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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 학급경영과 교사의 마음 돌보기 - 온라인에도 오프라인에도 번아웃 없는 슬기로운 교사생활을 위한 40주 학급운영법 (블렌디드 학급운영 팁 포함)
이진영 지음, 정원상 그림 / 테크빌교육 / 2021년 3월
평점 :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상상 이상의 일.
그저 내가 배운대로 계획된 교과 내용을 잘 가르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교단에 선다면 단 한 시간도 무사하지 못하리.
초등학교를 졸업한지 한참 된 성인이 다시 초등학교에 돌아가 교사 생활을 한다는 것.
만반의 준비가 필요했다.
어린 아이들 달래가며 가르치는 일이 뭐 그리 어려울까 만만하게 접근했다가도 몇 차례의 교육실습을 거치며 대부분의 예비 교사들은 설렘과 기대 못지 않게 엄청난 두려움, 긴장, 공포 등의 힘겨운 감정들과 싸우게 된다. 특히 첫 발령을 받게 된 신규 교사에게 학교란 마냥 해맑게 웃으며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매해 새롭게 익혀야 하는 업무, 새로운 학년 수업 및 학급운영, 새로운 관계에 대한 고민들이 신규 교사뿐만 아니라 경력이 많은 교사들의 마음까지 잠식하는 학기초. 당장 내 코가 석자라 다른 사람의 사정 살필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학교에서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여기 저기 묻기도 많이 묻고, 눈치껏 어깨 너머로 하나 하나 배워가며 어느덧 십여년 나름대로 잘하는 부분도 있다고 자신하지만... 교사의 일은 언젠가 재미있게 즐겨 보던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에서의 전문가들처럼 어떤 경지에 이른다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해 보인다.
존경스러운 많은 선배 교사들이 시대의 변화에 끊임없이 답변하느라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늘 본다. 코로나19위기 상황이 닥친 지난 일년여 정말 많은 교사들이 원격 수업을 준비하고, 달라진 학사 운영에 따른 엄청난 업무들을 소화해내느라 온 힘을 다했다. 나 역시 그 어느 해보다 수업 준비와 시시각각 바뀌어 전달되는 상황에 따른 업무들을 수행하느라 잠 못이룬 날들이 많은 해였다. 누가 답이 이것이다라고 딱 가르쳐주지 않는 상황, 모두가 끊임없이 질문하고, 다양한 답을 나누며 치열하게 학교의 역할을 지켜내려고 애썼다. 나 역시 블렌디드 러닝을 위한 각종 이론과 관련 책들을 탐색하고, 실습했고, 대면 수업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전처럼 학생들의 소통과 관계성을 지켜낼 수 있는 학급을 운영하고자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다. 여전히 서툴고, 배우고 도전해봐야 할 과제가 많지만 도대체 어디에서 제대로 해 볼 수 있을지 매번 막막한 감정에 휩싸인다.
그 어느 때보다 교사를 이끌어주고 북돋워주는 무언가가 절실한 때다.
이진영 선생님께서 시기 적절하게 <열두 달 학급경영과 교사의 마음 돌보기>를 써주셨다.
일년을 아울러 보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저경력 교사들에게도 꽤 적절한 가이드기도 하지만, 온라인 학습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어 당황스러웠던 다른 교사들에게도 유익한 팁들이 꽤 많다. 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차근차근 챙겨야 할 일들, 학생들과 할 수 있는 놀이, 온라인 활동, 학생들과의 이별과 교실 정리 등 꼭 알아두어야 할 내용만 담았다. 동료 선생님들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최대한 나눠주고 싶어하는 저자 선생님의 마음 씀씀이가 참으로 고마웠다. 책 덕분에 마음이 좀 더 튼튼해진 느낌이 든다. 꼭 활용해봐야겠다 싶은 팁들을 틈틈이 노트에 옮겨 적느라 시간이 꽤 걸렸는데, 미처 옮겨 적지 못한 팁들도 나중에 다시 한 번 챙겨봐야겠다. ‘블렌디드 학급운영’팁이 더해진 학급경영 도서, 지금 딱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2021.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