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글을 올리다가 무슨 버튼을 잘못 눌렀는지 다 날라갔다. 한참 쓴 일기를 통해 어느 정도 마음을 풀었으니 되었다. 그런 얘기였다. 모든 이에게 갔을 이 시를 담은 이미지가 어제 오늘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는. '사느라고 애들 쓴다'는 그 말이.. 오랜 지기의 편지 같았다.
얼마나 시덥지 않은 말 속에서 살아가나. 그리고 또 얼마나 하고싶은 말들을 속으로 감추었나. 그것은 때론 좋은 관계를 위한 어떤 수사일 때도 있고 또는 오래 그 인연을 가져가기 위한 절제일수도 있겠다.
해가 넘어가고, 바람이 되돌아서는 길목을 오래오래 지키고 싶다는 마음. 그렇게 마음을 먹었어도 가끔 삼킨 말들이 다시 튀어나오려 할 때, 어른스러워지려고 타이르면서 발길을 돌리는 시간들.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겠지만 가슴에 박힌 어떤 순간. 한동안 서성거리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던. 사방이 희미해지면서 그제서야 쏟아지는 마음의 말들. 그리고 지금 다시 한번 넘칠 것만 같은 말들. 지금 읽는 책의 행간 사이로 꽁꽁 숨겨놓는다. 음, 마음도 가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