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바위보
앨리스 피니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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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스트의 여왕' 앨리스 피니의 반전 스릴러! 『가위바위보』

 

이 책의 화자는 넷이다.

안면실인증이 있어 아내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애덤', 주말 여행으로 소원해진 부부 관계를 극복하고 싶은 '어밀리아', 매년 결혼기념일마다 보내는 편지를 쓰는 '애덤의 아내', 예배당을 개조한 숙소밖에서 몰래 애덤 부부를 엿보는 '로빈'

 

결혼은 실패하지 않는다. 사람이 실패할 뿐이다. (p.7)

 

애덤과 어밀리아 부부는 관계가 소원해져 서로를 믿지 못하고 자꾸만 삐걱거리는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 어밀리아가 여행권 추첨에서 당첨이 되어 주말을 이용해서 둘은 여행을 떠난다. 목적지에 가는 동안 눈보라가 치기도 하고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다. 예배당을 개조해서 만든 숙소인 건물 주변에는 작은 오두막과 양목장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음산하고 유쾌하지 않은 기분이 들고 심지어 누군가 자꾸 자신들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스테인드글라스에 종교적 장면이 아니라 다양한 색상의 얼굴들이 담겨 있다. 얼굴 하나가 움직인 순간 온몸이 굳는다. 나는 비명을 지른다. 창밖의 흰 얼굴은 그림이 아니라 실물이다. 누군가가 창문을 통해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 (p.79)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없는 숙소인 것 같지만 먹을거리와 와인이 있는 곳을 알려주는 누군가 써 놓은 쪽지를 발견하고 찾아낸 식량. 일단 왔으니 하루 머물다가 가기로 한 애덤과 어밀리아. 하지만 함께 온 반려견 '밥'이 없어지면서 이상하고 심상치않은 누군가의 장난에 휘말린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두 사람. 다음날, 두 사람은 떠나려 하지만 누군가 일부러 차바퀴에 펑크를 낸 사실을 발견한다. 휴대폰도 터지지 않고 난감한 상황에 처한 애덤과 어밀리아.

 

그리고 새로운 인물 '로빈'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점점 절정으로 치닫고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  인물들 마다 각각의 결핍이 하나씩 있었는데.. 안면실인증도 모자라 어린시절 충격받은 사건으로 악몽에 시달리며 사는 애덤, 태어나자마자 부모가 사망해 입양 가정에서 자란 깊은 사랑과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는 어밀리아. 재능이 있지만 아버지의 독선적인 양육방식에 피해의식이 많은 로빈.... 그 결핍으로 시작된 이 사람들의 연결된 이야기.. 쉴새 없이 넘기다가 생각지도 못한 엔딩.. 흐어억..... 와, 이게 참....

 

 

 

■ 책 속 문장 Pick

 

인간관계도 책처럼 마음대로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책은 읽다가 재미없을 경우 덮어버리면 그만이다. 세상에는 읽어야 할 책이 널려 있고 선택은 자유다. 영화나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다가 덮어버린다고 죄의식을 느끼거나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쓸 필요 없다. 책을 읽고 느낀점은 말하지 않는 이상 아무도 모른다. 책과 달리 사람과는 반드시 끝을 봐야 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사람 사이의 관계는 만족스럽게 맺어지기 어렵다. (p.68)

 

사람들은 대부분 눈을 감고 살아간다. 책들은 온갖 비밀을 숨기는 데 능숙하고, 닫힌 책이라면 더욱 그렇다. 닫힌 사람처럼. (p.181)

 

나쁜 사람들은 벌을 받아야 한다. (p.210)

 

누구나 실수를 한다. 살다보면 바라지 않은 일이 연이어 발생하지만 삶은 계속된다. 로빈도 과거에 저지른 실수가 떠오를 때마다 후회에 사로잡히지 않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비밀은 언제까지나 비밀로 남지 않는다. 로빈이 과거의 일로 묻어두고 싶었던 그 일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과거의 잔재가 현재를 뒤덮었다. (p.248~249)

 


넷플릭스 TV 시리즈 영상화 결정되었다고 하는데... 올 여름 등골 오싹.. 서늘함을 건넬 스릴러 소설 『가위바위보』 추천... :D

 

반전 스릴러 『가위바위보』 .. 스릴러 소설이지만 이상하게 인간관계 등의 인생의 교훈이 크게 와 닿았다. 그리고 세상에 비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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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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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인류 - 죽음을 뛰어넘은 디지털 클론의 시대
한스 블록.모리츠 리제비크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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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인공지능 기술 개발, AI와 인간다움, 불멸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두 번째 인류』

 

 

사랑하는 가족의 모습을 디지털로 그대로 구현해 만날 수 있는 MBC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목소리와 외형까지 그대로 복제하여 가상 세계에서 만날 수 있는 프로젝트였는데.. 그때만해도 너무 신기했고 내내 어떻게 이런일이 가능한지에 대한 놀라움과 함께 어떻게 저런 일이 가능하지?라는 의문이 있었던 것 같다.

 

 

 

인간과 기계 사이의 경계는 사실상 점점 흐릿해지는 추세다. 그 경계가 어디에서 생기는 것인지 더 자세히 알고 싶었다. 우리는 '유일무이한 나'라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어디에서 솟아나는 것인지 자문했다. 그리고 인생이 왜 그토록 짧게 느껴지는지 역시 질문했다. (p.248)

 

 

 

기계에 인공적인 의식을 넣을 수가 있는건가..? 디지털 영혼의 불멸이 가능한 건가? 디지털 클론이 굳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기술적인 면에서는 앞서가고 있으나 이미 앞서나가는 기술에 나는 따라가지 못 하고.... ㅠㅠ 삶은 삶대로 죽음은 죽음대로 디지털은 디지털대로 그냥 순수하게 주어진 그것대로 마주하면 안되는 건가.... 하지만!

 

 

오늘날 젊은이들은 그들이 10대 때 한 일들이 성인이 되어서 그대로 되돌아올 수 있는 세상에서 자란다. 아주 어릴 때부터 벌써 미래의 커리어를 신경 쓰는 사람들은 치기어린 시절에 남긴 어리석은 행동, 말, 농담, 장난, 실험 등이 수십 년 후에 자신의 약점으로 돌아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열두 살 때부터 온라인상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다. 인터넷 시대의 젊은이들에게는 실수할 권리가 주어지지 않는다. (p.347)

 

 

이처럼 반대의 또 다른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디지털(인터넷 등) 세상에 남겨진 나의 흔적들에 대한 것이 특히 크게 와 닿았는데.. 뭐랄까.. 신중하지 않으면 실수할 수 있고, 그 실수가 후에 화제가 될 수 있는 이슈들.. 많이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다..

 

음. 나는....... 솔직히....... 어떤 식으로든 '불멸'을 살아야 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 하겠다. (나 꽉 만힌 사람인가봉가?) 아니.. 굳이 나와 똑같이 말하고 똑같이 행동하고 생각하는 디지털 클론에 대한 나의 시선은 조금 부정적이다. 지금을 살기도 벅...차...요.... (응?) 이 책을 덮고나서는 지금 현재를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더 확고해졌다는.... :)

 

다양한 형태와 방법으로 디지털 클론으로 영원히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두 번째 인류』 .. 조금 더 시야를 넓히고, 조금 더 생각해 볼 디지털 세계의 삶. 책 자체는 흥미로웠고 신선했고 굉장히 미래지향적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내가 생각이 많이 닫혀있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한번 쯤 읽어보면 좋을 주제가 담긴 책이었다. :D

 

 

 

#두번째인류 #한스블록 #모리츠리제비크 #흐름출판 #인문교양 #디지털 #디지털클론 #미래사회 #도서지원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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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한국사 - 5천 년 역사가 단숨에 이해되는
최태성 지음 / 프런트페이지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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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이야기앞에서 주눅이 든다면 지금 당장 이 책을 펼쳐라"

 

 

고조선부터 현대까지. 5천 년 역사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큰별쌤 최태성의 『최소한의 한국사』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되는 이야기. 이렇게 재밌게 읽을 수 있는 한국사라니. :D

 

 

 

 

◆ 이 책의 Point

 

- 5천 년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전체적인 맥락과 흐름.

- 간혹 등장하는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초간단하고 귀여운 일러스트.

- 조금더 확실하고 자연스럽게 기억될 대표적인 문화유산들의 사진과 설명.

- 그리고 재밌고 자신감이 생기는 최태성 작가의 명쾌한 한국사 설명

 

 

 

전부 너무 재밌었지만... 몇가지만 적어본다면...

 

연산군의 시대를 상징하는 '젓갈'과 '흥청망청' 두 단어. 인간이 참. 끔찍하고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조의 탕평책을 상징하는 궁중요리가 '탕평채'라는 것, 사도세자가 의대증(옷을 입지 못하는 병)이 있었다는 것, 정조하면 규장각, 수원 화성 설계는 정약용, 순창고추장의 유래... 등등등... 분명히 배운 것 같은데.. 배웠을텐데.. 굉장히 새삼스럽고 재밌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왕은 '왕의 나라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유일한 시기'(p.233)였다는 숙종. 많은 사람들이 죽은 반면 또 많은 업적을 해낸 것 같다. 숙종의 업적 뒤로 숙종의 이야기 중에 또 기억남는 건 독도가 조선 땅임을 확실하게 해 낸 건 숙종이 아니라 안용복이라는 어부였다는 사실. (엄훠!) 일본 정부로 가 독도는 일본 영토가 아님을 확인 받고 오는데 조선 관리를 사칭했다는 이유로 굉장한 일을 해냈음에도 불구하고 귀양을 가게 되었다는 것. (와. 그랬구나.)

 

현대로 넘어와서 나라가 돈이 없으니까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건 말건. 한-일 수교, 베트남 파병 등으로 경제적인 지원을 받도록 나름의 방법을 쓴 박정희 정부. 휴. 참. 그 이후의 정권도 참... 할많하않.. ㅋㅋ

 

 

현재를 사는 우리 역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p.349)

 

 

내가 대한민국의 역사에 티끌만큼의 존재감도 없겠지만.. 저자의 말에 지금은 살고 있는 한 번 뿐인 인생을 어떻게 잘 살아야 할지 생각해 보게 되는 책의 엔딩. (괜히 눈물나네.) 역사를 알아가는 것만이 아니라 내 인생의 시야를, 내 삶의 시선을 한 번 더 둘러볼 수 있게 해 준 책.

 

『최소한의 한국사』 이 책은 정말 쉽게 쏙쏙. 복잡하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아서 정말 재밌게 읽었다.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할 수 있었을만큼. 이래서 최태성쌤 최태성쌤 하나보다.

 

 

 

■ 책 속 문장 pICK

 

역사에서 구체적인 사실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이런 드라마 같은 순간을 기억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고 봅니다. 어렵고 힘든 순간을 이겨낸 경험 같은 것들 말입니다. (…) 강한 상대와 맞서더라도 주눅 들지 않고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는 것. 그것이 역사를 배우는 이유일 것입니다. (p.40)

 

 

세종의 가장 큰 업적을 말하라 하면 훈민정음의 창제를 꼽을 것입니다. 세종은 많은 인재와 함께하기 위해 집현전을 만들었습니다. (…) 훈민정음이 탄생하는 과정은 결코 녹록지 않았어요. 대신들의 반대가 워낙 심해서 다 만든 뒤에도 반포하기까지 몇 년이나 걸렸습니다. 그만큼 저항이 컸다는 거지요. (…) 우려와 달리 훈민정음은 민족 문화를 꽃피우는 원동력이 됐어요. 최만리는 중화주의 세계관에 갇혀 시대 너머를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지요.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지금 나의 시야는 어디에 머물러 있을까' 하는 서늘한 생각이 듭니다. (…) 시간이 흐른 뒤에 보면 지금은 옳다고 믿었던 생각이 나중에는 굉장히 편협한 시선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시선을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입니다. (p.194~195)

 

 

명분도 좋고 의리도 좋지만, 전쟁의 원인을 제공하는 지도자가 과연 유능한 지도자인지 의문이 듭니다. 청과의 화친을 끝까지 반대했던 신하들은 '나라가 망해도 의리는 저버릴 수 없다'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이게 무슨 망발인가요? 한 나라를 이끌어가는 이들의 역할은 무척 중요합니다. 두 차례의 호란은 지도자의 덕목, 그리고 정치인의 덕목이란 무엇인지 한번쯤 고민하게 하는 역사인 것 같습니다. (p.219)

 

 

화려한 성장의 이면에는 저임금에 시달렸던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1970년에는 전태일 분신 사건이 발생합니다. 근로기준법 준수를 주장하며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인 전태일이 요구한 것은 대단한 게 아니었습니다. 하루에 10~12시간만 일하게 해달라는 것, 일주일에 한 번만 쉬게 해달라는 것이었어요. 지금 보면 말도 안 될 정도로 소박한 요구예요. 그조차도 당시에는 불가능했던 것입니다. 우리가 겨제성장을 이룩한 데는 쉬는 날도 없이 온종일 일했던 노동자들의 공이 있었습니다. (p.335)

 

 

 

학창시절에는 암기형식으로 공부했었는데. 그래서 지금은 역사를 듣고 다시 보아도 갸우뚱하게 만든다. 마치 처음 알게된 사실을 접한 것처럼. ㅋㅋㅋ 그저 달달달 외우기만 했었는 그 시절의 후유증이려나..... (알던 역사도 머릿속에서 엉켜있지말이오...)

 

정말 한국사를 재밌게 알고 싶다면 이 책이닷!!!! :D 이제 조카님과 퀴즈배틀 할 수 있을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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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이고 진실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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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의 여자 친구들 위픽
박솔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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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등장 인물 강주는 중부시장을 거닐다 '움직임 연구회 중부지구' 간판을 발견하고 워크숍에 참석하게 된다. 첫 워크숍에서 자기 소개를 하던 중 연구회 회원인 보훈이 강주에게 다가와 등과 팔을 맞대고 각자의 팔을 움직여 본다. 강주는 자기 소개를 제대로 마치지 못 했지만 움직임에 집중할 수 있다는 알았다. 낯설지만 자연스러운 그런 움직임.

 

강주는 계속해서 움직인다. 알바중인 동대문 시장에서도, 지하철의 진동을 느끼면서도, 스케이트보드 바퀴가 바닥을 구르는 소리에도. 쉬지않고 반복해서 움직였다. 강주 자신이 움직이거나 소리나 진동으로도 움직이고 있었다. 무의식적인 움직임이거나 의식적인 움직임이거나.

강주와 연구회의 회원인 보훈, 강주와 친구 성민, 그리고 강주와 애리 .. 또 다른 누군가와 마주할때의 고민인걸까..? 자연스러운 맞닿음에 대한 두려움인걸까..? 새로운 현실에 대한 걱정이려나..?

 

그러면 우리는 서로를 알지 못한 채 반복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살아가기를 하겠지. (p.41)

솔직히 완전하게 쉽지 않았다. 그리고 왜인지 모르겠지만.. 책을 덮고나니 그냥 좀 걷고 싶어졌다.

 

 

 

■ 책 속 문장 Pick

강주는 지하철을 기다리며 의자에 기대앉아 어딘가에 현실이 있고 그리고 그것이 나의 현실이고 나는 이 현실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그런 나의 현실적임이 철저하게 다가올 때가 있는데…… 지하철이 멈추고 문이 열린 지하철에 올라타며 지금이 선명하게 그런 때라고 강주는 말했다. 누구에게냐면 이렇게 확실한 자신의 현실에게.  (p.17)

 

(…) 주저앉은 강주를 밤의 내가 일으켜 세울지 우리가 끊임없이 스쳐갈지 혹은 누군가 우리의 어깨를 두드리고 뒤를 돌아보아야 할지 도망쳐야 할지 발이 묶인 듯 움직이지 않을 때 그럴 때 우리는,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p.50)

 

 

#극동의여자친구들 #박솔뫼 #위즈덤하우스 #단편소설 #위픽 #wefic #위피커 #도서지원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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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쿠쿠 랜드
앤서니 도어 지음, 최세희 옮김 / 민음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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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의 앤서니 도어 작가의 최신작 『클라우드 쿠쿠 랜드』

 

 

실존했던 고대 그리스의 안토니오스 디오게네스가 쓴 가상의 작품 클라우드 쿠쿠 랜드를 중심으로 700여 년의 시간을 오가며 다섯 명의 인물이 등장해 전개되는 이야기. '클라우드 쿠쿠 랜드'는 몽상의 세계를 뜻하는 말이다. 동명의 그리스 소설 속 주인공이 찾아 떠나는 유토피아 그리고 주인공 안나, 지노, 콘스턴스, 오메이르, 시모어. 각자 다른 시공간에 사는 이들과 한 권의 책이 주축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우주선 아르고스호에 탑승 중인 콘스턴스. 연고도 없이 외로웠지만 유일하게 반겨준 공공 도서관에 문학에 눈을 뜬 여든 살의 지노. 폭탄 테러를 시도하려는 고등학생 시모어. 보다 더 넓은 세상을 갈망하는 안나. 언청이로 태어나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부지한 오메이르. 각각 너무 다른 상황이지만 각자의 세상에서 소외되는 인물들이다. 조금 더 나은 현실을 마주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렇게 그런 순간에 만난 고대 그리스 소설 『클라우드 쿠쿠 랜드』 .. 이들의 운명은 어찌될지..

 

 

이야기의 스케일이 어마어마했다. 그 거대함 속에서 허우적대기도 했지만 상상력이 넘치는 소설이었다. 감정을 건드리는 문장들은 물론 서로가 연결되어 있는 듯한 정교한 순간들. 그 순간에 나는 다양하고 다채로운 주제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필력에 놀라움을... (우와)

 

한 권의 책이 수천 년이 지났음에도 살아남고, 다른 시공간을 살고 있는 다섯 명의 주인공들이 각자만의 방식으로 그 책을 발견하고.. 그 책을 지키기 위함이 돋보였던 이야기. 책을 위한 책.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책. :D

 

 

 

■ 책 속 문장 pICK

책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죽는다. 불에 타거나 홍수에 쓸리거나 벌레들의 먹이가 되기도 하고, 또 변덕스러운 폭군을 만나면 죽기도 한다. 보호하지 않으면 책은 세계 밖으로 빠져나가 버려. 그리고 책이 세계 밖으로 사라질 때, 기억은 다시 한번 죽는다. (p.78)

 

"얘야, 세상에 변치 않을 것처럼 보이는 것들 ㅡ 산, 부, 제국 ㅡ 이 있지만 영원함이란 환상에 지나지 않아. 그것들이 늘 그대로일 것처럼 보이는 건 우리 삶이 너무 짧기 때문이야.  (P.240)

 

 

시간이야. 하루하루, 일 년 또 일 년, 시간은 이 세계에서 오래된 책을 지워 버린단다. (p.239)

 

저 책 한 권 한 군이 하나의 문, 또 다른 자소와 시간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란다. 네 앞에는 창창한 삶이 펼쳐져 있어. 그리고 앞으로 넌 오늘 본 것을 평생 누리게 될 거야.  (p.292)

 

 

 

방대한 분량과 다섯 주인공들의 시점이 전환되며 전개되다보니 정신없을 수 있지만.. 금세 몰입할 수 있을 소설이었다.  저자의 전작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이 너무나 궁금했는데 이 책을 계기로 읽어봐야겠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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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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