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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싫은 사람 ㅣ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의 만화가 '마스다 미리'가 돌아왔다.
지난 설 즈음에 20-30대 여성들을 이해해주는 듯한 만화로 다가왔던 마스다 미리가
이번에는 추석 즈음해서 등장해 준 것이다.
그리고 난 마스다 미리의
이번 시즌 만화를 공감하고 이야기를 나눌 여자 공감단으로, 뽑히기까지 했다.

마스다 미리의 『아무래도 싫은 사람』을 받았다.

깜찍한 책갈피도 함께.
그리고 여자 공감단 100인 중에 '특별한 한 사람'으로서 번호도 받았다.
24, 이십사 번.

지난 사즌 때에는 12번이었는데 이번 시즌엔 정확하게 두 배다.ㅎㅎ
24라는 숫자를 무엇으로 기억해야 할까.
스물 넷의 나? 그때는 어렸고 '아무래도 싫은 사람' 따위는 없었어.
1924년? 그때는 일제 치하에 있었잖아. '아무래도 싫은 상황'이 있었겠지, 그렇지만 나랑은 깊은 연관성이 없어.
1824년? 낭만파시대, 슈베르트 음악... 싫은 것이 따로 있겠어?
1724년? 탕평책으로 유명한 영조가 즉위하던 해? 잘 모르겠다.
아, 하루 스물 네 시간이 있군.
아니면 24를 그대로 읽었을 때 이사(二死, 異事, 移徙, 理事, 已事, 吏事, 異士....)같은 것이 있을 수 있겠군.ㅎㅎ
그래, 그 당시의 이야기로 가볼까?
하루 스물 네 시간, 신경을 거스르던... 아무래도 싫은 사람을 만나던 그때.
합격자 임시 모임의 날이었다. 우리는 선임에 대한 첫인사를 하기 위해 한껏 정장을 빼입고 있었다. 모두들 긴장한 눈치였고 침묵 안에서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고 싶어 했다. 인사를 하러 교무실에 줄을 지어 들어갔다. 제 자리에 앉아 사무를 보는 선임들에게 인사를 하기가 무섭게 누군가가 '다같이 청소'를 하자고 우리에게 비품들 사이에서 꺼낸 걸레며 빗자루를 쥐어주었다. 불편함은 둘째치고 당황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모두들 이것이 우리들의 첫인상 테스트라고 믿는 것 같았다. 아마도 잘 보여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으리라 치마가 두 다리를 죄건 말건 양복 깃에 검은 땟물이 튀건 말건 모두들 열심히 청소에 임했다. 잠시 후, 청소 때문에 소란스러운 교무실 문 앞에 누군가가 등장했다. 그 누군가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말을 했다. "아니, 오늘 처음 온 선생님들께 청소를 시킵니까? 그만 하세요." 눈은 웃고 있었지만 말 속엔 호통이 들어 있었다. 그 서늘한 한 마디가 사라지고 난 후, 어떤 한 사람이 날카롭게 외쳤다. "도대체 이번 기에 어떤 사람이 들어 있길래, 저렇게 감싼데? 이사(理事)장 백이라도 있나? 대단한 사람이라도 있나보지?" 우리의 무리들은 또 그렇게 줄을 지어 학교를 빠져 나왔다. 한 여자가 사이에서 적막한 사이를 가르며 질문을 던져대는 것이 보였다. 허공에 맴도는 빈공간이 마치 아깝기라도 하듯 억지스레 말들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갑자기 그 여자의 눈빛에 내게 와 닿았다. "몇 학번이예요?" 여자가 물었다. "**학번이요." "그럼 **년 생이겠네, 나랑 동갑이네. 나는 빠른 **, 반말해도 되겠다." 힐끗 봤다, 빠른 생일이라고 해도 오늘 생전 처음 보는 사람에게 반말부터 하는 사람이라니. 원 아웃.
여자는 끊임없이 말을 풀어갔다. 불편했다, 사람을 내버려두게 하는 법을 모르는 것 같았다. 갑자기 그녀의 시선이 내게 쏟아졌다. "면접볼 때 뭐 질문 했어요?" 딴에는 내 눈빛이 맘에 걸렸는지 어느 새 반말을 거두고 있었다. "그럼 선생님은요? 뭐 물어보던가요?" 질문을 하는 사람은 사실 그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였을 터, 대답대신 질문을 되받아치자 여자는 술술 이야기 했다. 전공에 관한 심화된 질문을 했단다. ##의 중요 갈래와 핵심 이론들을 물어봤단다. 면접관으로 들어간 사람 중에는 그 과목 전공자가 없을 텐데, 허어. "그렇군요. ... 나는 별 거 안물어보던데. 예전에 어디서 가르쳤고 이런 이런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할 건지만 물어보던데..." 내 대답에 여자는 새침하게 입을 다물었다. 투 아웃.
이사(二死) 말루로 시작된 여자와 나의 관계는 아주 가까이에서 자주 부딪혔다. 서로 부딪혔다기 보다는 그냥 거기에 그 사람이 있었다, 나의 비위를 매일마다 살짝씩 긁으며.
이를 테면 이런 거였다. 주변 사람에게 평이한 사람 혹은 챙겨줘야 할 사람으로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때마침 바로 가까이에 앉았던 사람 역시 그녀를 감싸주기에 딱 적절했던 사람이었고- 본의 아니게-라고 믿고 싶지만 기실 '본의'일지도 모르는- 그녀는 그녀와 그 주변 사람들이 2인 혹은 2인 일조가 되어 내게 피해를 주기 일쑤였고 같은 공간에 소속된 팀원으로서 '함께'하기를 잊고 있는 듯 했다. 5인 일조였던 우리 부서에서 이미 그녀는 주도권을 쥐고 있었던 게 맞았지만. 뭐랄까 늘 얼굴을 맞이하는 그녀였지만 '자기 편'을 들어 주지 않은 사람으로 매번 나를 괴롭히는 듯한 느낌. 이미 투아웃 받고 내 눈 앞에 들어선 사람으로서 그다지 별스러운 일(異事)은 아니었지만, 그냥 그랬다. '그냥 아무래도 싫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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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수짱은 '아무래도 싫은 사람'을 어떻게 이겨냈던가 궁금하겠지만
'아무래도 싫은 사람'을 어떻게 처리했던가...가
내 이야기 속에선 더 중요한 결말같으니 그 얘기를 마저할까 한다. ^^;
내가 내린 결론은 그것이었다.
'24시간 긴장 속에서, 불편함 속에서 살 수는 없어!'
아무래도 싫은 사람이 늘 활보를 치고 다니고
자기만의 편을 만들어 가는 것을 그냥 '내버려 두었다'.
말 그대로 내 '버려' 두었다.
그리고 스스로 떨어져 나왔다.
그렇게 불편한 그리고 쿰쿰한 세계 속에 있는 것은
나를 속이고 나를 오염시키는 못된 짓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녀가 어떻게 살았건 사실 궁금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살았는지
날카로운 외침을 던지던 그 사람에게 꼬리가 밟혀 미움을 받고 살았는지.
글쎄, 그녀 덕분에
지금의 나는 '아무래도 싫은 사람' 없이 살고 있어 행복하다 해야 할까.
아니면 아직도 '아무래도 싫은 사람'이 없는 곳이 있기는 할지를 궁금해하며 헤매고 있다할까.
수짱이 말한 대로 그 누구에게도 가볍게 보이는 건 싫다.
그리고 마음 속에 불안이 가득 차는 것은 더더욱 싫다.
무겁고 힘든 삶이어도, 기운차게 열심히 꾸려가는 것이 내 몫이다.
아무래도 싫은 사람이 또 다시 생긴다면 이제는 압도(!)해버려야지. ㅎㅎ
내 신경을 긁고 싶어 안달이 나 있으면 씨익 웃으며 생각해야지,
'아하! (또 너구나?) 남이사!'
꼭 웃어 넘겨줄거다.
당신이 나를 얼마나 괴롭히고 싶어하건 말건,
내 눈 밖에 나려고 알짱대건 말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