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별이 빛나는 건 흔들리기 때문이야
김제동.김창완.조수미.이현세.최재천 외 41인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평점 :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는 질문을 들었다.
뭐라 해야 할까, 나는 대답했다. “좋은 어른이 되고 싶어.”
좋은 어른에 대해 한 마디로 정의 내리긴 어렵지만
‘좋은 어른’을 만났던 어렴풋한 기억은 해낼 수 있다.
청소년 시절, 몸과 마음이 시리도록 외로웠던 그때에
마음에 와닿은 건 좋은 어른들의 진심어린 한 마디였다.
왕년에 내가 어쨌고 저쨌는데 요즘 애들은 통 그런 걸 모른다 그래서 문제다,하는 말이 아닌.
자신이 불 살라온 열정에 대한 이야기들, 한없이 고민하던 것에 대한 진솔한 고백들.
『별이 빛나는 건 흔들리기 때문이야』는 <십대들의 쪽지>에 실린 글들의 모음이자,
'좋은 어른‘들의 격려 어린 말들이 담긴 책이다.
(<십대들의 쪽지>가 뭐냐고? 16절지 반쪽 크기의 종이 16쪽으로 이루어진 소책자다. 중고등학교 때 교실에 놓여있던 공공연한 쪽지이자, 우리들의 이야기집이도 했다.)
신기한 건 읽을 때마다 와닿는 꼭지가 다르다.
어쩌면 청소년을 위한 말 같기도 하지만,
방황하는 어설픈 어른에게도 용기가 되고 응원이 되는 말들이다.
한참 전에 읽은 책을 이제서야 정리하며 한 마디 하자면,
밤 새워 게임을 하고 피곤한 얼굴로 학교에 와 수업 시간만 되면 퍼질러 자던
**이에게 -귀에 닿지도 않을 이야기 대신-
미래에 힘을 줄 수 있는 얘기들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보다 훨씬 어설픈 어른이었던 시절을 잠시 후회한다.
좌절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이근후
그래서 나한테 있을지도 모를 원인을 먼저 생각해 보는 습관은 매우 중요하고, 우리를 성숙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렇다고 무엇이든 다 내 탓이라고 둘러대라는 뜻이 아닙니다. 나로 인하여 발생했을지도 모르는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무엇이든 다 내 탓이라고만 주장하는 것은, 무엇이나 남의 탓이라고 둘러대는 것과 같습니다, 단지 원인을 객관화해서 보는 순서를 먼저 나에게로 돌려 보자는 뜻입니다.(p.26~28)
괜찮아, 온 우주가 너희를 도울 준비가 되어 있어-김제동 p.84
오늘 걷는 것이 귀찮다고 쉬지 말고 부지런히 걸어 봅시다. 부지런히 내 길을 걷다 보면 어떤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그 세상은 여러분만의 것입니다. 내가 걸어서 당도한 세상이니만큼 그 세상도 여러분을 반길 것이고, 여러분도 그 세상의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p86)
나를 바꿀 수 있는 오직 한 사람-박희정 p.188
"당신의 인생을 바꾸기 위해 오직 한 사람만이 필요합니다. 바로 당신 말입니다.“(p.191)
그리고....이 글은, 책 서문에 해당하는 첫머리에 들어있는 이해인 수녀님의 시.^^
십대들을 위한 기도 _이해인
하늘의 별, 땅의 꽃
자기의 마음속을 들여다볼
한 치의 여유도 없이
피곤하고 숨 가쁘게 살아가는
오늘의 십대들에게
우리는 늘 미안하고 할 말이 없는
힘없는 어른들이지만
변함없는 사랑으로
가까이 다가서고 싶은 마음을
가끔은 기도 안에 접습니다
우리의 십대들이 언제나
우울의 늪에 빠지지 말고
햇살 같은 웃음 속에 살게 해 주십시오
그들의 웃음 속에 담겨 있는
희망과 기쁨으로
우리의 삶 또한 밝아질 것을 믿습니다
그들이 미래의 꿈과 이상에
항상 설레이는 시인의 가슴으로 살되
허황된 욕심이나
병적인 자기도취에 빠져
오늘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하십시오
날로 발전하는 전자 문화, 영상 매체
물질문명의 혜택을 즐기며 살되
책을 멀리하지 않고
독서와 사색으로
내면의 뜰을 가꾸어 가는
지혜로운 사람들로 성숙하게 해 주십시오
생각하는 능력과 정서를 잃어버린
기계 인간이 될까 우리는 두렵습니다
부모, 형제, 친구, 스승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하며
감사의 표현을 할 줄 아는 십대
자기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되,
다른 이의 필요에도
선선히 마음의 창을 열어
도움의 손길을 펴는
'작은 천사'들이 되게 해 주십시오
세상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불행 속에 아파하고 있음을
좀 더 자주 기억하게 해 주십시오
성급함을 다스려 나가는 인내의 힘
충동적인 감정을 제어하는 절제의 힘
지루하지만 꼭 필요한 기다림의 긴 과정과 용기 없이는
누구도 인생의 승리자가 될 수 없고
빛을 누리는 자유인이 될 수 없음을
더 늦기 전에 깨우치게 하십시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의 소중한 십대들이
어리지만 당당하고 단호한 의지
양심에 충실하여
더욱 맑고 총명한 눈빛으로
매일을 살아가게 하십시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
남의 핑계를 대지 않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겸허한 사람
끈질긴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몸과 마음에 순결을 지키는 사람
문장에 매듭을 지어 주는 마침표처럼
인간관계의 뒤끝이 깨끗한 사람
그래서 더욱 아름답고
매력 있는 젊은이로
우리의 길잡이가 되게 해 주십시오
어른들의 나태한 적당주의, 안일한 편리주의
교만한 이기주의에 끝없이 도전하면 전진하는 십대
내일을 위해 오늘을 충실히 사는
살아 있는 십대, 빛나는 십대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게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