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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는 지속 가능한가 - 혁신학교의 도약을 위한 진단과 제안
이중현 지음 / 에듀니티 / 2017년 4월
평점 :
<혁신학교는 지속 가능한가>는 2009년 시작된 혁신학교 운동을 되짚어보고 앞으로 사회와 학교 현장이 학교 혁신, 교육 혁신을 위해 놓치면 안되는 것들을 당부한다. 저자는 이 기록이 퇴직을 앞두고 그동안 학교에서 무엇을 했고 더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었는가를 적은 글이라 한다. 하지만 저자가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고 교육정책이 구현되는 과정과 혁신학교 운영에 직접 참여한만큼 이 책엔 최근까지 혁신학교를 만들어온 이들의 노력과 운영에 대한 한계(어려움) 및 앞으로 요구되는 기반에 대한 바람 등이 세세하게 드러난다. 그래서 혁신학교를 운영하는 구성원 뿐만 아니라 관심과 우려를 가진 이들에게 적절한 참고서라 하겠다.
pp.133-134 구성원들의 소통은 기능적인 소통,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차원을 넘어 성장에 기여하는 소통이어야 한다. 소통은 성장을 위한 수단이다. 소통의 형태는 서로 다른 관점이나 분야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소통이 있고, 더 나은 수준의 내용을 수용할 수 있는 학습의 기회로서 소통이 있다. 이 소통 과정에서 구성원의 성장이 올 수 있다. 또 소통 과정에서 구성원마다 역할을 통해 성취감과 자존감을 갖게 되어 한 사람의 자주성이 발휘될 수 있다.
혁신학교의 주요 과제는 ‘공교육 정상화’다. 전국 시도교육청의 교육과정 추진과제는 ‘배움 중심’이니, ‘성장 중심’이니, ‘창의적 교육과정/재구성’ 등의 용어 사용을 통해 나름대로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 자체로 혁신이라고 여겨지진 않는다. 저자의 말처럼 지극히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과제로 보여진다. 물론 각 학교별 세부 과제에서 의미를 찾아볼 수 있긴 하지만 오랜 입시교육 체제하에서 특히 중등학교의 교육과정 혁신은 아직까지 대안적 관점을 충분히 반영하고 실천하기에 어려움이 많아 보인다.
p.159
시도교육청의 교육과정 분야의 과제나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에서 혁신학교다운 내용을 갖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검토되면 좋을 것 같다.
-국가교육과정에서 미흡한 시민교육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2015 교육과정에서 역량중심을 강조하지만, 인지적 영역 중 고등정신능력을 기르기 위한 실천적 활동 없이는 이해가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고등정신능력을 기르는 교육과정(내용, 수업, 평가) 재구성은 어떻게 할 것인가?
-지적 성장의 기반이자 인성교육의 핵심인 정의적 영역을 보완하기 위한 교육과정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학생의 자발성을 존중하는 수업, 학생 스스로가 지식을 탐구하고 자기 생각을 만드는 수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
-가치나 철학이 담긴 수업, 협력적 학습, 탐구하는 학습, 학생 자발성 중심의 수업을 위한 프로젝트 수업을 어떻게 기획할 것인가?
-경쟁이나 분류가 아닌 학생의 성장을 지원하는 평가의 관점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교사별 평가를 사교육 경감, 교사의 전문성 신장, 교사와 학생의 관계 증진 차원에서 어떻게 실시할 것인가?(고등학교는 수행평가에 한해 기능함)
-정의적 영역을 고려한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
저자는 5장에서 경기도 혁신학교 정책의 변화 과정과 일반 학교와의 관계를 기술함으로써 혁신학교 운동이 결과적으로 혁신학교가 아닌 학교를 혁신학교 운영 내용과 근접하도록 기반을 조성하는데 기여하고 있음을 밝힌다. 2013년 경기혁신교육 방안의 개요와 추진과제에 포함되는 내용 중 혁신학교 일반화 여건을 준비한다는 표현이 인상깊다. 이는 결국 혁신학교의 지속성은 일반화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 그리고 정책적 뒷받침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우리 교육에서 혁신학교가 갖는 의미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pp. 209-211
첫째, 우리나라 학교 교육의 과제에 본질적인 대응을 했다.
둘째, 열린교육 이후 교원의 집단적 자발성을 발휘하게 했다.
셋째, 학교혁신의 지향 혹은 철학의 정립을 들 수 있다.
넷째, 시도교육청이 지방교육자치 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정립했다.
다섯째, 지원행정의 관점과 방법의 차별성을 들 수 있다.
저자는 혁신학교의 질적 발전을 위한 과제를 교원의 자발성의 지속과 혁신학교 성장에 따른 연수나 지원체제의 지속적인 혁신, 효과적인 지원 행정, 고등학교에서 혁신학교의 안정적인 운영 노력, 교원의 자발성을 살릴 수 있는 정책적 노력, 가치와 비전의 공유와 함께 지속 가능을 지원할 역량을 배출하고 구축하는 안정적인 기구 검토로 제시한다.
그리고 6장에서 유럽의 혁신학교를 살펴보고 우리의 혁신학교가 앞으로 고민해야 할 질문들을 제시한다.
학교 현장의 후배 입장에서 저자의 노력과 관심, 참여, 고민에 숙연해지기도 하고, 혁신학교를 기존의 연구학교 수준으로 여겼던 마음이 부끄러웠다. 그동안 학교에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라고 한 저자의 여는 글의 한 부분에 동감을 표한다. 이 책이 그 간의 혁신학교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아쉬움과 제안의 소통 창구가 되어 앞으로 그 길을 뒤따를 교육정책관계자, 교사, 학부모 등 모든 교육 현장 구성원들로 하여금 진정한 교육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또 하나의 디딤돌이 되리라 믿는다.
2017.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