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름부터 가을까지 두 사람을 잃었다. 두 사람 다 나만 그들을 아는 일방적 관계지만, 무엇인가 끊임없이 지기만 하는 계절 앞에서 그들의 공백이 크게 느껴진다.

다시 글로 당신들을 만나야 곧 닥칠 겨울을 잘 버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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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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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말들의 반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되기 위한 자기 최면이나 위로, 혹은 의지의 표명에 가깝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그러니 발화된 내용의 반은 거짓인 셈.

나는 괜찮아, 이해해 너의 그런 상황을...혹은 나는 그걸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는 힘이 있어. 그러니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나는 큰 도움이 필요하지 않아 혹은, 뭐가 외로워...라고 쿨내 나지 말해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수없이 반복하여 나에게 건네는 스스로의 위안에 지나지 않는지.

하지만 문맥을 읽지못하는 당신들은, 오, 다행이네.라고 안심한다. 나는 그 안심하는 얼굴을 보고 안심하지만, 아주 서서히 내 안에 뭔가가 죽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죽음, 즉 관계의 단절은 문맥 안에 진실을 숨긴 내 탓일까, 그 징후를 미처 읽어내지못한 당신들의 무심함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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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에 앉도록 진심으로 초대받은 적이 없기에, 나는 그 자리를 떠난 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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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용기라고 말할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나는 내 감정에 늘 충실한 편이었다. 그것을 누르거나 소멸시켜야 할 경우가 당연히 대부분이었으나, 어쨌든 그 감정들을 내 안에서라도 직시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면에서 나는 정직한 편이었고 그래서 가슴 안에 가진 많은 기억들만으로 충만하고 든든하다.

사랑하지 않는다해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을 때가 있는 것이다.
그것이 상대방 때문이 아니라, 공간 때문인지, 밤과 같은 시간 때문인지, 아름다운 석양 때문인지, 혹은 나의 허함 때문인지 몰라도 그냥 입 밖으로 사랑한다고 툭 뱉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는 것이다. 그럴 때 그냥 사랑한다고 말을 해야지, 그리고 사실은 아닐수도 있다고 1분 뒤에 정정해야지, 다시는 내 입에서 이따위 고백을 듣지 못할 거란 말도 덧붙여야지. 그런 기분이 들어,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한다면 말이다. 사랑한다는 말은... 아마도 20년, 30년을 산 남편에게나, 혹은 딸과 아들과...엄마에게만 진실로 할 수 있는 일상의, 그러나 정직하고 무거운 표현이겠으나 음....가을의 서늘한 바람과 석양과 또... 기운없음 때문에...내가 나에게...그렇게 던져 본다. 사랑한다. 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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