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가림이 심한 아이였다
'처음'에 움찔해서는
가슴이 덜컥 주저앉는 소리가 들려오는 아이
두번째도 다음도 없는
언제나 처음 앞에서 서성이는 아이
오늘도 어제도 내일도 모른다.
첫날만 아는 아이
날마다 처음인 아이
처음인 채로 끝과 마주보며 산다.
어떤 어른이 될까
아이에서 노인으로 훌쩍 지나가고
처음을 잊어버리는 법을
늙어서 알아버렸다
끝은 처음처럼 망설이지 않는다.
낯가림이 심한 늙은이가 되어
짓는 한 숨 소리가
목에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