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가 가르쳐 준 것
기무라 아키노리 지음, 최성현 옮김 / 김영사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사과? 사과는 내게 무얼 주었던가

 

 

아담과 이브는 '선악과'라는 사과를 먹고 고통의 세계를 알게 되었고

뉴턴은 '나무에서 떨어진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알게 되었다.

자-그렇다면 묻자.

당신은 '사과'를 통해 무엇을 알게 되었는가?

 

 

<사과가 가르쳐준 것>이라는 책은

기무라 아키노리라는 일본의 평범한 농부 아저씨가 쓴 책이다.

그가 사과를 통해 무엇을 배웠기에 책을 통해 나와 만나게 된 걸까?

 

그렇게 '사과 재배'에 대해 길게 내려쓴 이 책은 내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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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3-64 중의 일부

죽음으로 사죄하자는 심정이었다. (중략) 그렇게 죽을 곳을 찾아 2시간가량 방황했다.

보름달이 뜬 밤이었다. 눈 아래로 히로사키 시의 야경이 내려다 보이는 아름다운 밤이었다. 항구에서는 다음 날 있을 네부타 축제 준비로 한창이었다. 우리 아이들은 지금쯤 무얼 하고 있을까 생각했다. 뜻밖에도 무섭다든가 슬프다는 기분은 들지 않았다. 다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모두 내 잘못이다. 내가 상식 밖의 일을 하다가 이 모양이 됐다. 나는 정말 내 생각만 했다. 가족과 친척에게 죄송할 뿐이다.'

이쯤이 좋지 않을까 싶어 주변을 둘러보니 마침 알맞은 나무가 있었다. 좋아, 이 나무에서 결행하자, 그렇게 마음먹고 밧줄을 나뭇가지 위로 던졌는데, 너무 세게 던졌는지 그만 밧줄이 가지 저쪽으로 날아가버렸다. '이런, 헛손질을 하고 말았네'라고 중얼거리며 밧줄을 가지러 가려고 눈을 들었을 때였다. 마치 날 좀 봐달라는 듯이 밝게 빛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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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죽음의 문턱 앞에서 '문득' 사과 나무를 보았다.

그리고 농약과 비료를 쓰지 않고도 사과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길'을 찾기 시작했다.

 

끊임없는 시도와 실패, 그런 시행착오들을 겪으며

기무라 아저씨는 나날이 연구하고 관찰하고 정성을 쏟는다.

무엇이건 사랑하는 것에 열정을 다하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비록 글투가 어색하고 소재들이 나와 먼 것이었어도, 적어도 그 정도의 '감동'은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자연 속에서 보고 듣고 깨달은 원리는  '자연계는 스스로 활동하면서 균형을 이룬다, 인간은 그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밖에 할 것이 없다(p.71)'라는 사실일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 책의 '사과'를 통해 떠올린 사람이 하나 있다, 교육자 루소.

아이들을 교육하는데 '소극적 개입'을 주장했던 루소의 주장이

기무라 아저씨가 얘기하고 있는 그 말과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가볍고 얇고 깔끔한 책이지만,

내용이 나와 너무 동떨어져 있어서 쉽게 읽혀지진 않았다.

 

그렇지만, 읽으면서 '직접 관찰해 본 적 없던' 자연 속의 이야기들을 배울 수 있었다.ㅎㅎ

그리고...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정성과 관심, 관찰과 바람직한 행동으로

아름다운 결실을 '스스로' 맺을 수 있게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당신이 '사과'에 정성을 쏟는 만큼

사랑받는 그 무언가도 '각종 변화'를 보여 줄 테니까. ㅎㅎ

 

 

 

 

 

p.s.

 

나는 작물 또한 인간과 같지 않을까 생각할 때가 많다. 토마토는 토마토 언어로, 오이는 오이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다만 우리 인간이 그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대신 나는 작물의 잎사귀 상태나 자라는 모습을 본다거나, 벌레가 있는지 없는지를 관찰한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대하는데 그러면 작물이 기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p.184-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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