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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일의 지혜로운 인간생활 - 님을 위한 행복한 인간관계 지침서
김경일 지음 / 저녁달 / 2022년 4월
평점 :
품절
- 님을 위한 행복한 인간관계 지침서
저자 김경일 교수님은 꽤 유명한 분이다.
인기 교수님의 책이기도 하지만 가까운 과거의 내가 가장 현실적인 조언을 받을 수 있었던 분의 책이라니 그 내용에 호기심이 일수밖에 없었다.
책을 보니 지혜의 심리학, 이끌지 말고 따르게 하라, 적정한 삶, 십대를 위한 공부 사전 등 전에는 알지 못했던 다수의 책을 이미 출간하셨었다.
개인적으로 인지심리학이라는 분야 자체를 처음 알게 해 준 분.
누구나 겪는 나의 힘든 시절. 수많은 주변인에도 말 한마디 꺼내지 못하고 홀로 앓다가 검색엔진에 검색하던 관계의 회의, 가슴속의 응어리.
스스로 상처를 돌보기 위해 이것저것 검색하곤 했다.
알 수 없지만 어쩌면 알만도 한. 알고리즘에 이끌려 교수님의 영상까지 흘러갔었다.
작가는 실생활 속의 다양한 인간군상을 인지 심리학을 통해 바라보고 우리의 대처안을 전한다.
이미 그의 강의를 보았기에 중복되는 내용도 꽤 많았는데 한 번 더 리마인드 할 수 있었고 강조되는 것들은 항상 강조되는 것을 보며 그 중요도를 확인할 수 있었기에 구면이 외려 반가웠다.
책은 말 그대로 어쩌면 지칭하지 않은 '님을 위한' 그리고 '인간관계에 관한 내용'이다.
1부 타인에 대처하는 자세 -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지혜롭게 멘탈 강해지는 법,
2부 온전한 나로 서기 - 나에게 집중하면 인간관계에서 자유로워진다,
3부 한발 더 나아가기 - 삶에 긍정 에너지를 더하는 법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힘든 인간관계에 봉착하여 여러 가지 고민과 고뇌를 하는 상황에 처하곤 한다.
아마 한 번도 없는 사람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멘탈이 약한 사람이 강해지는 법을 보는 것이 아니라고도 느낀다.
누구나 멘탈의 흔들림을 겪는다. 아무리 강인한 인간도 때로는 슬퍼지고 고독하고 고통스럽고 혼자라는 생각을 느끼기에.
그래서일까 책은 어려울 것 없이 술술 읽히지만 눈과 마음으로는 멈칫거리며 여러 문장을 지나왔다.
'Happiness is the Frequency, Not the Intensity, of Positive Versus Negative Affect.
주관적 안녕감.
subjective well-being. - 에드 디너(Ed Diener)'
여러 문장과 이야기 중 ,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라고 하는 에드 디너의 행복의 법칙부터
감각이 생각을 좌우한다는 현상으로 체화된 인지 현상의 일환으로, 가슴을 쫙 펴고 당당하게 자세를 취해보라 하는 작은 동작에 대한 코멘트까지.
세심하게 다가온다.
특히 주관적 안녕감이란. 참 맘에 드는 옵션이다. 저마다의 주관안에서 행복을 찾는 일. 나의 행복한 순간은 어디쯤이었을까. 커피였을까. 책이었을까. 사람일까.. 사람으로 아프고, 사람으로 치유한다.
그리고, '행복하니까 웃는다. 웃으니까 행복해진다.'
쓰고 보니 어디선가 들은 듯도 하고 늘 스스로를 격려하는 마음 안 어디 같기도 했지만.
이 작은 '터치'가 필요했을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나는 '시간의 속도'에 관한 언급이 가장 와닿았다.
세대가 다르면 시간의 속도가 다르다는 점.
사람마다 어떤 것을 인지하는 시간의 크기가 다르고
느끼는 시간 역시 그만큼 다른 것 말이다.
각각 타인은 그에게 맞는 시간이 필요하다.
빠르다고 좋은 것도 느리다고 나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부분에서 중요한 것은 독자인 바로 '나'이다.
누구나 기다림과 인내의 시간이 온다.
좀 다른 이야기인지는 몰라도, 강형욱의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프로를 종종 보는데 이때 느낀 것 중 비슷한 사례가 많았다.
서로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개와 사람.
그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것이다.
그저 같이 걷는 것. 산책. 그것이 되지 않아 개들은 교육을 받는데 불안해하는 녀석의 곁에 앉거나 서서 기다린다.
기다림.
기다리는 모습이 참 많이도 나오는데 문득 그 대목이 목에 걸리는 것 같았다.
어쩌면 나의 속도에 맞춰 사람들을 그러니까 타인을, 상대를, 판단하고 있어온 건 아닌지.
아무리 오래 걸려도 말하지 않고, 나쁜 소리를 내거나 다그치지 않고. 그저 기다려주는 일.
그 녀석에게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사람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여겨졌다.
우린 무려 같은 언어를 쓰고는 있지만 저마다 모두 다른 의식과 사고와 세계관으로 똘똘 뭉쳐 있는 것만 같다.
그 시간을 지루해하지 않고 오롯이 이해하는 데에 쏟는다.
기다리는 일.
타인을 위한 시간은 어쩌면 나를 위한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책에는 '세대'가 다르면 이라는 전제가 있었지만 내가 느끼기엔 나이를 막론하고 서로 다른 의견과 시선을 가진 사람들끼리
이 기다림의 시간이 너무 필요해 보였다.
이런 종류의 책을 읽는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다들 내용이 거기서 거기, 뻔하다. 한다.
하지만 책은 저마다 깊이가 같아 뻔한 것이 아니라 작가마다 그것을 대하는 방식이 다르다 해야 할까,
같은 내용으로 보이지만 여러 도서를 보다 보면 저마다 관점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것이다.
하나 끊임없이 사랑의 정의를 찾고 내려온 우리.
관계에서 오는 고통을 이겨내는 지혜를 찾아가는 이런 학문과 도서는 인류가 존재하는 동안 쭉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저자는 말한다. '트러블 슈팅'
어떤 문제와 원인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찾는 일.
아마도 이런 종류의 도서를 찾아온 나와 같은 독자. 바로 우리가 하고 있는 일.
이것이 간략하나마 매뉴얼이라면 이 책은 아마도 시작과도 같은 한걸음일거라고.
정답은 어디에도 없지만 힘에 겨운 요즘 우리에게
타인의 심리와 나의 심리를 인지하고 또 이해할 방법을 찾으며
어떤 형태로 대처할지. 어떠한 형태로 계기를 심어주는지 직접 확인해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