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새벽을 물러나게 만드는 첫 아침 햇살에 자동 알람 기능이 몸에 있는 걸까?

언제나 환하게 아침이 밝아올 무렵이면 새소리가 창틈새로 흘러들어온다.

어두컴컴한 비오는 날 아침에는 새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새소리가 한창인 아침도 아닌데 창밖에 요란한 새소리가 들린다.

뭐 그럴 때도 있는 거지하고 있는데 새소리가 방창문쪽에서 거실 베란다쪽으로 옮겨서 더 요란스럽게 난다.

왜 그럴까? 궁금해서 베란다 창문을 열어보니 고양이 한마리가 차고문이 있는 담장 위에 배를 주욱 깔고 느긋하게 엎어져 있는 것이 보인다.

그럼 새소리는?

까치 한마리가  고양이를 향해 요란스럽게 울어대고 있다.

새끼라도 잡아먹은 걸까?

까치가 고양이에게 조금씩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사정거리에 까치가 이르러도 담벼락에 엎어져 있는 고양이는 꼬리만 슬쩍 움직일 뿐이다.

꼬리 움직임에 까치는 또 떨어지고가  수없이 반복되다가 드디어 까치가

고양이를 부리로 콕 쪼는 쾌거를 올린다.

 그 후로도 고양이에게 몇번을 더 공격을 시도를 했지만 실패하고 고양이는 까치가 성가셔졌는지 담벼락에서 내려와 까치가 접근 못할 구석으로 가버린다. 끝까지 따라가던 까치 소리가 잠자해 진것을 보니 포기 했나보다.

고양이가 까치에겐 아주 여유로운 모습이었지만 겨울에 옆집의 백구에게 쫓겨서 감나무 꼭대기에 올라가서 전전긍긍했던 것이 떠오른다.

거의 한시간을 감나무 꼭대기에서 백구와 눈싸움을 벌이다가 백구가 지루해져 딴짓하는 사이에 잽싸게 도망가 버린 고양이.

백구에게 잡히면 고양이가 아니지. 

 가볍고 날렵하고 솜털같은 부드러운 몸에 매력을 더해주는 카랑카랑한 고양이 눈동자는 자유롭고 거침이없다.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성이 묻어나는 동작들은 동물의 왕국의 사자나 호랑이와 다를바가 없이 당당하고 매혹적이다.

안타깝다. 십이지신 가운데 고양이가 없는 것이. 개에게 쫓겨 도망치는 것을 보니 십이지신에서도 쫓겨난건가?

도도하고 예민하지만 행동 하나하나에 나른한 우아함이 느껴지는 사람을 보면 고양이가 떠오른다.

고양이띠가 있다면 정말 재밌을 것 같은데

개띠랑은 아주 상극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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