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했던 부산 camp hialeah에는 hideaway park라고 불리우는 곳이 있다.
은둔(hide away)하는 공원 -
뭔가 있어보이지만 그저 부대 구석에 있는 넓직한 공터일 뿐이다.
하지만 이름 하난 나름대로 멋이 있다.
가끔 스트레스를 풀러 거니는 곳이었다면 모르지만
실제로는 힘들게 훈련을 받던 곳이다.
그래도 단 하나, 그 놈의 이름이 맘에 들어서 지금도 종종 기억하는 곳.
알라딘의 블로그가 나에겐 하이드어웨이 파크와 비슷하다.
요즘 나를 둘러싼 여러 가지 고민들을 풀어놓기에 부담이 없다.
늘 일상 속에 마주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말할 수 없는 것들도 늘어놓을 수 있다.
그러자면 일기를 써도 되겠지만 이곳에는 왠지 묘한 노출감이 있다.
노출증이라기보다는 답답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는 기분이 들기 때문에 시원한 게 아닐까.
어차피 찾아오는 사람이 없는 블로그이지만
아무도 보지 않는 일기장에 나만 볼 일기를 쓰는 것과는 달리,
누구에겐가 이야기하는 것 같은 묘한 대리만족을 주는 것 같다.
주변 사람에 대한 복잡한 생각들로부터 자유로운 곳.
이제 솔직하게 글을 쓰기에는 신경써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졌다.
그런 것들을 잠시 덜어두고 내 이야기만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육체적인 배설이 필수불가결한 것처럼
정신적인 배설 역시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 같다.
대부분은 친한 누군가에게 궁시렁대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지만...
.. 나는 아직은 나 만큼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못 만났고 앞으로도 만나기 힘들 것 같다.
당연한 얘기지... -_-^
토달거나 반박하지 않고 내 얘기를 들어주는 정도도 쉽지 않은가보다.
옳은 소릴 한답시고 정신차리라는 얘기를 하고싶은 게 어쩌면 정상일 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렇게 돌아오는 대답은 백이면 백 다 내가 이미 생각했던 부분들이다.
내 예상을 벗어나는 충고는 거의 들어보지 못한 것 같다.
역시나 자기 일은 자기가 제일 신경을 쓰니까 그런 걸까.
이미 자신도 생각했던 부분에 대한 지적이나 받으려고 그런 이야길 꺼내는 건 아닐 거다.
자신에게 가장 좋은 멘토는 가끔은 자기 자신일 경우도 있다.
다시 일주일...
내가 이 정도니까 정말 직장일로 힘든 사람들이라면
자투리 시간에 뭔가를 하는게 얼마나 힘들지 짐작이 간다.
그저 멍하니 쉬고 싶은 것.
그저 멍하니 쉬기에도 하루는 그리 길지도 않네.
하루쯤 더 쉬면 일주일을 맞을 준비가 됐다고 느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