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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양장) - 230 Days of Diary in America
김동영 지음 / 달 / 201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대책 없이 헤매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무슨 걱정? 돈 문제?"
"아니 돈 문제는 아니야. 그저 내가 이렇게 긴 여행을 해도 괜찮은가 하는 걱정."
"그게 무슨 소리야? 미래에 대한 걱정인가?"
"가끔 친구들한테서 온 메일을 보면 모두들 바쁘게 살면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아. 그런데 나만 아무 대책 없이 낯선 곳에서 헤매고 있는 것 같아서 약간 두려워. 적은 나이도 아닌데 여기서 시간을 낭비하는 게 아닌가 하고."
"생선, 넌 지금 이 시간이 낭비라고 생각해? 네 여행은 낭비가 아냐! 이건 아무나 가질 수 없는 특별한 시간이라고!"
"그럴까? 하지만 돌아가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야. 내가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높이 올라가고 있는 것 같아."
그가 새 맥주를 따서 내게 내밀었다.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면서 꼭 위로 높아지는 것만이 정답은 아닌 것 같아. 옆으로도 넓어지고 있는 거야. 많은 경험을 하고, 새로운 것을 보고, 그리고 혼자서 시간을 보내니까. 너무 많이 걱정 마. 내가 여기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다른 사람들이 너보다 높아졌다면, 넌 그들보다 더 넓어지고 있으니까."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김동영, 달). '봄의 버팔로'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