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사냥을 떠나자
이지유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내 어린시절엔 요즘 서점에가면 흔하디 흔하게 볼 수 있는 재미있는 그림책이 없었다. 그래서 일까? 서점에 갈 때마다 마음을 끌어당기는 그림책 표지가 보이면 잠깐 그 앞에 서서 끝까지 읽고 넘어가곤 한다. 한 권 보는데 10분도 안걸리니까. 10분도 안 걸리는 그 시간 속에서 난 한번도 가보지 못한 세상 속으로 흠뻑 빠져 들었다가 다시 깨어난다. 굳어진 머릿 속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는 그림책을 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보진 못했구나 하는 깨달음을 준 책이 있다.

<그림책 사냥을 떠나자>를 읽는 내내 조그마한 소리나 움직임에도 깜짝 놀라 도망치는 멋진 사슴을 쫓는 사냥꾼이 된 기분이었다. 내가 놓친 것이 무엇일까? 서점에서 한 번 끝까지 탐색한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었는데 이 책은 그저 내게 사슴은 잡지 못하고 구경만한 사냥꾼이었다고 말한다. 좋은 그림은 보고 또 봐도 그때마다 새롭다. 하루종일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다. 그런 그림이 잔뜩 들어 있는 그림책을 한 번 훑어보고 득의양양했다니....

아, 앞으론 좋은 그림책을 만나면 사지 않고 못배기게 될 것같다. 내 안에 만족 할 줄 모르는 어린애와 내 주위에 있는 어린 조카들에게 세상 살아가는 재미로 가득찬 얘기를 해주고 싶어서 말이다.

그림책 속에는 어른들도 꿈을 꾸게 만드는 비밀스런 그림이 숨겨져 있다. 아이와 함께 찾아 서로가 발견한 비밀을 속삭여 보는 재미을 놓치지 말자. 다행이야. 어른이 되어서도 그림책 보는 재미를 즐길 수 있는 나는 행복한 어른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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