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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자연의 비밀 연대 - 위기의 시대,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움을 향한 새로운 시선
페터 볼레벤 지음, 강영옥 옮김, 남효창 감수 / 더숲 / 2020년 8월
평점 :
나는 숲을 좋아한다, 내 아이가 숲에서 노는 건 더 좋아한다.
오죽하면 '발도르프 숲 교육'과 가장 가까운 어린이집을 찾아 아이를 보내려고 하였겠는가.
지금 유치원도 숲 체험을 언제든 할 수 있다고 해서 선택했다.
이렇게 믹연하게 '숲이 좋아, 근데 왜 그러지?'하는 생각을 하는 내게
페터 볼레벤의 책『인간과 자연의 비밀 연대』가 다가와 말을 건다.
차분한 설명을 곁들여 가며 아마 이래서 일거야,하고.
어른숲 학교에 들어온 것 같다.
점잖게 자신의 안목이나 구체적 자료들을 보여주는 페터는 참 수더분한 아저씨다. :)
책 속에는 숲에 관련된 과학적인 지식이나 실험들이 간단하고 알기 쉽게 쓰여있다.
자연을 위해 기꺼이 자가용을 몰지 않는 이 진실된 아저씨의 결이 묻어나는 에세이이자, 가벼운 숲 대중서 같은 느낌.
처음 만나는 이야기들도 많다.
가령 거미가 거미줄을 치면서 이용하는 것이나, 뒤영벌이 꽃을 찾아가는 원리에 전기장이 숨어있다는 이야기?(p.87 11_전기장, 자연과의 소통을 돕는 비밀스러운 존재),
지렁이가 큰 숲지대를 훼손하며 많은 종의 식물과 동물을 위협하고 있는데 사실은 그건 우리 인간들 때문이라는 이야기?(p.111 13_지렁이의 여행이 낳은 치명적 결과)
독일의 숲은 울창하고 원시림에 가깝다는 생각을 해왔었다.
그림형제가 쓴 동화 속의 숲은 어둡고 무서운 미지의 곳, 신비의 장소라는 편견도 작용을 했다.
그러나 독일의 숲도 훼손되고 있다.
유행에 맞춰 나무를 다시 심는 인공조림이나 다른 용도로 쓰이다가 다시 숲으로 키워지는 재조림도 있다고 한다.
워낙 울창해서 사람들로부터 두려움과 낯섬의 상징이 되고,
때문에 요정들이나 사나운 늑대를 마구 상상하였던 독일이 그렇다니! 생각도 못했던 일이다.
물론 경우가 어찌 되었건
워낙 부지런한 한국인이 개발이란 미명 하에 샅샅이 변화시킨,
우리가 만나는 '숲'의 개념보다는 스케일이 크고 울창하리라.
더 늦기 전에 우리의 숲이 원시림의 상태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 안에서 겸허하게 한 사람의 인간으로 돌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바라본다.
언젠가 아이들의 손을 잡고 페터 아저씨가 말했던 그런 '숲'으로 직접 가보아야지.
자연은 우리를 기다린다, 나무도 숲도 우리를 믿으니까..
『인간과 자연의 비밀 연대』 (원제: Das geheime Band zwischen Mensch und Natur)
-나만의 읽기와 담기-
(ohho02)마음을 읽다
책의 첫 여섯 장에서 페터는 우리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준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그리고 제6의 감각까지. 그것에 대해 언급하며 우리가 본래 타고난 감각이 생각보다 훌륭하며 숲에 들어가 깨우는 작업이 가능할 거라는 조언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뛰어난 감각이 있으니 다른 생물보다 먹이사슬 상위에 있는 인간이 제멋대로 동물을, 숲을, 환경을 주도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말이 아니란 것도 첨언한다. 대신 우리가 모든 감각을 동원해 다른 생물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야 서로 공감하고 배려할 수 있다. 우리와 자연을 이어주는 띠는 아직 끊어지지 않았고, 한 번도 끊어진 적이 없었다. 우리가 잠시 이것을 무시하고 살아왔을 뿐이다. 자연을 지배하는 것이 아닌, 자연에 소속되어 있다는 느낌은 환경보호 조치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향하게 할 것이다.(p.63~64) 이토록 차분하고 객관적으로 자연을 사랑하자는 말을 건네는 사람이라니, 정말 평화주의가 가득한 숲 사람이다?!
(ohho02)마음을 담다
코끼리를 사랑하고 그와 소통하는 걸 예를 들어, 나무와도 그렇게 소통하면 된다고 말한다. 사람처럼 머리 몸통 다리 이런 식으로 나무를 이해하려 하지 말고 우리와 달리 물구나무 서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라고 말한다.
진지하되 의미있는 비유나 설명, 이 아저씨는 자신의 글이 지구상의 많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것이라 믿고 있는 게 틀림없다. 아저씨의 생각을 많은 사람들이 널리 읽어 자연을, 더 나아가 지구를 안정된 상생의 상태로 만들어 가야 하는데. 우리와 자연은 아직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 사실을 자꾸 잊을 것 같으면 이 책을 곁에 두자.
-yes24를 통해 서평단의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