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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드라마틱한 세계, 미드
남명희 지음 / 현실문화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80-90년대 외화를 보고 자란 세대의 의미있는 미드 오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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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드라마틱한 세계, 미드
남명희 지음 / 현실문화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넌 내 인생의 낙이야. 추억의 외화.

나의 어린 시절 미드와의 첫 만남은 과연 어떤 작품일까.
기억조차 희미한 시절. 우리는 그 당시 '미드'라고 부르지 않고 '외화'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80-90년대 외화와 함께 자란 세대들은 벤지를 기억하며 자기네 집 강아지를 보고 '뛰어! 벤지!'라고 외쳐대기도 하고, 모든 소녀들의 멘토 삐삐 롱스타킹과 수퍼특공대(자니와 글로리아)를 사랑했고, 6백만불의 사나이와 소머즈를 보며 친구들과 툭탁대며 슬로우로 싸움을 하고, A특공대를 보기 위해 늦은 밤 엄마 옆에서 말똥 눈을 뜨고 있었고, 맥가이버 가위를 갖고자 온갖 노력을 다 했고 , 전격제트작전과 에어울프를 보며 기계의 복화술을 익혔으며, 천재소년 두기를 보기 시작하면서 자판 두들기며 쓰는 일기에 로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추억의 외화들 오프닝 모음
http://nuthome.tistory.com/67

이 정도라면 우리의 어린 시절은 지금의 아이들처럼 한국 드라마나 쇼 프로그램, 아이돌에 중독되기 보다는 방송국에서 미국 사람들보다 더 미국 드라마의 연보를 꿰도록 (물론 더불어 일본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지만서도-_-) 드라마가 끝나기가 무섭게 더 재미있는 후속작을 틀어줘서 TV앞에서 떨어질 날이 없었다. 오히려 우리의 생활 중심에는 외화 챙겨보기가 꼭 있었다. 그리고 우리들은 조금씩 머리가 커지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가 IMF를 맞이하며 힘들어하면서도 오히려 미드에 위안을 받으며 견디는 세대가 되고 말았다. 사실 이런 저런 걸 생각한다면 우리 세대에서 미국드라마 박사가 나온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미드는 생활의 한 부분이며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가장 쉽고 편한 낙이기 때문이다.


파란화면에서 미드를 함께 즐길 동지를 만나다

이런 우리에게 새로운 매체가 등장한다. PC통신 그리고 인터넷.
PC통신은 TV수상기 앞에서 입이 근질근질하던 사람들을 컴퓨터 앞에 앉혀놓고 같은 동질감으로 수다를 떨게 만들어 줬다. 밤 11시, 엑스파일이 끝나는 시간, 사람들은 일찌감치 몰려들어 새벽녘까지 튕기면 또 들어오고 튕기면 또 들어오고 채팅창은 오히려 닫을 줄을 몰랐다. 

결국 시즌제의 정착으로 인하여 한 작품의 팬들은 다른 작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파란색 모니터 속에서 사람들과 소식을 나누며 팬픽과 팬아트를 그리며 심지어는 패러디 동영상까지 찍어대며 다음 시즌을 기다리고 기다렸다. 그리고 우리들은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정말 전 세계 팬들은 같은 생각과 같은 움직임 패턴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어찌나 비슷하던지.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거나, 작품을 사랑하는 거나 사랑의 표현은 만국의 공통어. 이제 온오프를 넘어 제작에까지 손을 미치고 있는 팬들의 힘은 도대체 어디까지인가. 한계가 없는 거 같다.


미치도록 드라마틱한 세계, 미드


로드쇼 시절부터 영화팬들에게 입소문이 난 워리 남명희님을 엑스파일 동호회에서 본 건 1995년도인가.
이제는 남박사가 된 그녀는 미드 오덕후라고 스스로 커밍아웃을 선언하며 <미치도록 드라마틱한 세계, 미드>라는
책을 통해 미드 보기의 설정, 특성, 팬덤, 기법 이 4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미드들은 정말 보지는 않았지만 제목은 모두 들어 본 유명한 작품들이다.


책에서 언급된 드라마 제목들

〈24〉〈위기의 주부들〉〈섹스 앤 더 시티〉〈심슨 가족〉〈환상특급〉&〈어메이징 스토리〉
〈밴드 오브 브라더스〉〈프렌즈〉&〈캘리포니케이션〉〈히어로즈〉〈하우스〉〈수퍼내추럴〉
〈어글리 베티〉〈제리코〉〈X파일〉〈버피와 뱀파이어〉〈로스트〉〈트윈픽스〉〈CSI〉&〈로 앤 오더〉
〈프리즌 브레이크〉

하지만 내 입으로 미드를 사랑한다고 말한 나 조차도 솔직히 언급 된 21개의 작품 중 챙겨 본 작품은 X파일과 히어로즈 시즌 1 정도밖에 없었다. 신기하다. 모두 다 본 것 같은 기분인데 실제로는 본 게 없다니.-_-;;
그런데 책을 읽자 마치 작품들이 꾸물꾸물 살아서 내 눈앞에 펼쳐지며 나를 봐주세요. 봐주세요. 용트림을 한다.
정말 못 본 사람은 드라마를 보고 싶게 하고, 한번 본 사람도 "어? 저런 게 있었어? " "저렇게도 볼 수 있네?" "새롭네. 한번 더 봐야겠네" 하는 마음을 갖게 만든다.  
 
거기다가 제리코 땅콩시위같은 미국 드라마 제작 뒷이야기 뿐만 아니라 우리가 잘 못 알고 있는 시즌제에 대한 정확한 개념, 미솔로지와 같이 시즌제 드라마의 이야기 구조들을 학술적으로 해체, 재구성하여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또한 세계가 한마음이라는 걸 증명하는 팬덤의 세계와 작품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숨겨진 상징들을 하나씩 집어서 먹기 쉽게 손수 까서 입에 떠 먹여 주고 있다.

오덕후를 사랑하는 작가의 글은 역시 오덕후스럽다. 책 중간중간에는 디시인사이드에서 본 듯한 단어들이 불쑥 불쑥 튀어나오기도 하고, 팬덤에 대한 이야기, 특히 X파일과 수퍼내추럴 편으로 가면 작가가 흥분하여 침을 튀기며 항변하듯한 애정어린 멘트들이 속사포처럼 쏟아져 나온다. 아마도 이건 몸으로 체득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면 쓸 수 없는, 실전에서나 얻을 수 있는 진정한 글들이기에, 아마도 워리 남명희님은 '세상을 이끄는 건 바로 광팬들이다'라는 오덕후 이론을 자기 자신을 통해 증명시키는 최초의 사람이 되지 않을까 한다.  ^^



TIP.
웹서핑으로 찾아낸 책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은 정보들 ^^


이 책을 읽다보면 지루하지 않게 곳곳에 워리님의 트레이드 마크인 카툰이 등장한다.
로드쇼 시절부터 독자 투고를 통해 알려진 워리님의 카툰은 쓱쓱 낙서같이 쉽게 그린 거 같으면서도
사람의 특징을 잘 잡아내는 귀여운 그림으로 더 많은 엑스파일 카툰과 월페이퍼를 다운받으시려면
워리님이 운영하시는 워리넷을 방문하시라. 그리고 yes24에도 워리의 북렐름 이란 제목으로
연재되는 카툰이 있으니 고고씽~ ^^


책을 편집디자인한 디자이너 야매님의 블로그 : 지구별 버스정류장
책이 어떻게 디자인되었는지 디자이너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남명희 작가님과의 만남
응모기간 8월 23일까지
2010년 8월 28일 3시 홍대 에코브릿지 라이브에서는 천삼백케이가 주최하는
남명희 작가와의 만남이 주최됩니다. 신청은 천삼백케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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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바다 - 향기로운 포토 에세이 1
김연용 사진과 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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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전공해야만 좋은 사진을 찍는건 아니다. 여기 진실한 마음으로 카메라를 들면 아름답고 감동적인 모습의 사진을 담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책. 넘실대는 바다 못지 않게 축축히 젖어있는 질척한 갯벌에서 땀흘리는 눈먼 아버지의 모습, 역광에 비춰지는 경운기, 쏜살같이 뛰어다니는 바다(개).. 사진과 함께 사진 속 담겨져 있는 또 하나의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읽으니 감동 두배.. 결국 전철안에서 눈물 흘리다. 나도 이런 사진을 찍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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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 싱글이다, 왜? - 하느님도 싱글이란 거 몰라? 제발 좀 그만 괴롭혀!
카렌 살만손 글, 에드 포더링햄 그림, 전지운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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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애초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너 , 왜 결혼안하니?' 라는 질문에 대한 근사한 대답이나 찾아볼까 하는 마음에서 가볍게 이 책을 구입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내 손에 들어온 이 책의 내용은 내 작은 기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런걸 뭘 번역을 해서 책을 냈나 싶을 정도다.

출판사였던 디자인하우스의 편집 디자인에 대한 실험정신을 높히 살 뿐, 내용적인 면에서는 너무나도 편협한 이야기들만 뿌려놓고있다. 책에서 말하는 독신의 장점은 사람의 마음을 황폐하게 하는 위험한 생각으로 가득하다. '결혼이란 것이 무능력한 자들의 선택이다. 멋진 남자들이 널려 있지 않냐.예수도 싱글이다.나이를 속여라.' 등등..거기에다 후반부에 제시한 정보들도 다 낡은 것들뿐이다.

그렇게 잘난 싱글들만 이 세상에는 존재하는게 아니다. 세상에는 아예 맘에 드는 남자를 만나보지도 못하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맘만 먹으면 온 세상의 남자들을 나 내 것으로 할 수 있는 여자만이 싱글이 될 수 있는가. 이 책은 믿음직한 솔로예찬이 못되는 듯 싶다(다행히 편집디자인덕에 별하나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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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2 - 중남아메리카 알래스카
한비야 지음 / 금토 / 1996년 10월
평점 :
절판


중국견문록을 읽은 후 한비야에 대한 매력을 느끼고 그녀의 이전 오지여행기를 담은 바람의 딸 시리즈 중 중남미, 알레스카편을 읽게 되었다. 역시 그녀의 글에서는 사람냄새가 물씬 풍겨나왔다. 뭐랄까, 한비야만의 분위기. 수다떨기 좋아하는 전형적 한국인이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똑부러지게 할 수 있는 자신감, 그러면서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 언제나 즐겁고 감사하는 마음. 직접 만나보지도 얘기해보지도 않았지만 두권의 책을 통해 실컷 수다를 떤 기분이다.

그녀는 여행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 사람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자기에 대해 충분히 정리하고 계획할 시간을 갖기 위함이라고. 나도 이런 여행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나를 찾아야하는게 아닌가 반성을 하게 된다. 고개숙인 나에게 그녀는 손을 잡으며 이렇게 얘기한다. 지금 살고 있는 인생.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심플하게,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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