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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하는 사람
텐도 아라타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2월
평점 :
˝누군가의 죽음에 경중의 차이를 두는 것은 세상 사람들 모두가 암묵적으로 합의한 일일 터이다.˝
《애도하는 사람》(문학동네, 2010) 1장에 나오는 문장이다. 작가, 텐도 아라타가 책에서 말한 것처럼 보도되는 죽음은 실제 사망자 수의 0.36퍼센트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매일매일 죽어간 사람들을 찾아 전부 보도할 수는 없을 테니까. 그렇다면 무슨 기준으로 어떤 고인은 보도하고, 어떤 고인은 버려지는 걸까? 어떤 슬픔은 국가적으로 인정받고 확장되는 반면, 어떤 슬픔은 사유할 수도 애도 할 수도 없는 것이 된다. 알려지지 않고, 애도되지도 않는 것이다. 어떤 삶은 애도할 만한 것이고, 어떤 삶은 그렇지 않다는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건, "죽음에 경중의 차이를 두는 것”을 암묵적으로 합의한 것일 터.
이 책은 묻는다. "너희는 무슨 기준으로 어떤 고인은 동정하고, 어떤 고인은 내팽개치는 거냐?"고, 그리고 작가는 ˝이 세상에 넘쳐나는 죽은 이를 잊어가는 것에 대한 죄책감"으로 애도하는 사람을 만들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 차별당하거나 잊혀가는 것에 대한 분노"로, "그리고 언젠가는 자신도 별 볼일 없는 사망자로 취급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말이다. 그리고 희망한다. ˝생판 모르는 사람이라도 어떤 이유로 죽었건 차별하지 않고 사랑과 감사에 관한 추억에 따라 가슴에 새기고, 그 인물이 살아 있었음을 오래도록 기억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고 말이다.
삶과 죽음에 대해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다루고 있으며, 차별당하는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어떤 인물이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세 사지 요건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 사람은 누구를 사랑했는가? 누구에게 사랑받았는가? 누군가가 어떤 일로 그에게 감사를 표한 적이 있는가?" (5장에서)
내가 아무 생각 없이 태평하게 살던 시절에도 누군가에게 소중했던 사람들이 날마다 죽어갔구나, 하는 걸 새삼스레 깨달은 겁니다. (9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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