니까. 나는 내 삶을 새롭게 가꿔가야 하니까. 다시 사랑을 해야 하고, 다시 웃어야 하고, 다시 활기차게 많은 것들을 해내야 하니까. 나는 그러니 이번 해에는 더욱 비장한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고, 이런 내게 무언가를 이루고 완성하는 일은 아주 중요한 것이 되었다.


 

그러기 위해서 수학을 공부할때는 수학을 해야 하고, 영어를 공부해야 할때는 영어를 해야 한다는 것, 목표를 너무 크게 잡지는 않아야 한다는 것, 한가지를 마치기 전에는 어느 정도의 인간관계를 줄이고, 감정의 소모를 줄이고 그 한가지를 마치는 데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다짐해야 한다.


 

3. 글을 쓰는 삶을 살기로 결정하는 것


 

나는 이제 늘 막연히 생각해왔던 글을 쓰면서 사는 삶을 살 수 있는(?) 때가 되었다. 사실 그동안 “글을 쓰면서 사는 삶을 살겠다” 라고 말하는 것이 심히 두려웠다. 실제로 누군가가 내가 그말을 했을때, 나보고 “참, 생각이 없다.” 라고 했었으니까. 이제 남편 죽고 애기 둘만 있는 여자가 어찌 그런 생각을 하냐면서. 뭐라도 해서 돈벌 생각을 해야지. 가만 보면 경옥씨는 허영심이 있다면서.

그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나는 며칠간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고, 그 이후로 글을 쓰면서 살고 싶다는 이야기는 감히 입 밖에 꺼내지 못했다.


 

좋아서요. 라고 이야기 하면, 현실을 생각해야지, 누군들 좋아하는 것 안하고 싶냐고 할테니까.


 

아마 내가 그토록 두려웠던 것은 나도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이 들어서 였을 것이다. 나도 그렇게 사는 것이 무서웠으니까. 나도 글써서 돈벌기는 힘드니까 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얼른 쓰던 글 완성해서 출간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늘 다른 돈 벌 수 있는 일이 없을까 하는 마음에, 이것저것, 사업 관련된 책도 사서 보고, 혹시나 기회를 줄만한 사람들에게 연락도 해보고 했으니까.


 

그러던 오늘 나는 오랜 친구 한명이랑 조금 긴 통화를 하면서, 어차피 무슨 일을 하든 근근이 살게 될지도 모르는 데, 이럴 바엔 그냥 늘 생각해 왔던 일, 글을 쓰자, 하는 생각을 하게 됬다. (사실 이건 남편이 살아 있을 때부터 ‘언젠가 사회에 나가야 할때를 대비해서’ 내가 준비 해 왔던 일이니까. 오히려 갑자기 남편이 죽었다고 다른 일을 구상해야만 하는 것이 내게 더 큰 스트레스 인 것이지, 늘 생각해오던 글 쓰는 일을 하는 것은, 어쩌면 지금 일생 최대의 위기를 지나고 있는 내게 그나마 위로가 되는 일이기도 할테니까, 글을 쓰는 일은 나의 정신 건강의 회복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 대화를 통해 나는 비로소 다시 나 말고 누군가에게 “나 그냥 글쓰면서 살까봐. 한번 죽기살기로 써볼까, 글만.” 하는 이야기를 입밖으로 꺼내게 되었다. 글도 미친듯이 글만 쓰는 기간이 있어야 느는 것이 아니려나 생각도 하면서.  그래, 기대를 줄이면 되니깐. 피니시 에서 말했던 존 에이커프의 말이 맞았다.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않으면 된다. 어차피 무슨 일을 하든지 힘들 텐데, 글을 쓰면서 산다는 이유로 조금 더 힘들다고 한들 사실 그게 무슨 대수 인가.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고 일단은 마치기 전까지는 내게 부정적인 말을 늘어놓는 사람과의 관계를 중지해야 겠다. ‘가다가 멈춰선다 해도 간 것만큼은 이득’이라지만, 완성해야만 얻을 수 있는 성장이라는 것이 있으니까, 나는 이제 그 성장이라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겠다. 하나씩 완성을 해나가고 그때마다 한뼘씩 커나가는 것.


 

이번에 쓰고 있는 것 마무리 하면, 예전에 생각해 왔던 주제들에 대해서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원고들을 정리해서 또 완성하고 하는 작업들을 해야겠다.


 

쉽지는 않겠지만 생각하니 신이 난다.


 

아, 피니시에서 존 에이커프가 완성을 하기 위한 요소로 ‘재미’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던데. 그가 말하는 재미란 것이 이런 것인가 보다. 생각하면 설레는 것 같은거. 히


 


 

책 재밌게 읽었다. 사실 도착하자마자 다른 책들보다 먼저 읽어버려서 읽은지 한참 되었는데 이제야 쓴다.

전에는 책에서 맘에 드는 글귀를 따로 노트에 메모해 가면서 읽었는데, 다시 얼마전부터 책에 맘에 드는 문장이 나오면 그냥 그 책에 줄을 긋고 페이지를 작게 접어가면서 읽기 시작했다. 해보니 개인적으로는 맘에 드는 문장을 별도의 노트에 따로 메모해가면서 읽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만, 어쨋든 이 책은 귀퉁이를 접어 가면서 읽었는데, 책 옆을 보니, 세상에 이정도로 많이 밑줄을 그었었나 보다.


 

나중에 책 한권 내고 나서 그때 다음 책 구상하면서 다시 이책을 한번 더 읽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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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백제 - 백제의 옛 절터에서 잃어버린 고대 왕국의 숨결을 느끼다
이병호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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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백제 이병호 지음 다산초당


 

깊이 사랑하는 대상이 있다는 것은


 

현대 미술의 거장 백남준을 기리면서 그의 아내였던 구보타 시게코는 나의 사랑 백남준이라는 책을 내었다. 그리고 시인 김수영의 아내였던 김현경은 김수영의 연인이라는 에세이 집을 내었다. 이 병훈 관장이 발간한 ‘내가 사랑한 백제’ 도 그런 의미로 내게 읽힌다면 무리한 비교일까?


 

한 개인에게 그의 삶을 관통하는 어떤 사람, 사물, 또는 주제가 있다는 것은 아주 행복한 것이라는 사실을 문득 깨닫는다. 나의 삶을 사는 것이, 내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에게도 도움이 되는 삶이 되는, 그러니까 아주 보람있는 삶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내가 늘 바라보는 무언가가 존재해야 하고, 또한 그것을 위해서 의미있게 내 시간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다시 한번 복기해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이렇게 살아가는 데에 있어 어떤 목표를 갖는 다는 것이 실상은 많이들 말하는 것처럼 그리 쉬운일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또 생각한다. 내가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찾기 위해서 한 세월을 허비하기도 하는 것이 또한 인생이 아니던가? 대학 입시 전형에 갖 가지의 특기자 전형이 있다고 한들 대다수의 수험생들은 그저 학업을 열심히 하여 시험을 치르고 점수에 맞춰서 자신의 인생의 중요한 구심점이 될 학교와 학과를 선택하는것이 현실이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또 생각해 보면  우리가 어릴때부터 꿈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우리는 다들 어릴 때는 수십개의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매일 그중의 한가지를 꿈꿨고, 다음이 되면 꿈꿨던 그것들을 다시 잊어버리고 내일의 더 멋져 보이던 다른 꿈을 취사선택하고는 했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나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알고, 그것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쓰고, 그것을 더 알아가는 것에 자신이 하는 일의 거의를 바치는 삶이 실상 아무나에게 주어지는 행운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하고, 그런 삶을 살아가는 이는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인가 생각한다. 물론 그가 그런 삶을 살게 되기 까지, 대체 어느 정도로, 매일같이 피곤한 몸을 버티면서 쏟아지는 잠을 이겨내며 지난간 자신의 하루하루를 반성해 왔는지에 대해서, 또한 앞으로 이 세상을 위해서 자신이 바칠 무언가가 어떤 것이 될지에 관해 보냈을 수많은 고민의 시간에 대해서, 그것들이 대체 어느 정도일지, 나는 감히 그것을 추정하기 조차 힘들지만 말이다.



 

그러기에 어떤 사람이 무엇에 대하여 형언할 수 없는 깊은 정도의 애정을 가지고 자신의 모든 시간을 바쳐 그것을 알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는 내게 언제나 깊은 감동이 된다. 감격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곁에 두는 것만으로도, 나는 그들이 전해주는 많은 이야기들을 통해 그들의 사는 삶의 흥분을 조금이나마 전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나의 삶의 온도 또한 함께 들썩이기 때문이다.  


 

이병호의 내가 사랑한 백제를 읽으면서 나는 백제를 사랑하는 한 연구자의 자세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한 개인이 어떤 것에 바친 시간이 이렇게 다른 이에게도 유익할 수 있다는 것은 그가 보낸 시간이 얼마나 가치 있는 순간들이었는지를 가늠해주는 척도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그가 참으로 부럽기도 하다. 나는 자연스레 그의 백제를 대하는 태도를 통해 내가 내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아마 그가 이 책을 집필했던 의도대로)그가 말해주는 백제에 대해서도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여러가지 시각들을 깨우치게 되었다. (내가 그의 이야기를 들음으로 인해서 변한것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내가 그의 이야기를 듣는데 소모한 시간의 가치일 것이다.)


 

얼마간의 시간동안 내가 (그의 책을 통하여) 그의 백제에 대한 사랑을 전해 들은 까닭으로, 앞으로의 내가 이런 저런 루트를 통하여 우연히든, 일부러 찾아가서든 마주하게 되는 백제는, 더이상 내게 그를 알기 전에 내가 아는 수준의 그저 수학여행에서 보던 의미없는 유물의 나열은 아닐 것이다. 앞으로의 내게 백제란 한 사람이 그토록 사랑했던 대상이기도 하려니와, 그와 백제를 사랑하고 연구하는 그의 동료와 선후배들이 치열한 삶의 흔적으로 내게 남겨준 나의 소중한 역사이고 나의 뿌리라는 것을 더욱 깊이 생각하게 될 것이다.


 

내가 사랑한 백제 이병호 지음 다산초당


 

p.40 먼저 역사는 본질적으로 ‘스토리’라는 것이다.

특히 “조정래의 [태백산맥] 보다 벌교의 근 현대사를 잘 보여주는 역사 논문이나 책이 있는가?”라는 말씀은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역사 논문은 기본적으로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p.124 예전에 대학원 입시를 준비할 때는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가면서, 공부하는 자체가 좋아 이대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때는 이대로 절대 죽을 수 없다고 다짐했다. 내가 아니면 아무도 이것을 밝힐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p.124 책에서는 좋은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확한 개념과 방법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p.288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 이라는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악의 평범함이라는 말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악은 무시무시하거나 특별한 무언가가 아니라 단지 다른 사람의 처지를 생각하지 못하는 무능력이다.


 

p.353 이미 써 둔 논문이었지만 그것들이 백제사나 고대 동아시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스스로 평가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작은 깨달음을 얻었다. 연구자라면 자신이 쓴 논문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스스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p.357 국립박물관의 큐레이터이자 역사학자로서 글을 쓰면서 어느 순간 내가 쓴 글이나 논문에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p.366 지금까지 내가 만들어 온 백제 이야기를 갈무리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모멘텀을 설정하고 싶었다


 

p.367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책을 내는 것은 사람들이 결코 보이는 대로 보지 않고 자신이 보고 싶은 대로 사물을 본다는 것을 깨달 았기 때문이다.


 

#다산북스 북클럽 나나흰 7기

#옥님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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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자본론 - 사람과 돈이 모이는 도시는 어떻게 디자인되는가
모종린 지음 / 다산3.0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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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자본론 / 모종린


 

어느 나라 어느 곳을 여행하든지 항상 내 우선적인 관심을 끄는 것은 그들의 진짜 사는 모습이었다. 이 호텔 뒷 골목에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살고 있을까? 그들의 집과 그들의 가게는 어떻게 생겼을까? 그래서 나가서 바라보는 이국의 동네 골목길은 화려하고 눈부신 네온사인이 없어도 충분히 흥미로웠다. 세상 어느 곳이든 그곳 역시 사람사는 곳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겠지만, 그래도 나와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 가를 알아가는 것에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유명한 관광지와 역사 유적지, 박물관 미술관을 투어하는 것도 즐거웠지만, 소박한 길거리를 걸어다니는 것 만큼 흥미롭지는 않았다. 내게 이국의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접하면서 그 사람들의 삶의 진정한 속살을 만나는 것은, 사랑하는 내 아이의 볼을 맞대 부비는 것만큼이나 친밀한 행위였기 때문이다. 이국에서 그들의 삶을 접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곳은 그들의 오래된 골목길이었다.


 

작은 골목길을 거닐면서 한국의 어느 골목길과 자연스레 비교가 되기도 하고, 조금이나마 공통점이 있는지, 아니면 차이점을 찾아내면서 그 흥미로움에 즐거워하기도 했던 것이 나의 여행법이었다. 이국에 나가면 외국어로 적혀져 있는 길거리의 간판들 조차 가슴에 설렘을 불어넣는 것이었으므로, 거리를 걷는 다는 것 자체가 가슴이 떨리는 행위였던 것이다.  


 

모종린이 골목길 자본론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역사와 유서가 깊은 골목길을 재생하는 것은 이곳을 사는 현 시대의 청년들에게도 자극을 주고 새로운 생산을 하게 하는 훌륭한 동기가 될 수 있겠지만, 유커에 의지해온 대한민국 관광산업이 막다른 골목에서 탈출하는 구심점이 될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한 골목길 중에서 개인적으로 더욱 관심을 끌었던 곳은 영국 에든버러와 뉴욕의 작가도시 브루클린 이었다. 책을 좋아하고 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란 살고 지내기에 얼마나 매력적인 도시일까? 그런 곳이 가까운 곳에 있다면 그곳에 가서 사는 것이 아마 나의 꿈 중의 하나가 될 것임에 분명할 것이라고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한번 생각했다. 작가의 도시가 있다면 그곳에서 잠을 자고 꿈을 꾸는 일이 매우 흥미로워, 나는 그 어떤 힘든일에도 금방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p.23 흥미롭게도 골목길의 독특한 매력과 문화를 창출하는 상업시설은 맛집, 독립서점, 공방, 보세가게 등 고숙련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독립가게이다.


 

p.25 하지만 골목의 진짜 매력은 잘 짜인 기획만으로는 결코 가 닿을 수 없는 고유의 정체성과 진정성에 있다.         


 

p.33 내가 좋아한다고 해서 그 가게가 영원히 그 자리에 계속 존재 하리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다.

순간의 만남과 거래를 최대한 만끽하는 것이다. 이 가게가 내일 없어질 수 있음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현재의 순간을 즐기자


 

p.67 전 세계적으로 소소한 일상을 즐기고 취향을 소비하고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볼때 골목상권은 상권 성장을 주도할 것이다.


 

p.171 에든버러는 전통 보전과 교육을 통해 뚜렷한 역사관과 소명의식을 가진 위대한 작가를 배출한 도시다.


 

p.211 작가라면 한번쯤은 파리 생제르맹데프레 카페에서 글을 쓰고 다른 작가와 대화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을 것이다.


 

p.212 뉴욕의 독립서점, 독립출판의 중심지로 부상한 브루클린이다.

p.214 책을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토론하고 다양한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면 작가의 도시가 탄생할 수 있었을까?


 

p.215 독립서점들은 지역작가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한다. 브루클린 북 페스티벌 기간에는 저명 작가를 초대해 독서회와 저자 사인회를 연다. 평상시에도 거의 매일 독서회를 열고 커뮤니티 행사를 통해 브루클린 작가들의 작품을 홍보하고 판매한다.


 

p.217 독립서점은 지역 독자와 작가가 만나고 대화하는 일종의 사랑방이다. 독자들은 독립서점에서 인터넷 쇼핑이 제공하지 못하는 문화와 가치를 체험할 수 있다. 다양한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은 작가에게 중요하다. 그들의 경험과 스토리가 작품의 소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p.218 위크 매거진의 제시카 헐링거는 독립서점의 경쟁력을 특별한 경험제공, 맞춤형 도서 추천, 상품의 다변화, 지역공동체 구축 등 네가지로 설명했다.


 

작은 도시의 독립서점은 개인 맞춤형, 지역 커뮤니티 비즈니스 모델로 대형 서점과 경쟁한다. 뉴욕 타임즈가 2016년 보도한 미 중서부의 한 독립서점은 무려 1,500명의 고객을 개별적으로 관리한다. 등록한 고객에게 매달 추천도서를 이메일로 보내고, 구매도서에 할인혜택을 준다.


 

진정한 의미의 브루클린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작가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공동체 구축이 필요하다. 주민들이 책에 대해 열띤 토론을 나누고 독서를 즐기며,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통해 글을 쓰는 작가들이 많은 지역 문학 공동체가 작가의 도시 브루클린을 만들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p.245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여행지의 문화를 체험할 그런 기회를. 지역 재료를 요리하는 맛집, 다양한 디저트와 커피로 유혹하는 카페, 평소 접하지 못하는 지역 콘텐츠를 판매하는 동네 서점, 지역 주민이 모이는 포장마차와 바가 즐비한 거리로 나가고 싶은 마음을 주체하기 어렵다.


 

요즘과 같은 인터넷 시대에서 오프라인으로 무언가를 시작하고 지속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럼,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냐는 마음으로) 언젠가 나의 살롱도 오프라인으로 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이야기를 나누고, 없는 살림이지만 맛있는 것도 서로 나누는. 그런 날이 오기를.


 

*다산 북스 북클럽 나나흰 7기 김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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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영어, 놀이가 답이다 - 집에서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초등교사의 영어 교육법
이규도 지음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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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영어, 놀이가 답이다. 이규도 지음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우게 되면서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내려놓으면서 아이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내 아이가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고 자신의 생활을 영위하게 되는 것을 바라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나의 마음이다. 그리고 아이의 세상을 조금 더 넓혀주고 조금 더 멀리 보게 해주고 싶은 나의 마음 또한 같다.


 

그러면서 나는 나의 아이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줄 수 있을 까를 고민하게 되고 그 고민에 대한 답중의 하나는 아이에게 영어를 물려주는 것이다. 내 아이는 내가 영어에 쏟았던 고민과 노력의 시간들을 조금은 더 수월하게 보냈으면 하는 것. 조금 더 쉽게 말하면 내 아이는 영어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해주는 것.


 

하지만 그러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영어를 익히는 것을 재미있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공부가 아니라 놀이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은 아마 모든 부모들의 고민사항이었을 것이다.


 

현직 초등 영어 교사인 이규도가 지은 엄마표 영어 놀이가 답이다는 그러한 면에서 굉장히 실용적인 도서이다. 유아 영어 공부에 대한 이론서라기 보다는 유아 영어를 놀이로 진행하기 위한 굉장히 다양한 방법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실제로 활용해 볼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연령별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구분되어 있고, 영어의 말하기, DVD 보는 방법, 짝궁놀이 등 다양한 놀이 방법을 통해 아이와 영어로 놀이 하다 보면 아이와 엄마의 친밀도도 더 상승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가 된다.


 

다산북스 나나흰 7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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