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냄새
어제 내린 비가
햇살 걸레에 닦여지는
길을 천천히 뛰어간다
햇살에 잘 구워진 잎들의 냄새
햇살을 잡아먹는 초록의 냄새
아이쿠 헉헉 거리며 뒹구르는 낙엽의 냄새
나무들의 한 시절을 담은 냄새
전봇대를 칭칭 감아 타고 올라
자줏빛 나팔을 불어 대는 소박한 소리
가시 돋친 가지 끝에 붉게 매달린 장미 송이는
이별의 냄새
미련의 냄새
밟고 밟으며 즐거워 하는 소리 들으며
밟히고 또 밟히면서
흙이 되어가는 첫 고생을 수행하는 냄새
한꺼번에 사라지는 냄새
떠나는 냄새
눈송이를 부르는 냄새
봄,여름이 뒤섞여 겨울을 부르는 냄새
마지막으로 가는 냄새
가을 냄새가 맡아지면
떠날 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