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용기라고 말할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나는 내 감정에 늘 충실한 편이었다. 그것을 누르거나 소멸시켜야 할 경우가 당연히 대부분이었으나, 어쨌든 그 감정들을 내 안에서라도 직시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면에서 나는 정직한 편이었고 그래서 가슴 안에 가진 많은 기억들만으로 충만하고 든든하다.

사랑하지 않는다해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을 때가 있는 것이다.
그것이 상대방 때문이 아니라, 공간 때문인지, 밤과 같은 시간 때문인지, 아름다운 석양 때문인지, 혹은 나의 허함 때문인지 몰라도 그냥 입 밖으로 사랑한다고 툭 뱉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는 것이다. 그럴 때 그냥 사랑한다고 말을 해야지, 그리고 사실은 아닐수도 있다고 1분 뒤에 정정해야지, 다시는 내 입에서 이따위 고백을 듣지 못할 거란 말도 덧붙여야지. 그런 기분이 들어,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한다면 말이다. 사랑한다는 말은... 아마도 20년, 30년을 산 남편에게나, 혹은 딸과 아들과...엄마에게만 진실로 할 수 있는 일상의, 그러나 정직하고 무거운 표현이겠으나 음....가을의 서늘한 바람과 석양과 또... 기운없음 때문에...내가 나에게...그렇게 던져 본다. 사랑한다. 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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