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쓴맛이 사는 맛 : 시대의 어른 채현국, 삶이 깊어지는 이야기 - 시대의 어른 채현국, 삶이 깊어지는 이야기
채현국.정운현 지음 / 비아북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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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노인들을 보며, 늙기 전에 어떻게든 해야겠다는 험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노욕이라는 말이 있듯, 나이 든 사람의 욕심은 나이만큼은 커지고

어린 것들을 가르치려고만 들고, 힘들게 살아온 자신을 알아주지 못하는 어린 것들에게 노염을 떠는 노인들만 봐왔기 때문이다.

 

채현국 선생의 삶을 담은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늙고 안 늙고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자세의 문제라는 것을.

나의 삶이 그 깊이에까지 다다를 수는 없겠지만 쓴맛이 사는 맛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채현국 할배는 쓴맛 인생을 나름의 방법으로 품어 안았다.

생각하고, 생각한 바를 서슴없이 실천하고

가르치려 들지 않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어울리는 자리에서 말할 기회가 돌아오면 거침없이 이야기하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상대에 대한 깊은 배려를 보여준다.

나만 생각하며 사는 삶이 아니라, 상대를 깊이 생각하는 삶의 가치를 알려주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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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산다는 것 - 세상의 작동 원리와 나의 위치에 대한 사회학적 탐구
아브람 더 스반 지음, 한신갑.이상직 옮김 / 현암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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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단어 없이 아주 쉬운 글로 우리가 사는 사회를 건조하게, 하지만 듬뿍 애정을 담고서 쓴 사회학 입문서. 혹은 사회를 복잡하게 이해하고 있거나, 사회학은 어려울 것이라 지레짐작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간의 지식을 되새김하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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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술과 차가 있는 중국 인문 기행 중국 인문 기행 1
송재소 지음 / 창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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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알이 떠 있는 새로 거른 동동주에

붉은 진흙 조그마한 화롯불 있소

 

저물녘 하늘엔 눈이라도 오려는데

술 한잔 마시지 않으시려오

 

저자가 중국 식당에서 발견한 컵에 쓰여져 있는 시라고 한다. 그 식당은 '홍니소주'라는 식당인데, 나도 가본 곳이라 기억이 났다. 그리고 컵에 한자가 이리저리 써 있어 신기했는데, 그게 도연명의 시라니. 그리고 친구에게 술 마시러 오라고 보낸 초대 시라니 더욱 정겹다. 정말 아는 만큼 보인다. 시와 술과 차라는 주제로 중국을 돌아보는 저자의 기행이 순간 부러웠다.

 

지금부터 한문을 공부할 수는 없고, 이 책을 다 읽고 책에서 소개한 곳을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다. 정말 모처럼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이태백의 월학독작이라는 시는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반길 만한 시다. 마지막 구절이 압권인데,

 

취중의 흥취를 얻으면 그만이지

술 마시지 않는 자에겐 말하지 말라

 

그래, 술 마시고 말을 하면 "취했냐"라고 물어보는 건, 그래서였구나. 1000년 전 사람이 알던 것을 난 이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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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곶감과 수필 태학산문선 301
윤오영 지음, 정민 엮음 / 태학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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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듯. 올 겨울 <곶감과 수필>은 두고두고 여러번 찬찬히 읽은 책 중 하나다.

생각할 게 많아 복잡할 때, 괜히 누군가에게 싫은 소리를 한 것 같아 착잡할 때, 또 누군가 이유없이 나를 괴롭히는 것 같은 때... 그럴 때마다 이 책을 펼쳐들면 마음이 편안해졌다.

주변의 것을 이토록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니. 선비의 한글 편지인양 고전에 바탕을 둔 문체도 매력적이다. 피천득의 <인연>과 비교해보면 더욱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물론 둘 모두 좋은 책이다.

어지러운 마음을 달래주는 많은 책이 있다. 심리학, 철학, 인문학, 자기계발 모두 헛헛한 마음을 위로하겠다며 화사한 표정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그 제일 뒷줄에서 살며시 얼굴을 내미는 이런 책도 가끔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오래전에 쓴 글이지만, 지금 나의 삶과 다르지 않은 모습을 담은 책이 적잖이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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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 시장 상품 인간을 거부하고 쓸모 있는 실업을 할 권리
이반 일리치 지음, 허택 옮김 / 느린걸음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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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없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전문가들이 활개를 친다. 그전에 혼자 여러 궁리를 하며 해낼 수 있었던 일들도 타인에게 기대고 난 후에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들이 되어버린다.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든, 몸으로 무엇을 만들어내는 것이든 마찬가지다.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라는 제목의 책을 읽고 나면 '나는 나를 쓸모있게 만들 수 있다'라는 희망이 생긴다. 그리고 이반 일리치 이 사람의 다른 책이 궁금해지고 만다. <과거의 거울에 비추어>라는 책을 다시 주문하고 마는 나. 모처럼 생각할거리를 던져주는 책을 만났다.

얇은 책이어서 읽고 난 후 생각 많은 친구, 후배들에게 권하기에도 마음이 편하다. 그야말로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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