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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의 선물 - 한 어린 삶이 보낸 마지막 한 해
머라이어 하우스덴 지음, 김라합 옮김 / 해냄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아마도 수능을 몇 달 앞둔 어느 날 이었던 것 같다.. 학교 보충수업을 빠뜨리고 서점에서 살다시피 했던 작년 한 해.. 그 날도 보충을 빼먹고 나와 책을 사기위해 서점을 돌아다니던 나는 다른 유명한 베스트셀러에 밀려, 한 구석을 차지하고있던 <한나의 선물> 이라는 책을 봤다.
보통 책들보다 조금 작은 하드커버의 책. 나의 시선을 잡아끈 건 표지때문이었다. 새하얀 배경에, 아이들이 신는 예쁜 빨간색 에나멜 구두의 사진. 아마도 어렴풋이 떠오르는 나의 기억때문이었던것 같다.. 유치원에 다니던 시절, 한 부잣집 아이가 신고와서 자랑을하던, 리본이달린 빨간 에나멜가죽의 반짝거리는 구두. 그리고 나는 한동안 엄마에게 빨간색 구두를 사달라고 졸랐었다. 하지만 결국 엄마는 사주시지 않았고.. 빨간구두는 나에게 아직도 아쉬움으로 남아있었다.
난 '피식'하고 웃음을 터트리며 그 책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잠시동안 그 책을 읽어나갔다. 3살된 '한나'라는 여자아이. 마냥 행복에 젖어있을 나이에 아이는 소아암이라는 병명을 안고 1년이라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있었다. 책의 저자는 그 아이의 엄마.. 표지의 빨간구두는.. 아이가 그토록 신고싶어했던 구두이며, 그 구두는 아이의 부탁으로 수술실에 들어갈때까지 신게된다. 그리고.. 그 빨간구두는 하얀 병원복과는 어울리지않는다며 아이는 환자복읠 입고 수술실에 들어가기를 거부한다..
빨간구두.. 그 아이에게 빨간 구두는 어떤의미였을까.. 그 의미를 알고싶었다. 난 그 책을 소유하고싶은 마음에 집어들었지만. 그곳에 잇던 두 책이 모두 심하게 훼손되어있어 결국은 다른책을 손에 든 채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 책은 한동안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않았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삶을 평가하는 기준은 얼마나 오래 살았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충만한 삶을 살았는가이다' 라고 씌여진 메세지.
책의 제목인.. 한나의 선물은.. 아마도 한나가 남겨놓고 떠난 그리움과 슬픔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