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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 3 ㅣ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 1,2 권을 읽으면서
나 역시도 치에코 씨와 비슷한 사람이라며
우리 통하는 게 있어서 참 좋다는 생각을 했더라면,
이번 3권에선 '부부 생활 11년' 내공에 무릎을 꿇을 법한 장면이 나왔다.
무언고 하니, p.57~58에 이어지는 치에코 씨의 생각 부분.
오랫동안 어머니의 소중한 보물이었던 사쿠짱.
그런 사쿠짱이 나와 결혼을 해서
우리 두 사람만이 공유하는 세계를 갖게 되었습니다.
시어머니가 나한테 잘 해주시는 건
내가 당신 마음에 들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좀 더 정확하게는 사쿠짱을 사랑하기 때문이죠.
나는, 난
그걸 생각하면 커다란 책임감을 느낍니다.
아, 이 부분을 읽고... 감탄하고 말았습니다. 저의 속좁음을 반성하기도 했고요.
전 (시)어머니를 그만큼 이해하지는 못하는 것 같거든요.
무슨 대화 끝에 남편 일 때문에 내게 전화했다는 시아버님께 (저를 두고) 말씀하시길,
"얘가 뭘 안다고 얘한테 물어보요? 얘는 내가 아는 것보다 아는 게 더 없어."하셨다거나
혹은 아파트 청약 얘기를 할 때는 낭군한테만(!) 이런저런 정보를 늘어놓으신다거나....
하는 작은 일화들에서
울컥울컥 소외감을 느끼며
괜히 침울해지는 저완 다르게
치에코 씨는 시어머니의 모든 걸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서요.
전 아직도 멀었나 봅니다.
이 사사혼 부분 하나로, 괜히 진 기분. 어쩌죠?
그래도 달달한 일상을 만들어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여전히 응원할 만 합니다.
아이가 없어도, 늘 연애하는 기분으로 살아가는 11년차 선배 부부로서 부럽기도 하고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