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섬
김한민 지음 / 워크룸프레스(Workroom)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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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초에 걸렸어. 책을 파다 보면 반드시 문제란 걸 맞닥뜨리게 돼.

물론 그 문제를 피해 나머지 부분만 팔 수도 있어.

하지만 신경이 쓰이지.
문제가 생각보다 클 수도 있고.
어떻게든 처리하지 않고는
아무 일도 안 되겠다는 느낌이 강해진단다.

문제 위에 쌓인 먼지를 걷어내면 문제는 살아 움직여.

넌 그것과 씨름해야 해.

그건 도깨비 같아서 동물이 되었다, 괴물이 되었다,

자빠뜨려 보려고 해도 여의치 않고,

두 다리 버티고 있기도 힘들지.
힘이 빠져 울고 싶어도 물고 늘어져야 해.
넘어가면, 지금까지 쌓은 걸 녀석이 모두 망칠 수 있어.

이 결투는 처음부터 불리한 게임.

쓰지 말 이유는 수만 가진데,
써야 할 이유는 하나도 없는.

그래도 의지는 네 편이고
그게 널 버티게 하지.

문제 해결? 그건 다름 아닌 직면이야.
끝없는 직면.
직면한 채 문제가 던지는 모든 자극에
끝까지 반응할 수 있느냐.

질기게 버티면 어느 순간 제 풀에 지쳐서
너를 피해버리지.

문제란 그런 거야.
문제도 너에게 질릴 수 있는 거지!

근데 여기서 힘을 많이 빼게 되어 있어.
연료 탱크의 반 이상을 써버리지.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는데….

"문제는요? 어찌 됐죠?"

가버렸어. 근데 멀리 안 갔어.

"괜찮은 거예요?"

뻐근하진 하지만… 일어나야지.
곧 다시 올 거고,
그땐 나도 힘이 없을 거야.
시간을 좀 번 것뿐이니 다시 오기 전에
작업을 완수하고 여길 뜨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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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colepsy 2016-01-20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14년 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