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침부터 계란말이 언니공감만화
모리시타 에미코 지음, 정은서 옮김 / 애니북스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내가 일했던 어떤 고등학교는 급식이 따로 없었다.

학생들에겐 조리실습 시간이 있었고 

그때 만드는 양식/한식/제과제빵/중식 등등의 결과를 직접 먹었다.

학교는 공단 비슷한 곳에 덜렁 놓여 있었기 때문에 

밥을 먹기 위해선 주변의 배달 음식을 시켜먹거나 도시락을 싸서 다녀야 했다.


고등학생 끝 무렵에도 '학교 급식'의 호사를 누렸던 내가 

십여년 이후에 다시 도시락을 준비하게 될 줄이야.


독립생활 몇 년차에 해당하는 시점이었지만 

막상 소박한 개인용 밥솥 말고는 직접 요리를 크게 하지 않던 터라 

열심히 지어놓은 현미밥, 그리고 친구네 집 반찬을 열심히 빌려(!) 다녔던 기억.


아침마다 바빴다, 도시락을 챙기는 것도 귀찮았다.

뭔가 다른 것들을 만들어야지 생각했다가도 집에 와서 뻗어버리고 

학년 말 일이 많아지던 시기가 닥치자 출근하는 길에 집앞 가게에서 김밥 몇 줄을 사서 다녔다.



그리고 지금.

요즘 낭군네 회사 식당이 잠시 운영을 중단한다는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도시락 생활'에 조금씩 욕심을 내어보려는 나.

건강하고 정성스러운 식단으로, 

어떻게 잘 챙겨 보낼 수 있을까.

다시.. 시작하는 이 기분은 꽤 묘.하.다. ㅎㅎㅎ



만화를 보면서 옛 기억도 요즘의 나도 자꾸 떠올랐다.


물론 예전의 나....미노리 씨처럼 

직장 동료의 따뜻한 눈길,'여성스러워~'하는 칭찬을 기대하며 

시작한 '도시락 생활'의 기억은 아니었지만 

저녁 혹은 주말마다 사소한 고민을 하고 

도시락의 모양이나 기능, 수저통 혹은 도시락 가방(정말 짐이다;;)에

많은 정신을 쏟던 일, 직접 반찬을 만들어 보면 좋겠다며 요리책을 뒤적이던 일...

이 만화가 '언니 공감 만화'가 될 수 있던 첫번째의 이야기 되겠다.


조금 단조롭다는 점, 어디에 무게를(?) 두고 다시 읽어야 할지 갈피가 잘 안잡힌다는 점은 약간의 아쉬움.





p.s.

같은 작가의 다른 책을 읽어보니(<오늘도 열심히...>)

그것이 좀 더 재미있게 느껴지고 큰 공감이 되었다.

지금의 내 나이대와 비슷하다 보니 그런 거겠지? ^-^


어쨌거나 소소함을 잘 살려주는 은근 매력적인 작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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