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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뭐지! - 2021년 볼로냐 라가치상 오페라 프리마 스페셜 멘션작 ㅣ 북멘토 그림책 5
하오 슈오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2년 1월
평점 :
<뭐지? 뭐지?>
이 책을 펼치기 전부터 아이들에게 이 책을 어떻게 읽어줘야 하나 고민이 앞섰다.
글씨가 없는 책이니 그림을 꼼꼼하게 보고 맥락을 설명해줘야 하니 약간 긴장했다.
민둥머리에 호기심 어린 눈동자를 한 정체모를 누군가가 책을 보고 있는 아이가 그려진 책을 보고 있다.
짙은 초록 숲이 배경인 듯, 표지는 하늘이 반 초록이 반이다.
음, 뭐지?
아이들의 눈도 도대체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지 몰라 호기심으로 반짝거린다.
위아래로 노란색 옷을 입은 사람이 길을 걷는데, 열린 가방 사이로 초록 책 한 권이 툭 떨어지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무 말 않고 그림만 보고 있는데 아이들은 '뭐지?', '책을 떨어뜨렸잖아' 등의 말을 한다.
사람도 아니고, 동물도 아닌 숲의 정령인 듯한 존재가 덩굴 그네를 타기도 하고, 꽃 향기를 맡기도 하고, 숲길을 걷고 있다.
(좀 못생긴 괴물 같기도 하고, 슈렉 같다고 말하는 아이도 있었다.)
'뭐지?', '뭐야?', '그네 타고 있잖아.', '꽃 향기를 맡고 있잖아.'
책을 넘기는 내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아이들끼리 궁금해하고 서로 답을 한다.
앗! 책을 발견한 주인공.
책을 펼쳐 보니 딱 주인공이 필요한 내용들이 안에 담겨 있나 보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책에서 본 내용대로 문제 해결!
그런데 그 문제 해결 방법이 꽤 창의적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기발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감탄을 자아내기도 한다.
책장을 다 덮었는데 이 책을 읽은 건 맞는데, 나는 '읽어주는' 행위를 제대로 하지 못한 기분이다.
아이들은 다 읽었단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다음 날 이 책을 또 읽어달라고 요청했다.
또 한 번 '뭐지?'를 연발하며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이들이 매번 다른 이야기를 완성해간다.
아이들도 기발해진다.
재미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중학년까지 즐겁게 읽을 수(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아이들에게 글자 없는 그림책 만들기를 제안해봐도 괜찮겠다.
2022.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