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 사람의 뇌가 반응하는 12가지 스토리 법칙
리사 크론 지음, 문지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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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글이 답답할 때, 나는 영화 [타짜]를 본다. 원작 웹툰도 아니고, 고상한 소설도 아니고 왜 하필?

끌리는 언어가 뭔지 잘 빠져 있는 시나리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캐릭터가 그렇고 그들이 쓰는 말투가 왠지 쌈박(?)하다. 모두 선수같고 타짜같은 느낌?

오늘은 스토리텔링하면 선수인 이 책을 소개하려 한다. 무려 2015년에 나온 책인데 드디어 핫한 느낌의 표지로 재발행되었다. 저자는 꾼이다, 이야기를 만드는 선수? ㅎㅎ 너무 '이야기꾼'에게만 유용한 책 아니냐고?


짧고 깔끔한, 소위 카피라이팅 같은 걸 좋아하는 마케터에게도 도움되는 부분을 찾았다.

짚어줄 포인트도 골라놓았으니 편히 만나 볼까?


작가에 관하여

Lisa Cron리사 크론

세계적인 스토리 컨설턴트, W.W. 노턴과 존 뮤어 등 유명 출판사에서 문학 편집자로 10년 간 근무했다.


성공적인 출판 경력을 바탕으로 방송계의 러브콜을 받아 폭스TV, 미러맥스, 코트TV, 쇼타임 등에서 스토리 에디터와 선임 프로듀서로 활약했다.


미국 최대 영화사 워너브라더스를 비롯하여 윌리엄 모리스 에이전시, 빌리지 로드쇼 등 굵직한 영화사에서 시나리오 각색을 돕는 스토리 컨설턴트로 일했다. 또한 안젤라 리날디 문학 에이전시에서 출판 에이전트로 활동하며 수많은 작가와 협업했다.


UCLA 익스텐션 작가 프로그램의 강사로 근무 중 (배출한 작가: 왕좌의 게임-브라이언 코크먼, 캐러비안의 해적-슽어트 베티 등)

유튜브에서 작가의 TED강연을 들어보았다. 치밀하게, 그리고 집중력 있게.... 잘 풀어간다.




2) 핵심 논제: 대체 이야기가 뭐냐고?

이 서적의 부제는 [사람의 뇌가 반응하는 12가지 스토리 법칙]이다. 당연히 시작에서부터 이야기에 대해 논한다. 당신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이야기란 달성하기 어려운 어떤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누군가'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그에게 어떤 영향을 주며, 나중에 그를 '어떤 모습으로 변화시키는가'를 보여주는 일이다.

p.25

책에서는 바로 아랫단에 이 이야기를 달리, 문학적으로도 정리해주었다. 궁금하쥬?(포스팅 가장 아래에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챕터마다 도입부에 [뇌의 비밀]과 [이야기의 비밀]이라는 항목으로 핵심을 정리, 마지막에는 [체크포인트]가 있어, 되짚어 봐야 할 질문도 정리했다. 시간이 모자라거나, 이 책의 중요한 부분만 빨리 흡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참고하자.

하.지.만.


이 책의 진짜 매력은 풍부한 예시다. 영화, 소설, 하다못해 리사가 만들어낸 장면으로 설명한 부분을 직접 보여준다. 다이하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같은, mz세대들은 모를 고전(?)도 있지만.. 괜찮다. 마치 ~~처럼, 이렇게~~~생각해 볼 거리를 보여주기도 한다. 배경지식이 다소 부족해도 찬찬히 읽으면서 이해할 수 있으니까.






시간이 날 때마다 종이 책 읽독, 밀리의 서재에서 듣독(!)으로도 함께 만났다. 세 아이와 뒤엉켜 있어 집중적으로 몰입할 수 없었다. 재독, 삼독으로 내 것으로 만들어야겠다 수없이 다짐했다.


나는 이야기 톤에 대한 비유가 너무 좋았다. '영화의 사운드트랙처럼'이라는 표현에서 글을 전체적으로 가지고 가는 느낌을 상상할 수 있었으니까.




'주인공의 계획을 망가뜨리기 위한 열한 가지 방법'이라니, 작가에게 가혹한 일을 시키려고 그러나? 했는데 이 11가지 방법으로 '글'이 살아 숨쉴 수 있다면 기꺼이 우리는(!) 그래야 한다. 생각해보라.


타짜의 '고니'가 순탄하게 가구점에서 알바를 잘 하고 퇴근시간 딱딱 맞춰 귀가했다면, 이혼하고 돌아온 누나와 알콩달콩 이야기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더라면 우리는 언제 어떻게 이 매력적인 타짜들을 만나냐고.(이 페이지를 읽으며 계속 정마담, 고니, 평경장, 고광렬, 아귀를 떠올렸다. 정마담의 비밀은 뭐였지? 자꾸 나쁜 일들만 생기는 데에도 이유가 있었구나! 거짓말이 늘어야 했구나, 아하! ㅎㅎ)


287페이지, 9장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읽으면서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나 영화/드라마를 떠올려 보면 재미있다.^^


3) 기억해야 하는 것:

나는 '가상의 세상'을 짓는 사람에게 2,3,6장을 먼저 읽어보라 권하겠다

에세이스트라면 6장 강조!



이름 모를 6천 명이 홍수로 죽었다는 사실보다 이처럼 홍수로 소년이 휩쓸려가는 구체적인 장면을 지켜보는 일이 훨씬 더 우리 가슴을 저리게 한다. 당신이 다른 수많은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 대해 마음을 쓰지 않는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처음의 그 문장을 읽었을 때는 마음에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p.174


당신이 누군가를 설득하려 한다고 생각해보자. 가령, 옷을 뒤집어 빨 것인가에 관해? 혹은 국제 환경 오염은 어느 선에서 지원해야 하는가에 관해? 사소한 주제들이지만 엄청 뜨거운 토론이 될 것이다. 설득은 쉬울까? 듣는 사람 역시 당신의 말을 듣기 보단, 반박할 준비를 하느라 당신이 말하는 차례엔 귀를 닫고 있을지 모른다. (예능 같은 곳에서 초보가 진행의 흐름을 안보고 자기 할 말만 준비하는 예 봤잖은가? 그것처럼.)


당신이 이기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은 답을 이렇게 보여준다.

감정을 건드리는 전략, 이거 심리학 책 좀 읽어보신 분은 다 아실 거다. ^^뻔하지만 쉽지 않은 이야기, 그리고 모든 스토리텔러들이 주목해야 할 부분.

어떤 남자는, 자신의 부인이 모유수유를 끝내고 몸매 걱정을 하는 것을 보고 가슴보정용 속옷을 만들었다 하고

어떤 아줌마는, 부모님이 힘들게 지은 농사.. 팔지도 못하고 접게 생겼네,하면서 심금을 울리며 쌀을 판다.

그런 게 사실, 선수!



내가 이끌고 있는 [글쓰기 모임, 쓸만한삶]에서조차 나는 자세한 뒷 이야기를 알고 싶어요, 보여주세요...라고 피드백을 드린다. '나는 슬펐다'라는 무미건조한 한 문장 보다 '한 걸음 앞서 가는 남편의 뒷모습을 보면서 하고 싶은 말을 수없이 삼켰다'라고 쓰는 게 읽는 사람들의 '감정'을 건드리는 일이니까. 나도 보여주는 것이 독자의 눈길을 뺏고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는 걸 쓰고 또 쓰며 깨달았다. 시나리오나 대본을 쓸 때는 더더욱 그렇다. 구질구질하게 "어머, 혹시 너 어제 나랑 통화하고 태열씨한테 달려가 대판 싸운 거야?"라고 '중간요약'을 위한 전달자를 넣기가 싫을 때가 많다. (물론 시간 관계상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이 말을 하는 캐릭터의 성격이나 특성을 드러내려면 이렇게 써도 되겠지만.^^)




4) 스토리텔링의 뜻+마케터도 주목

'일어나는 일'은 플롯,

'누군가'는 주인공,

'목표'는 독자가 품게 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이며, '어떤 모습으로 변화시키는가'가 실제 이야기가 말하려고 하는 것

p.25



우리는 그냥 이야기 하는 게 아니다. 글을 읽은 사람의 마음에 어떤 걸 만들어야 한다. 책은 이렇게 설명한다. (앞서에서 말한 정의를 문학적으로)

'일어나는 일'은 플롯,

'누군가'는 주인공,

'목표'는 독자가 품게 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이며, '어떤 모습으로 변화시키는가'가 실제 이야기가 말하려고 하는 것

p.25

보이는 것 이상의 '핵심'을 늘 마음에 두고 쓰는 연습. 읽고 난 후에 어떤 변화를 만들지 생각하자.

그런 면에서 마케터들은 어디를 보면 되냐고? [2장, 핵심에 집중하기]에 주목하시라.


그 외의 작가지망생 혹은 어떤 종류의 이야기건 길게 써보고 싶은 사람들은 이 책 전체를 성실하게 읽을 것! 얻는 게 많은 책이다.ㅎㅎ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지만, 주관적으로 곱씹고 읽은 바대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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