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하룻밤의 지식여행 5
데이브 로빈슨 지음, 오숙은 옮김, 주디 그로브스 그림 / 김영사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김영사에서 나온 '하룻밤의 지식여행'이라는 제목으로
철학, 수학, 심리학, 정신분석학 등등의 인문학 개요와
촘스키, 융, 프로이트, 게다가 스티븐호킹을 포함한 인물을 대상으로
스무권의 시리즈물이 있다.
아마, 이슬람에 대한 책을 읽을 때였을까...
인터넷 상에서 목록을 뒤지다 많은 책의 제목이 흥미롭게 다가와
스무권을 아무 생각없이 구입했다.
한꺼번에 다 읽어버리자 하고 매달릴 수 있도록 집중된 분야가 아니어서
가끔 한권씩 뽑아 심심풀이 땅콩으로 뒤적인다.

하지만 각각의 권도 절대 하루밤에 끝날 수 있는 지식여행은 아니다.
책은 개요 정도로 접근하지만 그 속에 있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소요하게 된다.  내 기준으로는...
중국을 가면서 단지 무게가 가볍다는 이유로 '철학'을 꺼냈다.
짬짬이 뒤적였는데 너무 빡빡한 일정에 중국에서 다 덮지 못했다.

철학은 뭐냐고 물으면 대답을 하기 어렵다.  아니, 하지 못한다.
대학시절부터 철학이 뭐예요? 하고 선배들한테 묻곤 했는데
그 때도 이해를 못했고 지금도 철학은 뭔가 되물으면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 난 지금도 뭔지 모르겠다.
무엇에 대해 생각하는 건가.
어떤 진리? 그 진리는 무엇? 신, 인간, 선과 악?
생각의 대상을 다만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혹은 그 둘의 관계라는 것이라고 하면
그것은 옳은가.

철학 그 자체만이 아니라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많은 철학자와 그 생각의 흔적들에 대해서도 어렵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피타고라스, 데모크리토스 등의 고대철학자들,
신 중심으로 모든 것을 보았던 아우구스티누스, 토마스아퀴나스 등의
중세철학자들, 어쩌면 여기까지는 이해하기에 다행이다.
사고의 대상이 현재보다 단순하고 세상이 협소해서 일까.
하지만 어느 것도 확신할 수 없고 진리인지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내가 사고하고 있다는 것 하나.
그럴 때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으로 근대철학의 장을 연
데카르트 이후로는 책장 넘기기가 쉽지 않다.
특히, 데리다,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 소쉬르의 기호학으로 오면
거의 절망이다.  다행히 토마스 쿤의 과학철학은 귀동냥이 있어
조금은 쉬웠다는 게 다행일까.

도대체 내가 알고 있는 건 무엇이며,
내가 이해하는 세상은 어느 정도인가.
진리를 탐구한 그들처럼 세상에 대한 사유의 나래를 피지는 못할 망정...

2004.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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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의 슬픈 그림자 인도차이나 - 유재현의 역사문화기행
유재현 지음 / 창비 / 2003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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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차이나'라는 말 자체가 서구적 관점의 결과라고 했던가...
명백하게 각자의 역사와 문화를 갖고 있는데도
정복자의 풍요를 위한 식민국으로 전락하면서
인도와 차이나의 사이에서 정체성을 상실한 채 부여받은 이름이라는 걸
어디선가 들었던 기억이 있다.

인터넷 서점을 통해 책을 구입하면
반 정도는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하거나 혹은 내 취향이 아닌 책을 구하게 된다.
이 책도 구입 취지과 비교하면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책값 참 비싸다.  만족치에 비해 터무니 없이 비싸다.  만 오천원이나...)

슬픈 인도차이나(달리 부를 말도 못 찾으니 나도 그리 부를수밖에)가
안고 있는 근현대의 역사 중심으로 기술한 기행문이라기에
역사 중심을 기행문보다 더 비중있게 받아들여 구입을 했다.
근데 기행문이 훨씬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기행문을 즐기지 않는 내 독서 취향에다가
열심히 쓰려고는 했지만 저자의 글 솜씨가 좀 세련되지 못해서(죄송--;;)
읽는 중에 괜히 몸이 간지러워오는 표현들이 종종 있었다.

그래도 캄보디아나 베트남, 라오스의 근현대사를 훑어낸 것은 다행이다.
아는 만큼 느낀다고 했는데 다시 한번 실감한다.
세 나라 중에 가장 익숙한 나라를 순서대로 하면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순 일 거다.
베트남은 골리앗 미 제국주의를 상대로 싸워 이겨낸 전쟁도 있고,
영웅시된 호치민도 있어서 그럴테고,
캄보디아는 폴포트 정권의 킬링필드가 있고,
최근 다녀온 앙코르 와트가 있어서 익숙하다.
반면, 라오스는 낯설다.
그래서 근현대사를 읽으면서도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역사가
눈에 들어오는 것보다 라오스는 중간에 무지라는 걸림돌 하나가 더 있어
쉽게 들어오지 않았다.  다음 기회에 다시 라오스를 접하면 좀더 쉬워지겠지.

우리 시절에 대학을 다닌 사람들 중 인도차이나의 역사에 깊은 관심을
두지 않았다면 대부분 베트남전과 그들의 승리에서 대리만족을 느끼며
호할아버지에 대해 갖는 그들의 존경에 근거없는 동의를 가질 것이다.
크지 않은 프랑스 식민국이었고 정치 경제적으로 앞서지도 않았지만
폭탄을 넘치도록 퍼붓는 미국을 상대로 변변한 무기 없이 싸워
그들의 국토를 하나로 통일시킨 베트남 공산주의자들은 대단했다.
우리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종전 이후 베트남이 다른 주변국에 편 패권주의정책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고 이제 정확한 평가를 내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 하나의 관심을 끄는 일이지^^;;)
캄보디아를 침공한 베트남을 두려워 한 미국은 다시 캄보디아 폴포트를
지원하여 베트남을 막아내도록 함으로써 베트남전 이후에도
인도차이나 반도는 전화의 불길을 끄지 못하게 되었다.
민중의 삶은 피폐해지고 전쟁 주체들 사이에서 의미없는 죽음으로 내몰렸다.
캄보디아만 하더라도 베트남과의 전쟁 중 거의 백만명이
폴포트의 집권 하에서 정치적 성향을 다르다는 이유로 백만명 가까운
죽음이 발생하지 않았던가...(이 책 이전에는 폴포트 정권이 이백만명을
죽였다고 읽었고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달리 얘기한다.)

196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천혜의 농업조건으로 쌀을 수출하던
인도차이나의 국가들은 전쟁으로 인구의 감소와 토지의 파괴로
식량의 자급도 되지 않는 국가로 전락하고 말았다.
특히 캄보디아는 7, 80년도 자급률이 20%에 머물렀다고 한다.

프랑스와 미국의 제국주의는 이미 11세기에 대형 저수지를 건설하여
농업생산력을 높이고 메콩강의 줄기줄기를 따라
불교와 힌두교의 찬란한 문화를 가졌던 인도차이나 국가들을
가난으로 내몰아 영아사망율이 가장 높은 나라로 만들어버렸다.
아마 그들이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가난과 구걸, 더러움으로 기억되지 않고
세계 최대의 식량 수출국으로,
귀여움과 순진함을 가졌지만 선정적이지는 않은 압사라의 춤으로,
화려하고 이국적인 많은 문화유산을 가진 관광국가로 다가올지도 모를 일이다.

과거이든 현재이든 전쟁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되지 않는다.
게다가 모든 정치는 폭력적이다.  난 정치가 싫다.

2004.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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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1 (무선)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김혜원 옮김 / 문학수첩 / 200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화장실에서는 배출의 성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읽을 거리다.
일욜 그냥 작은 일 목적으로 들어갔는데 큰일로 연결이 되어
읽을거리를 찾는데 해리포터 3편이 눈에 띈다.
1편부터 3편까지 영화로 봤고, 1편과 2편은 원서로 읽어 모 대강 이해했다--;;.

시간 때우기로 읽기 시작했는데 오홋... 재밌다.
영화에서 간과한 많은 장면을 영화보다 더 흥미있게 묘사했다.
영화에서 왜 갑자기 저런 과정이나 결과가 나오지라고 궁금해했던 부분들이
책에서는 모두 철저하게 복선이 깔려 있다.

1.
헤르미온느가 여러 수업을 들어다는 사실이 영화에서는 부각되지 않는다.
같은 시간대의 수업을 들을 수 있었던 건 시간을 돌리는 시계가 있어서이다.
시계는 해리포터의 마지막 클라이맥스를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영화에서는 이것이 너무 소홀하게 다루어졌다.

2.
헤르미온느의 애완동물인 고양이, 크룩생크가 론의 쥐, 스캐버스를
쫓아다니면서 잡으려는 게 크룩생크는 시리우스 블랙의 뜻에 따라
스캐버스로 변신한 피터 페티그루를 잡기 위해서 인데 영화에서는 이것도 없다.

3.
스네이프교수가 지독히도 해리를 싫어하는 이유가 영화에서는 없었다.
책에서도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미미한 이유이지만 스네이프 자체의
성격이 그러니까 그렇게 받아들인 거겠지 생각할 수는 있다.

영화는 비쥬얼한 매체이므로 책보다는 더 시각적인 측면을 고려해야겠지만
책보다는 스토리구성이 더 허술하구나란 생각을 갖게한다.
정말정말 허술했던 영화 2편도 어쩌면 책에서는 좀더 탄탄하고 흥미로운 걸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두권으로 된 책을 덮고 시간 나면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을 일이 있으면) 4편과 5편도 읽어야 겠다. 
영어로 읽은 2편과 1편도 다시 번역본으로...  흑흑... 슬픈 내 영어실력...

흐응... 그래도 역시 영화보다는 책이 더 재밌어.

2004.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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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 아메리카의 역사 까치글방 132
카를로스 푸엔테스 지음, 서성철 옮김 / 까치 / 1997년 8월
평점 :
일시품절


화장실이나 잠들기 전에 가볍게 읽는 책이 아니어서 인지
잡고 있는 기간이 길었다.  삼주쯤됐나...?
라틴 아메리카보다는 '스페인계 아메리카'라는 제목이 더 맞는 내용이다.
라틴아메리카에 스페인 정복의 역사가 시작된 이후에 대해 기술되어있어
케찰코아틀(유일하게 생각나는 이름이군...--;;) 이나 다른 신화로 읽을 수 있는
라틴아메리카의 근원을 엿볼 수 없고
다만 정복자인 스페인의 문화, 정치, 경제적 식민지로서의 역사와
독립과 근대국가 수립을 위한 과정만 개괄적으로 읽을 뿐이다.

한반도의 반대편에 있는 그 나라들의 근대화, 민주화 투쟁을 보면서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 18세기에 시작된 독립전쟁부터
21세기인 지금까지 민주화 투쟁으로 그들은 여전히 고난한 삶의 여정에
있다는 사실, 멕시코/브라질/페루/칠레 등 남아메리카대륙에
자리하고 있는 그들의 스페인 정복 이전의 역사를 더 알고 싶다는 욕심,
그럼에도 이미 시작한 거 스페인이 미친 그들의 근대 이후 역사에 대해
더 깊이 있는 책을 읽어야겠다는 필요성 등이 책 뒷표지 이후에 남아있다.

아... 책을 덮고 며칠이 지나면 쓰기 싫어진다. 
책에 대한 생각은 책 읽고 나서 바로 쓰기...

<책을 읽는 중에 쓴 몇가지 얘기들>

1. 뜨거운 가슴, 차가운 현실

산 마르틴, 볼리바르
19세기 초 라틴아메리카의 독립을 위해 몸을 던진 혁명가
아르헨티나 출신의 산 마르틴과
베네수엘라 출신의 볼리바르
조금 길게 서술되어 있는 볼리바르의 성장과정에 비해
산 마르틴은 두어장으로 안데스산맥을 넘어 승리한 전쟁과
승리 후 마르틴의 선택에 대해서만 기술되어 있다.
그럼에도 산 마르틴에 대해 이유없는 애정을 더 갖게 된다.

장교 출신의 마르틴은 칠레, 페루의 해방전쟁을 치르고
역시 다른 장소에서 독립전쟁을 벌이고 있던 볼리바르와
에콰도르에서 만난다.
광대한 라틴아메리카 절반 이상에서 정복자를 몰아내고
라틴아메리카의 내일을 설계하면서
산 마르틴은 군인이 국가를 건설, 운영할 수 없다하고
해방을 위한 자신의 역할은 끝났다면서 자신의 농장으로 돌아간다.
그 이후, 권력을 쥔 자들이 그를 두려워해 집요하게 괴롭혀
결국 자신의 청춘을 바친 해방된 조국을 떠나 유럽으로 망명하고
72세의 생을 마감할 때까지 다시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반면 볼리바르는 절대적 자유도, 절대권력도 아닌 그 중간의
사회적 자유가 있는 시민사회를 꿈꾸는 자신의 희망을
신생 라틴아메리카가 안기를 바라면서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그 꿈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스스로 독재를 선언한다.
혼란스럽고 안정되지 못한 시기에 그렇듯
그는 권력으로부터 민중으로부터도 독재자라는 오명을 쓰고
버림을 받고 살해의 위기에서 탈출한 후 짧은 피신여행 중
'아메리카는 이제 통치불능이다'라는 묘비명을 남기고
47세의 나이로 죽음을 맞이한다.

조국과 자유에 대한 불타는 열정과 사랑으로 청춘과 삶을
송두리째 바치는 많은 혁명가들이 있었다.
가슴은 뜨거운데 현실은 너무나 차가워서
현실에 발을 들여놓으면 가슴은 여전히 뜨겁다하더라도
차가움과 부딪혀 식어버리든 녹아버리든
변질된 것처럼 나타나기 마련이다.

아주 짧게 언급된 산 마르틴과 볼리바르를 읽으면서
체 게바라와 카스트로가 떠오른다.
라틴아메리카의 19세기의 두 혁명가와 그들이 걸은 길,
20세기의 두 혁명가와 그들이 걸은 길.
그들과 그 길에 대해 엿보고 싶다.
또 나의 담기지 않는 욕심을 갖는다.

2. 한국에서 칠레까지의 독재정권

아침, 출근준비 중에 읽는 내용 중에
1936년 무장봉기로 스페인을 장악한 프랑코 독재정권에 대한 얘기.
약삭빠른 책략가인 프랑코는 2차 세계대전과
지리적 강점을 이용하여 경제적 발전을 이룩했지만
정치적 자유는 결코 허락하지 않았다.
프랑코를 다룬 chapter의 마지막 문장
"한국에서 칠레까지 근데에 등장했던 독재정권은
모두 프랑코의 전례를 따랐던 것이다."(pp. 417~418)
이 책에 우리나라가 등장했다.--;;

며칠 전에 쓴 듯한 메모.
잘 기억은 나지 않는데 책 속에 끼워져 있다.
아마 약간의 취기가 있는 상태에서 책을 읽다가 적은 듯.

역사는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류의 인물을 낳는다
라틴아메리카의 독립 후 독재가 대부분 국가의 정치유형이던 19C 중반.
산 마르코와 볼리바르의 피로 인해 쟁취한 독립의 성과를
갈취한 사람 중 하나인 아르헨티나의 '후안 마누엘 데 로사스'(1829~1852)
잔악무도한 방법으로 정치를 했으되
지금까지도 논의되는 그의 궤적은
'국가의 통일, 무질서의 종식, 적극적인 국제무역의 확대,
애국주의, 외국 간섭의 배제, 국내 생산력의 육성'으로 정리된다.
흔들리는 혼란의 시기에 독재와 강압으로 안정과 경제 성장을 이뤄낸
인물인가 보다.
박정희를 떠올린다. 
여전히 독재와 잔혹함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는
로사스의 치적을 읽으면서...

술 마시다 메모의 습관화를 실천한 듯 하다. 
(하지만 메모보다 메모를 했다는 사실에 대한 기억이 더 중요하지 않겠냐...)
아침에 읽은 부분과 며칠 전의 메모가 연결되었다.

정치와 경제와 사회적 관계에 무심하고자 혹은 무심해져
책읽기를 즐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새삼 민주주의라거나 사회참여라거나 사람사는 세상을
제대로 만들어 낸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2004.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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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보다 sex - 무라카미 류의 연애와 여성론
무라카미 류 지음, 한성례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무라카미 류.
많이 귀에 들려오는 작가여서 한번은 보고 싶다 생각하고 있었다.
누군가가 제목이 맘에 들어 산 책이라면서 먼저 읽으라고 준다.

무라카미 류에 대해서는 소설작가로 먼저 들었는데
이 책은 에세이집이다.
비싸다. 
문고판 크기의 에세이집이 1만2천원.

몇 장을 읽은 후 이 책을 마저 읽어야 하나 고민을 하게 한다.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잘 모르겠다.
두편의 에세이를 읽은 후 느낌은
"당신이 얘기하는 것에 공감해요.

하지만 표현하는 방식이나 산만함은 제게 매력이 느껴지지 않네요"이다.
며칠 전 소백산행에 들고 가 화장실에서 잠자기 전에 짬짬이 읽어
절반가량을 넘긴 상태다.  아마 이렇게 마저 읽게 될 듯...

무라카미류는 죽은 박제같은 삶에 대해 혐오하나 보다.
바램, 희망 같은 것을 상실한 채
편안한 직장과 안정된 현실에 안주하면서 살아가는 것,
현대사회에서 소외와 외로움 같은 것들.
그것이 이 책 제목의 자살이다.
Sex는 소외와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 
비록 그것이 부도덕하다 하더라도...
무라카미 류는 그것을 선호한다 혹은 권장한다.

이런 생각, 사고방식은 동의한다.
무라카미도 권력적이고 관료적인 일본이나 우리나라에
적응하지 못하는 동류의 인간처럼 느껴지게 한다.

하지만 곳곳에 나타나는
바라는 것도 없고 꿈꾸는 것도 없는 머리가 빈 여고생,
못 생긴 여자가 우는 것, 화내는 것은 참을 수 없지만
예쁜 여자가 우는 건 많은 부분 이해가 된다는 말,
남자와 여자에 대한 공감되지 않는 표현들은
울컥 거부감을 솟게 한다.
무라카미의 글에는 더 깊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지 모르지만
받아들이는 얕은 수준의 나는 그것을 캐취해 내지 못한다.

아마, 읽고 싶다 생각만 하고 있던 상태에서
서점에서 무라카미 류의 책을 봤더라면 어쩌면 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무라카미의 책을 살 것 같지는 않다.
물론 남은 반을 읽은 후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2004.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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