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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사랑이야 ㅣ 그림책 도서관 16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글 그림, 고승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다섯살 된 조카를 주려고 샀다가 내 방 책꽂이에 머물러 있는 책이 한권 있다.
서점에서 어떤 책을 살까 하는 내 눈 확 들어 올 만큼 표지가 예사롭지 않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해 놓았달까?
헝겊 조가리를 바느질해서 붙여놓은 몸통과 다리에 단추을 붙인 눈을 한 저건 뭐지?
그림책을 넘기는 내내 과연 저 동물은 어떤 동물인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빨리 마지막장으로 건너가고 싶은 마음과 아니지 아니야 내가 맞추어 볼꺼야. 정체가 무엇인지하는 승부욕도 생긴다.
드디어 마지막장의 한마디가 나를 텅 비게 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와 꽃이 되었다라는 시 한귀절이
떠오르는 그림동화책이 있다니
그건 내가 어른이기 때문일거야.
내가 아는 초등학생에게 이 책을 보여줬더니 정말 과연 뭘까하며 열심히 한장한장 넘기면서
고슴도치야 고슴도치 아니, 왜 고슴도치랑 비슷한 동물 있잖아하며 내가 맞출 수 있어하고 보다가
마지막 장을 보더니 " 이게 뭐야" 하며 실망한 표정을 하더니 곧 "고슴도치야. 고슴도치"한다.
그래, 맞아. 고슴도치야. 하고 맞장구를 쳐준다.
뭔들 어떠할까?
내가 어떤모습이든 상관없이 좋다면야.
그림동화 한권이 문득 책은 한 번 읽고 다 읽었다 할 것이 못되는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게한다.
같은 책을 꽤 오래지나 다시 읽을 때가 있다. 분명 글자 하나 달라지지 않았는데 뭔가 다른 것을 느끼게 된다. 그 책을 처음 읽었을 때의 나와 두번 읽었을 때의 내가 달라져 있듯
이 책은 그 나이에 따라서 우주처럼 무한대로 커질수도 작은 우물속 하늘처럼 조그마해질 수도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