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 아메리카의 역사 까치글방 132
카를로스 푸엔테스 지음, 서성철 옮김 / 까치 / 1997년 8월
평점 :
일시품절


화장실이나 잠들기 전에 가볍게 읽는 책이 아니어서 인지
잡고 있는 기간이 길었다.  삼주쯤됐나...?
라틴 아메리카보다는 '스페인계 아메리카'라는 제목이 더 맞는 내용이다.
라틴아메리카에 스페인 정복의 역사가 시작된 이후에 대해 기술되어있어
케찰코아틀(유일하게 생각나는 이름이군...--;;) 이나 다른 신화로 읽을 수 있는
라틴아메리카의 근원을 엿볼 수 없고
다만 정복자인 스페인의 문화, 정치, 경제적 식민지로서의 역사와
독립과 근대국가 수립을 위한 과정만 개괄적으로 읽을 뿐이다.

한반도의 반대편에 있는 그 나라들의 근대화, 민주화 투쟁을 보면서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 18세기에 시작된 독립전쟁부터
21세기인 지금까지 민주화 투쟁으로 그들은 여전히 고난한 삶의 여정에
있다는 사실, 멕시코/브라질/페루/칠레 등 남아메리카대륙에
자리하고 있는 그들의 스페인 정복 이전의 역사를 더 알고 싶다는 욕심,
그럼에도 이미 시작한 거 스페인이 미친 그들의 근대 이후 역사에 대해
더 깊이 있는 책을 읽어야겠다는 필요성 등이 책 뒷표지 이후에 남아있다.

아... 책을 덮고 며칠이 지나면 쓰기 싫어진다. 
책에 대한 생각은 책 읽고 나서 바로 쓰기...

<책을 읽는 중에 쓴 몇가지 얘기들>

1. 뜨거운 가슴, 차가운 현실

산 마르틴, 볼리바르
19세기 초 라틴아메리카의 독립을 위해 몸을 던진 혁명가
아르헨티나 출신의 산 마르틴과
베네수엘라 출신의 볼리바르
조금 길게 서술되어 있는 볼리바르의 성장과정에 비해
산 마르틴은 두어장으로 안데스산맥을 넘어 승리한 전쟁과
승리 후 마르틴의 선택에 대해서만 기술되어 있다.
그럼에도 산 마르틴에 대해 이유없는 애정을 더 갖게 된다.

장교 출신의 마르틴은 칠레, 페루의 해방전쟁을 치르고
역시 다른 장소에서 독립전쟁을 벌이고 있던 볼리바르와
에콰도르에서 만난다.
광대한 라틴아메리카 절반 이상에서 정복자를 몰아내고
라틴아메리카의 내일을 설계하면서
산 마르틴은 군인이 국가를 건설, 운영할 수 없다하고
해방을 위한 자신의 역할은 끝났다면서 자신의 농장으로 돌아간다.
그 이후, 권력을 쥔 자들이 그를 두려워해 집요하게 괴롭혀
결국 자신의 청춘을 바친 해방된 조국을 떠나 유럽으로 망명하고
72세의 생을 마감할 때까지 다시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반면 볼리바르는 절대적 자유도, 절대권력도 아닌 그 중간의
사회적 자유가 있는 시민사회를 꿈꾸는 자신의 희망을
신생 라틴아메리카가 안기를 바라면서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그 꿈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스스로 독재를 선언한다.
혼란스럽고 안정되지 못한 시기에 그렇듯
그는 권력으로부터 민중으로부터도 독재자라는 오명을 쓰고
버림을 받고 살해의 위기에서 탈출한 후 짧은 피신여행 중
'아메리카는 이제 통치불능이다'라는 묘비명을 남기고
47세의 나이로 죽음을 맞이한다.

조국과 자유에 대한 불타는 열정과 사랑으로 청춘과 삶을
송두리째 바치는 많은 혁명가들이 있었다.
가슴은 뜨거운데 현실은 너무나 차가워서
현실에 발을 들여놓으면 가슴은 여전히 뜨겁다하더라도
차가움과 부딪혀 식어버리든 녹아버리든
변질된 것처럼 나타나기 마련이다.

아주 짧게 언급된 산 마르틴과 볼리바르를 읽으면서
체 게바라와 카스트로가 떠오른다.
라틴아메리카의 19세기의 두 혁명가와 그들이 걸은 길,
20세기의 두 혁명가와 그들이 걸은 길.
그들과 그 길에 대해 엿보고 싶다.
또 나의 담기지 않는 욕심을 갖는다.

2. 한국에서 칠레까지의 독재정권

아침, 출근준비 중에 읽는 내용 중에
1936년 무장봉기로 스페인을 장악한 프랑코 독재정권에 대한 얘기.
약삭빠른 책략가인 프랑코는 2차 세계대전과
지리적 강점을 이용하여 경제적 발전을 이룩했지만
정치적 자유는 결코 허락하지 않았다.
프랑코를 다룬 chapter의 마지막 문장
"한국에서 칠레까지 근데에 등장했던 독재정권은
모두 프랑코의 전례를 따랐던 것이다."(pp. 417~418)
이 책에 우리나라가 등장했다.--;;

며칠 전에 쓴 듯한 메모.
잘 기억은 나지 않는데 책 속에 끼워져 있다.
아마 약간의 취기가 있는 상태에서 책을 읽다가 적은 듯.

역사는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류의 인물을 낳는다
라틴아메리카의 독립 후 독재가 대부분 국가의 정치유형이던 19C 중반.
산 마르코와 볼리바르의 피로 인해 쟁취한 독립의 성과를
갈취한 사람 중 하나인 아르헨티나의 '후안 마누엘 데 로사스'(1829~1852)
잔악무도한 방법으로 정치를 했으되
지금까지도 논의되는 그의 궤적은
'국가의 통일, 무질서의 종식, 적극적인 국제무역의 확대,
애국주의, 외국 간섭의 배제, 국내 생산력의 육성'으로 정리된다.
흔들리는 혼란의 시기에 독재와 강압으로 안정과 경제 성장을 이뤄낸
인물인가 보다.
박정희를 떠올린다. 
여전히 독재와 잔혹함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는
로사스의 치적을 읽으면서...

술 마시다 메모의 습관화를 실천한 듯 하다. 
(하지만 메모보다 메모를 했다는 사실에 대한 기억이 더 중요하지 않겠냐...)
아침에 읽은 부분과 며칠 전의 메모가 연결되었다.

정치와 경제와 사회적 관계에 무심하고자 혹은 무심해져
책읽기를 즐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새삼 민주주의라거나 사회참여라거나 사람사는 세상을
제대로 만들어 낸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2004.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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