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림으로 생각하면 모든 것이 정리된다
무라이 미즈에 지음, 박정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나는 ‘필기의 달인’까지는 아니지만 강연을 들으면서 정리하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비밀은 그림!
대학생 시절에 교양강의로 의학상식에 관한 수업을 들을 때엔 노트가 그림책과도 같았다.
같이 수업을 듣던 선배들이 내 공책을 탐을 낼 정도였다.
하지만 어느 샌가 그 필기 노하우는 별다른 장점이 되지 못하였다.
많은 사람 앞에서 발표를 하거나 전달하는 말하기는 기회가 많아졌고,
짧은 시간 내에 ‘메모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손쉽게 전달하기’가 필요가 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리 방법이 필요했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을 읽고 싶어졌던 것은 제목에서부터 나의 생각과 통하는 면이 있어서였다.
<그림으로 생각하면 모든 것이 정리된다>! 하지만 책을 펼쳤다가 며칠 동안 진도를 나가지 못했다.
책의 초반에 ‘그림으로 생각하면 이렇게 이렇게 좋다’는 걸 저자가 ‘너무’ 친절히 설명을 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의 독특한 이력에서 나온 뜻깊은 실용의 예였겠지만
이미 그림의 필요성을, 그리고 소중함을 알고 있는 독자에게는 구태의연한 동어 반복으로만 보였다.
나처럼 이미 제목에서 ‘공감’을 하면서 책을 선택한 독자라면
책의 순서대로 읽기보다는 목차에 따라 간단하게 넘어가도 되는 부분이 있다는 걸 염두해둘 것.
(사실 이런 독서가 올바른 독서라는 건 알고 계시겠지만! ^^)
그림을 활용한 정리법에 대한 내용은 대략- 책 69페이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크고 복잡한 문제는 인수분해 그림으로, 먼저 집중할 것은 매트릭스 그림으로,
선택과 결정이 중요한 논제에는 비교 그림으로, 복잡한 실행은 표 그림,
각각의 특색을 정리하고 싶으면 벤다이어그램이나 도형 그림으로(이 책에선 컨셉트 그림으로도 설명한다),
실행의 절차를 계획할 때는 세로가로선 그림으로,
절차와 결과 모두를 단계별로 고려하고 싶으면 프로세스 그림으로 접근하라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이 노하우는 책의 뒷표지에도 간략하게 설명되어 있다.)
책 속에서는 이 각자의 내용에 대해 실용적인 예를 들어 설명을 하고 있다.

그리고 책의 노른자 내용은 163페이지부터 등장한다.
파워포인트 같은 프레젠테이션 자료에서 적용할 수 있는 ‘1퍼센트’의 차이를 만들어주는 좋은 조언들.
책을 따라 직접 적용해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난다.
덕분에 지금 내가 겪고 있던 몇가지 고민을 떠올리면서 따라해보기도 했다.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들을 경우에 따라 분류해보기도 했고,
해결 방안을 어떻게 떠올려볼지 갈피를 잡았다.

직접 적용하기에 좋은 노하우를 배운 것 같다.
물론, 나의 경우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트를 펼친 상태에서
책을 함께 읽느라 책에 소홀한 것도 같지만, 제법 유용했다.
(내 고민을 위한 시간이 따로 필요했기에 책을 빨리 덮어버렸다.)
저자는 직접 체험한 노하우를 정말 손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작은 차이라도 놓치지 않고 PT자료를 만들어야 하는 사람이라면 얼른 이 책부터 넘겨보길.
아, 물론 PT 자료를 제법 많이 만들어보았거나, 만들면서 많은 참고서적을 통독했던 분이라면
이 책이 '조금은' 싱거울 수도 있다.
이 책의 저자나 ‘당신’이나 결국 체험에서 얻은 교훈은 비슷한 면이 많을 테니까.
+물론, PT에 관한 많은 책들을 ‘아직’ 섭렵하지 않은 분들이라면 이 책을 추천한다. 짧은 시간 내로 꽤나 많은 노하우를 쉽게 전수받을 수 있다!
p.s. 앞서 밝혔다시피, 책의 초반 68페이지를 할애해가면서 ‘그림의 중요성’을 피력한 만큼,
PART5의 ‘1퍼센트 다른 프리젠테이션을 위하여’ 부분을 보강하였더라면,
더 중요하고 강렬한 책으로 남았지 않았을까 싶다. 과한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