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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모범생 ㅣ 특서 청소년문학 23
손현주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10월
평점 :
제1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수상 작가 손현주의 신작! _ 완벽하지 않아도 오롯이 나로 살아가려는 청소년들을 위하여
일란성 쌍둥이 건휘와 선휘. 전교 1등 영재 코스만을 밟아온 건휘. 어느 날 건휘는 농구를 하던 중에 시비가 붙어 한 아이의 목을 조르게 된다. 그 친구가 의식을 잃자 건휘는 도망치듯 현장을 나갔다. 형의 행동을 목격한 선휘. 엄마는 엄마에게 아주 '완벽한' 아들 건휘를 지키기 위해 선휘에게 말한다.
"선휘야, 형 대신 네가 그 애의 목을 졸랐다고 말해줄 수 있니?" (p.81)
어두운 밤이고 쌍둥이라 아무도 모를 거라는 엄마의 말. 선휘는 귀를 의심하게 되고 혼란스럽다. ((읽는 나도 엄청 놀람. 아니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는 거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마음을 가져야 그런 말을 내뱉을 수가 있는 거지.. 후아.. )) 그러던 어느 날 건휘는 자살을 한다. 그 뒤로 심적인 안정이 되지 않는 동생 선휘. 그리고 도무지 좁혀지지 않는 엄마와의 갈등. 당연할 것도 없는데 당연함이 자리 잡은 엄마의 아집. ((아유. 웬일이니. "이 엄마야. 정신 차려!!" 들리지 않을 나의 내적 외침. 아휴. ))
형에 대한 집착이 동생 선휘에게 옮겨지면서 엄마의 숨 막히고 삐뚤어진 관심이 시작된다. 선휘는 형처럼 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원한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 짜놓은 프레임에 갇혀버린 듯했다. 그런데 형이 먼저 그 프레임을 깼다. 형이 그 프레임을 깼다면 이제 내 차례였다. 그러나 내겐 형처럼 프레임을 깰만한 능력이 없었다. 난 형이 없는 곳에서는 언제나 자신감이 없었다. (p.126)
강요에 의한 교육.. 성적에 기댄 정해진 미래.. 엄마는 자식을 위한다면서 학대를 하고 있었다. 교육 학대. 대화가 아닌 대화를 볼 때마다 내 속은 부글부글.. 건휘와 선휘가 너무 안타까웠다. 부모의 욕심에. 아니 엄마의 욕심에 이렇게 힘들게 해도 되는 건가 싶어서. 사실 개인적으로 무심하고 그 상황들을 보고만 있던 아빠도 썩 맘에 들지 않았다.. 내가 선휘였다면 어땠을까... 아마 미쳐버렸을지도.. 아마 그냥 다 포기해버렸을지도.. 으아아아아악.... !#$^%#^*#%@%&*(&&*(! ㅋㅋㅋㅋ (너무 이입했...군...)
그나마 선휘에게 은빈이가 없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그래서 너무 고마웠던 은빈.. :D .. 그보다 선휘의 마음이 단단해서 고마웠다.. 잘 견뎌주어서... 잘 버텨주어서...
자유롭지 못함에서 자유로움으로 .. 선휘의 선택을 응원하게 되는 『가짜 모범생』 .. 아직은 불안정하지만 더는 아프지 않고.. 돌아오면 조금은 달라져있을 환경이었으면 좋겠다.. 선휘의 진짜 여행을 응원해 주고 싶은.. ((조심히 잘 다녀와!! ))
■ 책 속의 문장 Pick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서 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자신을 모를 때가 많다. 가끔 나조차도 낯설 때가 있다. 이 순간 누군가 내게 콜라를 준다면 콱 막혔던 속이 뻥 뚫릴 것 같았다. 안타깝게 지금 가방 속엔 콜라가 없다. (p.43)
"누구나 한 가지쯤 중독은 있어."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중독은 사람한테 중독되는 거라고 들었어." (p.71)
"넌 형이 못 한 것들을 이루어야 할 이유가 있어. 그건 산 자로서 도리야. 그래야 죽은 형에게 미안하지 않지."
엄마는 입버릇처럼 내게 말했다. 죽은 형에게 속죄라도 하라는 의미였다. 살아 있는 자의 무게,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가 내게 원하는 게 무엇인지 분명해졌다. (p.91)
"너 꼭 괴물 같다."
지금 내 모습이 꼭 괴물 같았다. 나 역시 분노를 참지 못해 폭발하고 나면 기분이 더 우울했다. 분노와 무력감이 폭풍처럼 날 흔들었다. 내가 형이나 도현이처럼 되지 않으려면 약의 힘이라도 빌려야 했다. (p.106)
"아저씨는 개들을 아낀다고 하지만 내 눈엔 개들을 학대하는 것처럼 보여.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건 자유를 구속하는 거야."
"아저씨는 개들을 묶어두는 게 가장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거 아닐까." (p.117)
"엄마 허락받으며 꿈을 정하는 나이는 아냐."
내 속에 있는 말을 솔직하게 했다. 은빈이는 내 말이 끝나자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누군가의 응원을 받는다는 건 아주 힘이 나는 일이었다. (p.125)
누군가는 지나친 관심으로 지쳐가고 또 다른 아이들은 무관심에 지쳐 영혼이 죽어간다. (p.166)
자신이 갖지 못한 완벽함을..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식에게 얻어내려 하는 건 부당하다. 책 속의 이야기로도 숨 막히는데 실제로 이런 일이 있다면.. ((어딘가 비슷한 일을 겪고 있는 친구들이 많을 것 같긴 하지만....)) 제발 자녀에게서 자신을 투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청소년들에게 성적과 학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유롭게 꿈을 꿀 수 있게, 오롯이 나로 살아갈 수 있게 서포트해 주는 부모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던 『가짜 모범생』 .. 청소년과 함께 부모님이 꼭 읽으면 참 좋겠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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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