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밤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우석균 옮김, 알베르토 모랄레스 아후벨 그림 / 열린책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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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의 밤]
By Roberto Bolaño

책 전반에 모순이 흐른다. 사제이지만 시골의 지저분한 풍경과 일반 농민들을 못견뎌하는, 내려다보는 화자, 국내와 해외 작가들에게 공평한 잣대를 내밀지 못하는 사대주의 평론가이면서 국내의 문학이 빛을 잃고 사라져간다는 이 화자는 전체 책을 통해 스스로 안에서 치밀어 오르는 그 모순을 한 ‘늙다리 청년’에 녹여낸다. 그 늙다리 청년은 늘 그의 모순된 마음 속에 존재해왔고, 죽을 때에 되서야 그 존재가 사라져 그는 그 안의 그 상반되는 생각들과 감정에 괴로워하며 죽는다.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고고한 척, 평민들에게 다가가려하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무도 문학에는 관심이 없으며, 칠레인들이 무지하여 그들의 가치가 사라진다고 끔찍해 한다. 이런 모순을 독재정권이라는 배경 안에 녹여내며 작가는 문학의 가치와 문학인들이 가져야 할 태도를 역설적으로 꼬집어 낸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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