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순이 언니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부터 30년전 서울길에는 마차가 다녔다는 사실을 동네 골목마다 빼곡하게 주차되어 있는 차들로 통행까지 불편한 지금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봉순이 언니들이 세끼 밥 굶지 않고 지붕아래서 잠을 잘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가며 가정부로 살아가던 삶을 단란주점이나 노동대신 쉽게 몸을 제공하는 일로 돈을 벌어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21세기의 봉순이 언니들도 옛날얘기라며 웃어댈것이다.

30년 전 이야기여서일까? 그저 그 때는 그럴만 했겠지. 지금은 누가 그렇게 사나하고 쉽게 책장을 넘기다가 힘있고 없는 사람들간의 이루어지는 거래는 여전하다는 생각이 든다. 공부도 시켜주고 시집도 보내준다는 주인아주머니의 말은 공수표가 되고도 모자라 반지도둑으로까지 누명을 씌워 쫓아내야만 했던 속사정은 뭘까?

한마디로 집안 수준에 안맞는 사람으로 봉순이 언니가 전락해 버린 것이다. 가난하던 셋방시절에는 봉순이언니나 짱아네 식구들이나 별 차이 없는 같은 사람들이었지만 ... 사람이 돈이 생기고 힘이 생기면 자기 뜻 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생겨나게 된다.하고자 하는 일이 옳고 그른 것은 상관없다. 힘없는 사람은 자기의지나 희망사항과 상관없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그 상관관계는 변하지 않는다. 지금도 힘없는 사람들은 봉순이 언니와 다를바 없는 삶을 산다. 원하지 않는 낙태수술을 해 준 것도 감사해야하고 다 죽어가는 사람과 결혼시켜준 것도 감사해야 하며 따라야 하는 삶을...힘을 조금이나마 가지고있는 사람들에게는 힘없는 사람들의 희망이란 것은 부질없고 하찮아 보이든가 혹은 자기 힘을 나누어 달랄까봐 도망치고 싶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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