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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276
진은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7월
평점 :
진은영의 시집을 또 만났다.
도서관, '대학생 추천'의 스티커를 붙이고
책장에 가지런히 놓여있다.
첫장부터 천천히 읽으면서
-직전에 최승자 시인의 옛 시를 읽다가 왔으므로-
참 영롱하고 예쁘구나,
정도의 느낌이 들었다.
몇 페이지를 더 넘기다가
'이미지가 살아있구나'를 느꼈다.
가령 '소년이 내 목소매를 잡고 물고기를 넣었다/
내 가슴이 두 마리 하얀 송어가 되었다'는 구절(p.37, <첫사랑>)에서
<그림 일기>(p.42~43)에서 (이건 전문을 노트에 옮겨 왔다).
시인의 시들을 다 읽다가
끝내....마지막에는....
시인을 끌어안은 기분이 들었다.
<달팽이(p.41)>나 <벌레가 되었습니다(p.66~67)>를 읽으면서
그 안에서 등장하는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동생이
자꾸 어떤 '이미지'를 버리고 벌떡벌떡 일어나고 있었다.
한 순간이라도
저 시인의 마음에 일체되었다가 나왔던 것 같다고,
그렇게 시와 소통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느끼고 싶다.
저 좋은 리뷰로, 시집을 더 많이 만날 수 있기를. ^-^
첫사랑 -진은영
소년이 내 목소매를 잡고 물고기를 넣었다
내 가슴이 두 마리 하얀 송어가 되었다
세 마리 고기떼를 따라
푸른 물살을 헤엄쳐갔다 (p.37의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