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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9
막심 고리키 지음, 최윤락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평점 :
《어머니》(막심 고리키, 열린 책들)는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며 술판과 도박 때로는 주먹질을 하는 것이 삶의 전부인 곳을 배경으로, 잔인함과 혐오를 품고 살아가는 공장촌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열쇠공 미하일 블라소프에게 매일 맞고 사는 아내 닐로브나와 그의 아들 빠벨이 이 책의 주인공인데. 어머니, 펠라게야 닐로브나 블라소바는 가난한 노동자의 아내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오랜 세월 노동과 남편의 폭력에 익숙해져, 살아가는 이유나 삶에 대해서 제대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차르 지배하에 있던 대다수의 러시아 민중들처럼, 억압과 폭력 속에서도 자신의 진정한 가치나 권리, 자유 같은 건 깨닫지 못한 채 살아간다. 반면 아들 빠벨은 당시 노동계급의 정신적 지주이자 시대를 구원할 수 있는 인물로 묘사된다. 노동자들의 삶을 대변하여 정부와 권력을 비판을 하고 노동계급이 가난에 허덕일 수밖에 없음에 분노하고, 교육과 혁명을 통해 인간답게 살기 위한 권리를 찾고자 하는 인물이다. 어머니, 닐로브나 역시 노동 혁명운동에 뛰어든 아들을 통해 여성 혁명가로 변화고, 혁명가들의 어머니로 불리게 된다. 아들이 노동절 시위를 주도하다 감옥에 갇히고 시베리아 유형을 선고받자, 아들의 변론 연설문을 인쇄해서 거리에 나와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그리고 소설은 어머니, 닐보르가 차르 헌병에게 폭행을 당하면서 끝이 난다.
˝자식들이 부모를 부끄럽게 여기는 시대˝에 수동적이고 나약하기만 했던 한 여성이 주도적인 인물로 변화하는 모습에서 어머니의 사랑과 동료 혁명가로서의 연대감이 느껴져 진한 여운이 남는다. 또한 읽는 이로 하여금 ˝우리는 다만 배 채우기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가치 있는 인간으로 살기를 원하는 엄격한 인간. 그 자체˝임을 상기시킨다. 그래서 이 책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할 거리를 던저준다. 씁쓸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노동계급은 가난에 허덕이고 고공행진을 불사하며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철폐, 노동삼권(단결권, 단체 교섭권, 단체 행동권) 보장을 외치고, 연간 2,000여 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