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호신 크리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0
이송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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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등장인물 _ 주인공이자 주변을 잘 보살피던 착한 심성의 아이였지만 어떤 사건으로 인해 삐뚤어진 이한조, 어설프지만 사랑스러운 예비 수호신 크리커, 약했지만 점점 단단해지고 있는 지승현, 이 소설의 악역이나 악역 같지 않은 악역을 맡고 있는 알고 보니 괜찮은 아이 권승재, 친구 앞에 용기를 버려 미안한 마음의 덩어리가 있는 양궁선수 양해윤, 독특하지만 매력 터지는 보현 스님.

 

 

"모든 십대에겐 그들을 지켜 주는 수호신이 존재해." (p.35)

 

 

양궁 선수였던 엄마가 사고로 돌아가신 게 모두 내 탓이라 자책하는 한조. 어느 날 크리커의 등장으로 한조의 일상이 조금씩 변화한다. 권승재에게 맞는 이한조 앞에 나타난 크리커. 이한조는 만화 같은 일을 마주하자 크리커를 외면하고 가라며 뿌리친다. 하지만 갈 곳이 없고, 한 번 세상에 나오면 퍼즐을 채울 때까지 돌아가지 못한다는 크리커. 한조의 수호신이므로 한조가 성장할 때마다 퍼즐이 채워지고 본래 있던 한조의 목걸이의 크리커로 돌아갈 수 있다 하는데...

 

주변을 잘 보살피던 한조. 어떠한 계기로 이제는 남에 일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 냉한 한조가 껄끄러웠던 권승재 무리들. 그들은 호시탐탐 한조를 괴롭힐 생각을 한다. 약한 승현은 매번 그들에게 아프다. 그런 승현을 도와주는 한조. 승현은 한조가 고맙다. 크리커는 계속 한조 곁을 맴돌고 여러 상황들을 마주하며 한조와 승현, 승재, 크리커..가 성장하는 모습이 참 예쁘고 사랑스러웠던 『나의 수호신 크리커』

 

특히 해윤을 도와주는 지한조. 해윤이가 고맙다며 한조 손에 쥐여주는 크리커. 그 둘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한조와 한조의 엄마의 모습이 오버랩이 되어 보이기도 했고...

 

"내 화살이 과녁에 제대로 날아가도록 도와준 건 한조, 너야. 잊지 않고 힘낼게."

양해윤이 내 손에 크리커를 쥐여 주었다. 이게 뭐라고, 이 작은 물건이 뭐라고. 입안은 한없이 달았고 코끝은 두통이 올 정도로 따가웠다. 어쩌다 돌아봤을 뿐인데, 어쩌다 양해윤의 사정을 알았을 뿐인데, 어쩌다 발길이 가 닿았을 뿐인데, 나는 예전의 이한조가 된 기분이었다. 엄마가 내게 크리커를 건네며 "우리 아들, 친구의 어려움도 알고 주변을 돌아볼 줄도 아는 멋진 사람으로 자라줘. 이건 엄마가 주는 선물."이라며 안아 주었던 그때로 되돌아간 것 같았다. (p.178)

 

 

크리커가 한조 앞에 수호신이라며 나타나 전개되는 이야기.. 점점 승현, 승재, 해윤 그리고 한조.. 서로에게 서로가 수호신이 되어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의 힘듦을 외면하지 않고 옆에서 묵묵히 손잡아 주는 친구 사이.. 그리고 같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너무도 잘 표현되었던 것 같다. (좋았잖아..?! )

 

수호신은 누구에게다 다 있겠지.. 아마도 바로 자기 자신의 믿음과 소신 그리고 곁에 있는 누군가의 다정한 손길... :)

 

 


 

■ 책 속 문장 Pick

 

p.25_ 엄마가 그랬다. 친구란 별것 아닌 일에도 함께 기뻐하고 힘이 되어 주는 존재라고. 추상적이기만 했던 그 말이 내 영혼과 피부에 한 땀 한 땀 새겨졌던 모양이다. 그랬으니 그날, 같은 반 아이가 이유 없이 당하는 폭력을 외면하지 못하고 뛰어들었다.

 

 

p.52_ "이한조. 모두가 날 투명 인간 취급할 때 네가 건넨 한마디가 날 다시 일어서게 했어. 내일은 학교에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가고 싶다고 말이야."

 

 

p.87_ 인간은 원래 외로운 존재라고 하지만 개인이 감당해야 할 외로움에도 적정선이 있는 게 아닐까.

 

 

p.134_ 모든 것이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시절이 누구에게나 있다. 활을 처음 잡던 날, 자세도 서툴고 힘 조절에도 실패하고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마음은 이미 과녁의 정중앙에 명중했는데 몸이 따르지 않아 화도 나고 속상했다. 내 활을 잡아 주며 화살이 멋대로 나가지 않도록 하는 크리커의 중요성을 설명해 주던 엄마. 그런 말을 해 줄 사람은 이제 없다. 위로든 무엇이든 이제는 나 혼자 해야 했다.

 

 

 


 

 

기대 이상으로 너무 좋았던 책 『나의 수호신 크리커』 .. 완전 추천!

지금 어떤 이야기라도 들어줬으면 하는 청소년 친구들 혹은 친구와의 관계에 고민있는 친구들, 어떤 응원이 필요한 누구든.. 읽어보면 참 좋겠다. 진심.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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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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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역사 4 - 진실과 비밀 땅의 역사 4
박종인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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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따라 걷는 박종인 작가의 역사 인문서 『땅의 역사』 네 번째 이야기!!

이번에는 땅의 진실과 비밀을 파헤친다.

 

1장 비밀 |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니라

2장 진실-조작된 신환 | 혹세무민이, 어이없지 않은가!

3장 진실-호란과 사대 | 그대는 어느 나라 대신인가

4장 진실-영정조 흑역사 | 텅 빈 시대가 있었느니라

5장 진실-시대의 갈림길 | 새 세상을 꿈꿨느니라

 

에서는 플라터너스 숲의 정체와 책쾌들의 대학살 사건 그리고 8일 왕비로 알려진 단경왕후에 대한 이야기를.  에서는 정약용과 이순신을 둘러싼 진실을. 에서는 수많은 역사적 인물들과 사람이 사람을 잡아 먹은 잔혹한 이야기를. 에서는 영조와 정조의 흑역사. 에서는 일본에게 당하기만 하는 위기의 시대를 다룬다.

 

아니 어쩌면 이렇게 생전 처음 듣는 것만 같은 이야기인지... 흥미진진.. 개인적으로는 1장과 4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특히 책쾌 이야기. '강감회찬', '청암집' 청나라 책에 조선 왕실을 비방하는 글이 있다며 책을 불태우고 저자를 처벌하는 것은 물론 유통시킨자.. 책쾌들도 전원 색출하여 곤장을 치고 수군으로 보냈다고 한다. 책을 읽거나 관련되어 있는 모든 자들은 안 좋은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청암집'은 존재하지 않는 책이라는데도 영조는 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결국.. 1771년에는 서점이 없는 나라에 판매상이 사라진 날이 되었다 한다.

 

이런....... 영조.... 그럴일이야? 흠..

 

4장에서는 판결따위 중요하지 않은.. 그냥 죽음이라는 결말이 정해져있는 무자비한 여러 형집행이 기억에 남는다. 상상만해도 너무 징그럽고 소름끼치는 고문과 형벌. 사극에서도 본 적이 있지만 책으로 마주하니 또 다른 느낌이었다. 왜 그렇게 무식하게 그래야했을까..? 왜 그렇게 인간적이지 못하게 그랬을까..? 책 속에 수록된 몇 장의 사진에.. 후덜덜..

 

이 외에도 역사 이야기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점점 멀어지고 있는 그 옛날을 우리는 전부 기억하지는 못할지라도 이렇게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3권에 이어 흥미롭게 읽은 『땅의 역사 4』.. 역사에 대해 조금 더 재밌게 다가가는 『땅의 역사』 시리즈.

 


 

◆ 책 속 문장 Pick

p.71~72 _ 기억이 추억이 되고 추억은 역사가 된다. 쓰린 추억도 추억이고 아픈 역사도 역사다. (…) 플라타너스들은 1951년 촬영된 미군 항공사진에도 등장하니, 총독부가 심은 나무일 확률이 크다. 일제강점기의 복잡하고 서글프고 강요된 역사를 견디며 자라나 어느덧 역사와 함께 늙어버린 나무들이라는 말이다. 왜 이들을 '일제의 잔재'라며 폐기 처분하지 않았는지 이유는 알 길 없으나, 그 덕에 우리는 키 큰 나무들이 품고 있는 역사를 호흡하며 도심 산책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p.82 _ 서점 없는 나라에서 책에 대한 수요는 책쾌가 책임졌다. 외판원들이다. 어떤 방법으로든 책이 필요한 사람에게 책을 공급해주는 직업군이었다. 사대부들은 책쾌를 통해 필요한 책을 구입했고, 살림이 궁할 때는 몰래 팔았다. 그런데 1771년 여름 그들이 대학살을 당한 것이다.

 

p.103 _ 왕과 왕비들이 죽고 세월이 흐르니, 1592년 4월 임진왜란이 터졌다. 그해 9월 일본군이 중종릉인 정릉을 파헤치고 관을 불태웠다. 중종 시신은 끝내 찾지 못했다. 지금도 정릉 봉분 속 관은 비어 있다. 석 달 뒤 문정왕후의 태릉과 그녀 아들 명종의 강릉이 훼손됐다.

 

p.217 _ 세상은 이제 '아비가 자식을 죽이고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으며 용과 뱀처럼 악독해진' 지옥이었다. (1697년 4월 22일 『숙종실록』)

 

 


 

이 책의 끝에는 책 속에 수록된 중요 답사지에 대한 안내가 간략하게 담겨있다. 간략한 안내도 감사하지만 혹시나 책을 통해 관심있는 곳이 생겼다면 검색을 통해 자세하게 잘 알아보고 가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D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더 흥미롭게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땅의 역사』 .. 우리가 미처 몰랐던 역사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땅의 역사』 시리즈를 읽어보는 것을 추천해본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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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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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모른 채 어른이 되었다
을냥이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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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가 많으니 그냥이라고 할 수 밖에」 을냥이 작가의 따뜻한 위로.

 

전작도 위로와 공감, 제목도 너무나 와닿았던 을냥이 작가의 최신작.. 『아무것도 모른 채 어른이 되었다』  일, 꿈, 사랑, 관계 등 어른이 되어도 어렵기만 한 세상 속에서 건네는 다정한 위로가 담겨있다.

 

을냥이 작가의 경험담을 진솔하게 담은 이야기들에 공감하다가도 상처가 짙은 어느 날이 생각나 마음이 아팠다. 나 또한 을냥이 작가처럼 그런 날들을 겪어온..... 어른이지만..... 어른이기 때문에.....

 

위로가 담긴 조언의 다정함이 좋았다. 근데 이게 참 그래. 건넨 조언들이 너무도 잘 알겠는데도 마음으로는 잘 안된다는 것.... 괜찮다괜찮다 스스로 다독이다가도 마주한 현실에 지난 상처가 쑥 들어오는 현실과 상처의 대립.. ㅠ 어쩌면 이 전부가 마음의 문제이겠지....


일은 물론 꿈과, 사랑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아파보지 않은 어른이 있을까. 힘들고 지쳐서 울고 싶어도 그냥 지금을 참고 있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이제 막 사회 초년생이 되어 현실에 조금씩 생채기가 생기는 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시기를 지나온 이들에게는 엄청난 공감이 될 듯...

 

 


 

 

◆ 책 속의 문장 Pick


'괜찮아'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어른들에게, 마음에 제각각의 슬픔을 품은 채 꿈 참으며 살아가는 어른들에게 가끔은 먼저 물어봐 주는 건 어때요?

"괜찮아?"라고

내가 먼저 손을 내민 그 누군가는 언젠가 내가 가장 힘들때, 괜찮냐고 물어보며 손을 내밀어줄 거예요. 그렇게 서로에게 의지하고, 의지가 되어주며 어른들의 슬픔을 버텨나가는 거예요. (p.17)

 

그 어린 나이에 왜 그렇게 혼자 힘들어했을까, 어째서 더 어른인 사람들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을까. 회사 화장실에서 홀로 눈물을 닦던 나에게 그곳은 나쁜 회사였을 뿐이고, 당시의 경험은 어른이 된 후에 겪는 성장통이었다고 말하며 과거의 나 자신을 끌어안고 다독일 수 있을 만큼 지금의 나는 성장했고 강해졌어요. (p.44)

 

누구나 실패는 해요. 성공의 배후에는 어느 시점에나 실패가 도사리고 있어요. 성공한 이들이 계속 도전해 성공을 거머쥐는 이유는 그것을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막연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시행착오'였을 뿐이라 생각하는 건 어때요? (p.68)

 


현실이 나를 배신하더라도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내속에 잠재된 가능성을 의심하지 말아요. 세상에 완벽한 것이란 없답니다. 그저 내 눈에 나 말고 다른 사람만 완벽해 보이는 거예요. 나는 나만의 경험이 담긴 훌륭한 참고서를 들고, 그 안을 채워나가며 꾸준히 한 발 한 발 나아가면 돼요. (p.73)



아픔은 찰나로 잊고, 좋은 기억은 오래 가지고 갔으면 좋겠어요. 떠올릴 때마다 끙끙 앓는 아픔 불행 대신 대체할 수 있는 행복이 있기를, 당장 정말 죽을 만큼 아프더라도, 시간이 지나 진정한 내 사람들과 함께 웃으며 "그땐 그랬었지"라고 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요.  (p.212)



 




그렇게 이 책 속에 담긴 위로를 하나씩 꺼내다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또르르.... 나 또한 아무것도 모른 채 어른이 되었고.. 참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흔들리지 않고, 울지도 않고 .. 매 순간 당당한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상처를 받은 여리고 속이 무른 어른이 되어버렸네? ㅠㅠ

 

요즘 딱 토닥임이 필요했는데.. 이렇게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분주했던 생각이 정리가 되는 것 같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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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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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려는 관성 - 딱 그만큼의 긍정과 그만큼의 용기면 충분한 것
김지영 지음 / 필름(Feelm)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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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행복'이 아닌, 대체로 불행하더라도 결국 스스로 행복해지고야 마는 '단단한 행복'을 위해

 

2018년 2월부터 동아일보 [2030세상]에 연재해온 칼럼의 일부를 단행본에 맞춰 수정하여 엮은 『행복해지려는 관성』.. 디지털 콘텐츠 마케터이자 작가인 저자는 정해진 형식의 글을 꽤 오래 써오다보니 글의 끝은 긍정으로 맺으려는 관성 같은 것이 생겨버렸다고 한다. 딱 그만큼의 긍정과 그만큼의 용기면 충분한 것이라며 단순한 듯하지만 다정하고 진실된 저자의 마음이 담긴 책 『행복해지려는 관성』

 

 

Part 1. 발견하기 _ 별것 아닌 일상일지라도 '그래도'

Part 2. 정의하기 _ 내 식대로의 행복

Part 3. 유지하기 _ 바로 지금 여기서 행복할 것

 

 

긍정, 스스로의 행복 정의 그리고 바로 지금 여기서 행복을 유지하며 행복해지는 관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의 중간중간 질문이 있고 질문에 대한 답을 적어볼 수 있게 여백이 있다. 나를 조금 더 바라보고 지금 순간에 내 방식대로의 행복을 찾기를 바라는 저자의 진심이 담겨있다.

 

'마음 방학'이라는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지극히 사소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 삶과 나를 화해시킨다는 내용 또한. 현실과 행복을 조율하는 '지금 나의 기분'만을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보는 것.. 아.. 나 맨날 방학 중이겠는데? ㅋㅋ

 

저자의 경험과 함께 뭔가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던 책의 문장들. 그랬기 때문일까 공감되는 문장들이 많았다.

 

 


 

 

 

가끔은 용도 없는 시간도 필요하다. 죄책감 없이 낭비할 수 있는 그런 시간 말이다. 멍 때리기를 조금 더 격상시켜 표현하면 명상, 사색이다. 비워야 채울 틈이 생긴다. 효율이라는 명목하에 모든 시간을 여백 없이 빼곡히 채우기만 한다면, 그 어느 틈으로도 내적 대화는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멍 때리기는 뇌 건강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하니, 이제 그만 해묵은 죄책감은 거두어도 되지 않을까. (p.65~65)

 

외롭고 치열했던 때때로 두려웠던 시간들을 돌아보며 느끼는 것은, 결국 우리는 온기 없이 살 수 없는 존재라는 것. 익숙함에 소중한 줄 몰랐던 보통의 나날, 관계들이, 사실은 가장 깨어지기 쉽고 귀한 가치라는 것. (p.80)

 

내일 당장 내가 죽는다면, 나는 어떤 말들로 정의 될까. 나아가 나는 어떤 말들로 기억되고 싶은가. 삶의 엔딩에서 나를 정의 내릴 말들을 미리 고민하고, 오늘 나의 정의와의 간극을 메우는 일. 보다 만족스러운 엔딩을 맞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 아닐까 문득 생각해본다. 이를테면, 모르긴 몰라도 자신의 일을 사랑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 것은 분명하므로 일단 오늘은 거기에서부터 시작해야겠다. (p.100)

 

해를 거듭하면서 종종 감당하기 힘든 슬픔을 맞닥뜨린다. 아무리 기를 쓰고 털어내려고 해도 도저히 가시지 않는 불안과 우울. 그럴 때 결국 위로가 되는 것은 여행도 잠도 다이어리도 아닌, 사람. 나의 슬픔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이다. (p.219)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생긴 오해는 애초부터 그럴 연이었다는 것. (p.227)


 


 

 

'바로 지금 여기서 행복할 것'이라는 문장에 시선이 한참을 머무르기도 했다. 최근에 가장 크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라 반갑기도 했다. 어느 날엔가 정신도 없고, 내가 나를 볼 틈이 없는 와중에 문득 '나 지금이 행복하지 않은데 이게 다 무슨 소용이지.'라며 한없이 가라앉은 날이 있었다.

 

나중에 지금을 생각하면 과연 행복했었다고 할 수 있을까.. 평범하고 보통의 날일지라도 행복이 덤덤할지언정 지금을 행복했었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지금 행복해야 행복이 아닐까..-라며 현실에 져버린 나날들이 많았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솔직히 다들 행복이 별거냐며 작고 소소한 일이 행복이라면 그것도 행복이겠다 할 테지만.. 사실 그것도 맞는 말..

 

어렵다, 행복....

 

그래도,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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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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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플레이 트리플 6
조우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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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시리즈 여섯 번째 『팀플레이』

 

 

전화 한통으로 예전 직장의 동료 '다정'과 '세진'을 만나게 된 은희. 자신의 기억과는 다른 '다정'.. 서로 다른 기억 .. 짧은 이야기 속 반전.

 

표제작인 팀플레이. 코로나 시대인 지금이 배경이고 기자인 은주. 과거 은주에게 상처를 주고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은 지연. 오랜 시간이 지나 연락한 지연은 자신의 억울함을 은주가 퍼뜨려주길 바라는데.. 팀플레이지만 팀플레이가 아닌 팀플레이.

 

좋은 사수가 되고 싶은 희진. 우산이 희진의 마음이 되어 표현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사회라는 공동체에서 좋은 사람이려고 하는 사람들. 특히 세 단편에는 직장인 여성의 삶을 현실적으로 리얼하게 담겨있어 일하는 여성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현실적이고 공감되는 이야기. :D

 


 


 


■ 책 속의 문장 PICK

 

부러웠다. 그리고 부끄럽게도 자신에 대한 말은 자꾸만 신세한탄으로 이어졌다. 아무래도 크게 잘못된 것 같다고. 이미 다 늦어버린 것 같다고. 재능도 없으면서 왜 이렇게 미련하게 구는지 모르겠다고.

ㅡ 언니, 난 언니 재능 있다고 생각해요. 재능이 뭐 별거예요?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긱는 게 재능이지. 나도 만화 보는 거 좋아하지만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은 한 번도 없었거든요. 그런 마음이 들었다는 게 언니가 재능이 있다는 증거 아니겠어요? (p.23)_ 언니의 일

 

전염병의 확산세가 심각해진 뒤로 회사는 차차 인력을 줄여나갔다. 그러다 결국은 신문별로 한 명씩만 남았고, 교대로 출근해 다른 사람들의 이름으로 팀플레이 기사를 발행하는 게 업무의 주가 됐다. (…) 주어진 규칙 안에서 움직이는 플레이어일 뿐이라는 생각, 작성한 기사 속 문장들은 현실이 아니라 가상의 시나리오 같았다. (p.49)_ 팀플레이

 

지우에게 좋은 사수가 되고 싶었다. 휴대전화 번호까진 아니어도 자신의 것과 끝자리 하나만 다른 사무실 직통번호를 외울 정도는 되는, 그런 사람. (p.98)_ 우산의 내력

 

그때 나는 신입사원이었고, 자꾸 헤매고 자주 어리둥절했다. 실수하고 후회하고 괴로워하며 최선을 다했다. (...) 어느 건물의 주차장, 어느 건물의 비상계단, 어느 건물의 화장실…… 그곳에는 나만 있지 않았고, 그 사실만으로도 위로가 됐다. (p.110) _ 쓰지 않는 일에 대해 쓰는 일

 



 


너무도 공감되었던 작가의 에세이. 신입사원이었을 때는 나도 계속 헤매고 계속 실수였고.. 매일이 어려웠는데.. 작가의 에세이를 읽고나니 건물의 어느 곳, 차 안의 내가 자꾸만 생각나기도 했다. 참 많이 울었는데... ㅋ

조금 더 다정한 상사. 사수. 언니가 있었다면 괜찮지 않았을까. 조금 더 단단한 나였다면 괜찮지 않았을까. 지난 날이 떠오르네...?! ㅎ

 

일하고 있는 여성들이라면 비슷한 상황이 한 번쯤 있을텐데.. 나는 너무도 필요했던 좋은 언니, 좋은 사수. 근데 생각해 보면 너무 좋은 언니가 될 필요도, 대단히 친절한 사수가 될 필요도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지나고보니 그런사람이기를 애썼는데도 뒤돌아서면 그뿐.... 그럼에도 우린 그런 좋은 사람이길 원하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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