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오란 표지는, 책 내용과 달리 환하고 활발하고 명랑하다. 하지만 그 재질이 부서질 것 같은 것이라 마치, 책을 관통하는 종이재질이다. 가끔 라디오에서 이석원이 일기를 모아 책을 만들고 싶다는 이야길 들었다. 그 말이 실제로 되어 신기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유명인들의 책들을 읽고 좀 실망을 한지라 큰 기대없이 책장을 넘겼다. 그 흡인력이란,,, 독서에 가속이 붙으며 계속 읽게 되었다. 모든 것이 실화라 더 놀랍고 그의 10년간의 나이 탐험에 공감이 가면서 기대이상의 발견이었다. 예전에 장자크루소의 '고백록'이나 키에르케고르의 '유혹자의 일기'와 같이 깊은 곳에서 울어나오는 자기 성찰과 이 지구를 살아가며 느끼는 범시대적 현상들을, 이석원이 한번더 현대에 맞게 끄집어 냈다. 너도 외롭고, 나도 외롭고 사랑하고 싶고 잃어버린 친구도 찾고 싶고 좋은 일을 하고 싶고 어머니에게 잘하고 싶고 그런게 내 뜻대로 되는 건 없고 상식과 대화의 충돌, 편견과 컴플렉스의 지배. 그것을 다 토해내고 나면 한결 가볍고 세상이 좀더 둥글게 보인다. 그렇게 독자를 제3자로 만들어 트루먼쇼의 책버전을 보는 듯하다. 올해의 책이다. 아니 28년만의 베스트다. 그리고 나는 보통의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