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국수 기계 사용 금지!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63
제이콥 크레이머 지음, K-파이 스틸 그림, 윤영 옮김 / 꿈터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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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국수기계 사용금지!> 흥미로운 제목이다. 왜? 오늘부터 국수기계를 사용하면 안되는걸까?



이야기는 국수광코끼리와 친구들이 '척척 만능 국수 기계'를 발명하였다는 데서 시작된다.

정말 엄청난 기계다.

이 기계를 모두가 쓸 수 있게 마을에 기증했다. 마을 이름은 행복마을. 

행복마을에는 새로운 이웃들이 탐탁치 않은 과거의 '루마을'을 그리워하며 행복하지 않은 캥거루들이 있다.

국수광코끼리가 국수로 유명한 일본과 중국을 여행하는 동안 행복마을에 온 오카피는 척척 만능 국수 기계를 보자마자 시장에게 큰돈을 주고 사버린다.

오카피는 행복 마을에 있는 가게들을 사들이기 시작하고, 물건 가격을 올리고, 행복마을 사람들을 자기 공장에서 일하게 한다.

행복마을에서 생산한 파스타를 발견한 국수광코끼리는 행복마을로 돌아와 공장 직원들과 의기투합한다.



"이렇게 일할 순 없어! 우리도 더 이상 못 참아!"



<오늘부터 국수기계 사용금지!>는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 도서지만 고학년 학생들과도 충분히 토의해볼 수 있는 소재를 다룬다.

짧은 이야기 속에 자유, 평등, 권리, 민주주의, 투표, 연대, 행복, 경제 등 다양한 사회 현상과 관련된 개념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또한 소수의 결정이 다수의 삶에 일으킬 수 있는 변화, 누군가의 작은 용기로 시작되는 변화, 문제와 갈등을 해결해가는 과정 등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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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함께 결정했어.

우리 모두를 위해.

비늘이 있든, 털이 있든, 깃털이 있든

민주주의는 나의 것, 그리고 너의 것!



아무도 주인이 될 수 없어.

우리는 모든 걸 함께 나눠 가지는 거야.

몸에 가시가 났든, 솜털이 났든

민주주의는 나의 것, 그리고 너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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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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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 빌려주는 도서관 그래요 책이 좋아요 5
미셸 멀더 지음, 설은정 그림, 김은영 옮김 / 풀빛미디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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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에는 아빠와 할아버지가 혼자 살고 계시던 빅토리아로 이사했다.

엄마와 친구 소피아와 함께 했던 일상을 그리워하던 것도 잠시, 할아버지의 채소밭 가꾸는 일을 돕게 된다. 이후 할아버지의 죽음과 마주하게 된 클로에는 이별의 시간을 견디며 가족과의 갈등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안정을 되찾는다. 그리고 할아버지처럼 씨앗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품게 된다. 



 



‘멸종 위기 채소들의 씨앗’이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가족, 이웃, 친구, 자연 등에서 현실의 다양한 갈등 상황들을 꺼내 이렇게 멋진 이야기 한 편을 만들어낼 수 있다니, 작가의 통찰력에 경의를 표한다.



 



번역도 매끄러워 술술 잘 읽을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책을 읽는 중간 중간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아름다운 삽화들을 한참 바라보는 일이 즐거웠다.



 



서울에도 ‘씨앗도서관’이 있다니, 내가 사는 지역이 아니라 당장은 방문이 어렵지만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가보고 싶다.



 



p.69

  할아버지가 온실 한구석을 뒤지는 동안, 유리창 밖을 내다보았다. 비어 있는 정원을 보면서, 할아버지 말처럼 온갖 식물과 채소가 가득 차는 광경을 떠올렸다. 전 세계에서 흘러 들어온 씨앗으로 기른 채소 중에 어떤 것은 이제 원산지에서도 볼 수 없다고 했다. 우리가 키우는 것이 지구상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소피아네 고모할머니의 비닐 쇼핑백하고는 차원이 달랐다. 이것들은 멸종 위기종이니까. 게다가 음식이고, 역사가 담겨 있었다. 무엇보다 할아버지가 평생을 바친 결과물이었다.



p.210-211

할아버지는 그 씨앗 상자의 미래를 꿰뚫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끝까지 붙들고 싶은 것은 나와 우리 가족이었다. 할아버지가 나를 채소밭에 끌어들인 이유는 애초에 할아버지가 채소를 기르기 시작하던 때(할머지가 돌아가시던 해) 이후로 깨지고 흩어져 버린 모든 것을 다시 되돌려 놓고자 하는 마지막 시도였다.


202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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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맨날 이런 공부만 하고 싶어요! - 초록샘과 함께하는 신나는 교실 이야기 살아있는 교육 41
김정순 지음 / 보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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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샘과 함께하는 신나는 교실 이야기 <맨날맨날 이런 공부만 하고 싶어요!>





큰 꿈이 자라는 작은 학교, 자연과 사람으로부터 끊임없이 배움이 일어나는 교실

아이들을 존중하고 다독이며 함께 성장하는 선생님.

언젠가 내가 꿈꾸었던 학교와 교실 장면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펼쳐진다.

이 초록색 표지 안 이야기 속 아이들이 내내 부러웠다.

그 아이들과 함께 추억을 쌓고 함께 자란 선생님도 매우 부러웠다.

이야기 속에서 잠시나마 행복했다.

도시 학교의 선생님과 아이들 역시 나름대로 사랑을 나누고 꿈을 키우고 함께 자라는 과정에 소홀함이 없다지만, 언제든 자연과 마을을 배움의 터전으로 삼을 수 있고, 학부모들의 마음까지 모으기 수월한 소규모 학교의 일상을 엿보고 있자니 어쩐지 이루기 어려운 꿈같기도 하다. 

계절별로 아이들의 따뜻한 일상과 배움이 알알이 들어찬 게 뿌듯하다.

쉽게 읽히고 술술 읽히는 김정순 선생님의 글이 참 좋다.

나도 아이들과 ‘맨날맨날 이런 공부’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앞선다.

좋은 선생님의 글을 만나니, 나도 좋은 선생님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김정순 선생님이 아이들과 해보았던 일 중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데서 시작해보겠다.





p.104

학교와 교실에서 개똥이들은 스스로 삶을 만들어 갑니다. 때로는 하기 싫은 공부도 책상에 앉아서 해야 하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당당하게 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합니다. 개똥이들이 교실 속 주인이 됩니다. 초록샘은 개똥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을 무조건 다 하게 해 줄 수는 없지만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지 귀담아들어 줍니다. 당연히 해결은 개똥이들이 하지요.



p.155

“선생님, 맨날맨날 이런 공부만 하고 싶어요.”

그래요, 우리가 만들어 가는 공부, 일이 놀이가 되는 공부, 개똥이들이 만들어 가는 공부가 진짜 공부지요. 책으로만 하는 공부보다 훨씬 값진 공부여서 개똥이들한테 더 큰 힘이 생길 것 같아요.



p.199

회색빛 가득한 삶에서 벗어나 초록빛 가득한 삶이 펼쳐져서 봄여름가을겨울은 하루가 일 년이었고 눈부셨습니다. 


202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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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 학급경영과 교사의 마음 돌보기 - 온라인에도 오프라인에도 번아웃 없는 슬기로운 교사생활을 위한 40주 학급운영법 (블렌디드 학급운영 팁 포함)
이진영 지음, 정원상 그림 / 테크빌교육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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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상상 이상의 일.

그저 내가 배운대로 계획된 교과 내용을 잘 가르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교단에 선다면 단 한 시간도 무사하지 못하리.



 



초등학교를 졸업한지 한참 된 성인이 다시 초등학교에 돌아가 교사 생활을 한다는 것.

만반의 준비가 필요했다.

어린 아이들 달래가며 가르치는 일이 뭐 그리 어려울까 만만하게 접근했다가도 몇 차례의 교육실습을 거치며 대부분의 예비 교사들은 설렘과 기대 못지 않게 엄청난 두려움, 긴장, 공포 등의 힘겨운 감정들과 싸우게 된다. 특히 첫 발령을 받게 된 신규 교사에게 학교란 마냥 해맑게 웃으며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매해 새롭게 익혀야 하는 업무, 새로운 학년 수업 및 학급운영, 새로운 관계에 대한 고민들이 신규 교사뿐만 아니라 경력이 많은 교사들의 마음까지 잠식하는 학기초. 당장 내 코가 석자라 다른 사람의 사정 살필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학교에서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여기 저기 묻기도 많이 묻고, 눈치껏 어깨 너머로 하나 하나 배워가며 어느덧 십여년 나름대로 잘하는 부분도 있다고 자신하지만... 교사의 일은 언젠가 재미있게 즐겨 보던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에서의 전문가들처럼 어떤 경지에 이른다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해 보인다.



 



존경스러운 많은 선배 교사들이 시대의 변화에 끊임없이 답변하느라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늘 본다. 코로나19위기 상황이 닥친 지난 일년여 정말 많은 교사들이 원격 수업을 준비하고, 달라진 학사 운영에 따른 엄청난 업무들을 소화해내느라 온 힘을 다했다. 나 역시 그 어느 해보다 수업 준비와 시시각각 바뀌어 전달되는 상황에 따른 업무들을 수행하느라 잠 못이룬 날들이 많은 해였다. 누가 답이 이것이다라고 딱 가르쳐주지 않는 상황, 모두가 끊임없이 질문하고, 다양한 답을 나누며 치열하게 학교의 역할을 지켜내려고 애썼다. 나 역시 블렌디드 러닝을 위한 각종 이론과 관련 책들을 탐색하고, 실습했고, 대면 수업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전처럼 학생들의 소통과 관계성을 지켜낼 수 있는 학급을 운영하고자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다. 여전히 서툴고, 배우고 도전해봐야 할 과제가 많지만 도대체 어디에서 제대로 해 볼 수 있을지 매번 막막한 감정에 휩싸인다.



 



그 어느 때보다 교사를 이끌어주고 북돋워주는 무언가가 절실한 때다.

이진영 선생님께서 시기 적절하게 <열두 달 학급경영과 교사의 마음 돌보기>를 써주셨다.

일년을 아울러 보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저경력 교사들에게도 꽤 적절한 가이드기도 하지만, 온라인 학습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어 당황스러웠던 다른 교사들에게도 유익한 팁들이 꽤 많다. 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차근차근 챙겨야 할 일들, 학생들과 할 수 있는 놀이, 온라인 활동, 학생들과의 이별과 교실 정리 등 꼭 알아두어야 할 내용만 담았다. 동료 선생님들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최대한 나눠주고 싶어하는 저자 선생님의 마음 씀씀이가 참으로 고마웠다. 책 덕분에 마음이 좀 더 튼튼해진 느낌이 든다. 꼭 활용해봐야겠다 싶은 팁들을 틈틈이 노트에 옮겨 적느라 시간이 꽤 걸렸는데, 미처 옮겨 적지 못한 팁들도 나중에 다시 한 번 챙겨봐야겠다. ‘블렌디드 학급운영’팁이 더해진 학급경영 도서, 지금 딱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202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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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도시, 파리 빨간콩 그림책 10
에릭 바튀 지음, 김영신 옮김 / 빨간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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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도시, 파리>

파리에 가 본 적은 없다.

가보고 싶다, 살아보고 싶다는 소망은 있다.

그래서인지 이 그림책의 모든 장면이 어쩐지 낯익고 그립다.

한 장, 한 장 넘기다보면 파리를 한바퀴 쭈욱 돌아본 듯한 느낌에 휩싸인다.

미술관에 걸린 ‘파리’라는 제목의 연작들을 본 것 같은 기분이다.



파란 태양을 그린 화가, 파란 태양 그림을 샀다가 골동품상에게 판 신사, 골동품점에서 파란 태양 그림을 산 예술애호가, 도둑맞은 파란 태양 그림, 파란 태양에 감탄하는 전문가들,



****

“왜 태양을 파랗게 그렸습니까?”

“답은 무척 간단해요. 난 그림을 그릴 때 무척 행복해요. 그래서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맘껏 그려요.”



모든 것은 가능하고, 모든 것이 자유롭다.

초록색 태양, 붉은빛 하늘, 파란색 도시.

그리고 까만 에펠탑!

****



자유롭게 맘껏!



파란 태양 그림을 따라 파리 곳곳을 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작가의 말처럼 글과 그림이 사랑스럽고 귀엽다.

그림 속 풍경에 내내 끼어들고 싶었다.

발상의 자유로움, 예술성에 감탄하며 즐겁게 볼 수 있는 그림책이었다.


202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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