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과 함께하는 즐거운 논리
레이먼드 M.스멀리안 지음, 이종권.박만엽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1부 논리인가, 역설인가

2부 포샤의 상자를 비롯한 여러 논리 퍼즐

3부 괴기담에 얽힌 퍼즐

4부 논리는 즐거운 것

 



책의 뒷표지에서 읽었던 질문 몇 가지로 상큼하게 시작한 책이다.

-비행기 한 대가 정확히 미국과 캐나다 국경선에 추락해 산산조각이 났다면 생존자들은 어느 나라에 묻어야 할까?

-가톨릭 교회에서는 한 남성이 자신의 미망인의 여동생과 결혼하려할 경우, 이 결혼을 허락할까?

혹시 이 질문들에 아무 거리낌없이 답할 수 있었는가? 

나는 둘 중에 하나는 보기 좋게 틀린 답을 내놓았다. 

익숙한 줄 알았던 단어 속에서 나도 모르게 놓치고 있던 것, 그것을 알아채고 얼마나 속상하던지!


이 책은 그런 책이다, 논리 속의 ‘허’를 찌르는 책. 

우리가 얼마나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지 최대한 머리를 굴려야 하는 책.

너무 겁먹지는 말자, 즐거우니까.^^

 

가령 이런 질문들이 나오는데 생각을 잘 하면 곧 바로 정답을 찾을 수 있는 문제이다.

어떤 사진을 물끄러미 보고 있는 사람에게 누군가가 물었다.

“당신은 지금 누구의 사진을 보고 계십니까?”

그러자 그가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나는 남자 형제도 여자 형제도 없는데, 이 남자의 아버지는 내 아버지의 아들입니다.” (물론 여기서 “이 남자의 아버지”란 사진 속에 있는 남자의 아버지를 뜻한다.)

그가 보고 있는 것은 누구의 사진인가?

 

위의 이야기에서 이번에는 그 사람이 대신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하자.

“나는 남자 형제도 여자 형제도 없는데, 이 남자의 아들은 나의 아버지의 아들입니다.”

그가 보고 있는 것은 이번에는 누구의 사진인가? (p.21)

 답을 찾았는가? 간단하게 끊어서 읽으면 답이 나온다.


1~3부는 논리 퀴즈를 풀 듯이 질문에 응하고 답을 찾아가는, 꽤 머리 아픈 과정이었다면 

논리퍼즐이 적은 4부는 비교적 술술 읽혀나간다. 

이 부분에서는 논리에 접근하는 사람들의 유형을 위트있게 제시한다. 

‘윤리’가 무엇인지 묻는 아들에게 아이의 아버지는 20달러 지폐를 잘못 내민 부인의 일화를 들어 ‘동업자에게 사실을 그대로 털어놓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것이라고 답한다. 수학자와 물리학자가 ‘문제 상황’에 접근하는 방법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는 부분도 있다. (나는 이런 류의 농담이 재미있다.)

 

논리에 대한 무궁무진한 예를 발견할 수 있어 즐거운 책이다. 

다만 외국어를 한국어로 번역해 놓은 것이라 ‘이상한데?’라고 느껴야 하는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이게 왜 이상해?’하는 질문을 한번씩 하게 된다는 점이 단점.

(책의 초반에서 이런 사소한 문제를 만나도 보니 페이지를 넘기기 힘들기도 했다.)

 


간단한 메모로 문제를 풀다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읽진 못하였다. 공부에 지칠 때 조금 쉬어가기 위해서 책을 펼친 셈인데 이 책은 마냥 휴식만을 주진 않았으므로.ㅎㅎ 

그러나 재미있게 만나는 논리 퍼즐이라 신이 나기도 했다. 


청소년들에게 추천해 줄 법한 책이다. 

다만 중학생이라면 무턱대고 이 책 한 권을 안겨주고 ‘다 읽어’라 하진 말고 쉬엄쉬엄 읽게 해줄 것.^^ 고등학생이라면 심도있게 이 책에 몰입할 수 있겠지? 





참. 책의 233페이지

‘드라큘라는 아직도 살아 있는가?’의 부분에 대한 질문 중 167번에 오류가 있다.


167.

언젠가 나는 트란실바니아 주민 한 사람과 마주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나는 “인간이거나 혹은 정상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부류에 속하는가?

주민에게 대답을 듣지 못하였으므로 ‘그’에 대한 추측을 할 수가 없다. 

제시된 답이 정답이기 위해서는 위의 문제에서 [그때 나는 “인간이거나 혹은 정상입니다.”라는 답을 들었다. ] 라고 수정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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