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질병없이 살기로 했다 - 독소를 청소하면 왜 병과 비만은 사라지는가?
하비 다이아몬드 지음, 강신원 옮김 / 사이몬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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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게도 부모님께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은 덕분에 시력 빼고는 대체적으로 건강한 편이다.
아이 낳고 나이 먹도록 큰 병치레없이 잘 지내온 편이었는데 건강은 자신하는게 아니라더니 최근 일이년 사이 체력은 물론이고 병원을 드나드는 일이 잦아졌다.
갱년기도 몇년 안 남았는데 나이 탓인걸까? 합리화를 시켜보지만 백세인생에 벌써부터 아프면 내 고통은 물론이고 가족들에게 크나큰 부담을 안겨주게 된다.
질병없이 사는 삶을 선택하겠다는 자체가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가겠다는 굳은 신념으로 느껴져 제목부터 마음에 들어오는 책이다.


저자 하비 다이아몬드는 비만, 만성통증, 만성편두통, 잦은 감기, 피부이상, 우울증 등 젊은 나이부터 온갖 병을 달고 살았다.
스스로 음식중독자라고 생각할 만큼 먹을 것을 탐했고 과일, 채소같은 자연음식보다 고기, 생선, 우유 같은 동물성 식품만 좋아했다.
밭에서 나온 음식은 멀리하고 공장을 거쳐서 나온 음식만 좋아한 결과는 고엽제와 비만에 시달리게 했고 그러던 중 위암으로 50대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아버지를 보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는다.
이후 자연위생학이란 분야를 접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


저자는 건강과 질병에 대한 사고의 전환을 주장한다.
기존에 우리는 아플 때가 되어서야 첨단의 의료장비로 질병과 싸움을 벌이는 치료형식을 취해왔다.
그러나 인간이 질병에 걸리는 원인을 분석한 후 예방이라는 행위에 집중한다면 질병없이 사는 삶을 선택하는게 가능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몸에서 울리는 경고음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데 저자는 건강한 상태부터 암에 이르기까지 7단계를 나누어 설명한다.
7단계 (무기력증-독혈증-과민증상-염증-궤양-경화증-암)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각각의 단계는 순식간에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몇 년, 때론 몇 십 년이 소요되면서 아주 느리고 소리없이 진행된다.
어쩌면 오늘 저녁 식탁에 오른 동물성 메뉴들이 암이라는 단계로 가는 길을 가속화시키고 있을지 모른다.


책의 중반부로 넘어갈때까지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 살짝 애가 닳았는데 모노다이어트라는 이름은 생소하지만 따라하기 쉽고 단순한 방법이 소개되어 반가웠다.
모노다이어트는 특정기간 동안 살아있는 음식(채소와 과일)만 먹는 것인데 누구든지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고 장기간 실천하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일주일에 하루여도 좋고 3일, 5일이어도 좋고, 어느 날 아침 몸이 찌뿌둥하다면 그날 바로 실천해도 좋다고 한다.
당장 실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간 고열에는 해열제를, 통증이 있으면 병원에서 의사 소견을 받아 즉각 통증을 없애는 방법으로 나와 가족을 지켜왔다.
이것은 나의 몸은 항상 나의 편이라는 진리를 무시하고 상업자본주의 의료시스템의 발전한 기여한 것이다.
이 책에 나온대로 실천하여 몸의 내부도 청소하고 독소를 배출한다면 날씬하고 건강한 몸으로 질병없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 이 도서는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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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펌킨맨이 나타났다 - 제10회 스토리킹 수상작 비룡소 스토리킹 시리즈
유소정 지음, 김상욱 그림 / 비룡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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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와 가상현실 세계는 이제 낯선 단어가 아니게 되었다.
큰 아이가 처음 온라인 게임에 빠졌을 무렵 온라인상에서 친구를 사귀었다며 조잘조잘 이야기하는데 나는 대화의 내용보다 게임 중독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
과연 미래에 우리 아이들이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와의 간극을 어떻게 조절하면서 살아갈런지 궁금한 마음 한켠에 노파심이 들기도 한다.


어린이 심사위원 100명의 선택을 받은 작품이라는데 아이들의 추천문을 읽어보고 깜짝 놀랐다.
초등 고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 아이들의 수준이 이렇게나 높아졌구나.
또 추천문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특징은 걱정과 우려섞인 어른의 시선과 달리 아이들은 가상세계에 대해 굉장한 호기심과 흥미를 가지고 있다고 느껴졌다.


주인공 예지는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엄마와 둘이 살고 있다.
결과만을 중요시하며 실망스러운 눈빛을 보내는 엄마와 한달에 한 번 만나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 아빠, 절친 하나 존재하지 않는 교실.
외로움과 답답한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은 예지는 VR 헬멧을 쓰고 가상현실 플랫폼 '파이키키'에 빠져든다.
그러다 코딩 천재 헬멧 보이에게 함께 시타델을 지어보자는 제안을 받고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몰입도와 긴장감이 넘쳐서 어른인 나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아이가 흠뻑 빠져 읽었다.
아이들의 최대 관심사인 게임이나 코딩을 주제로 하고 있어 무척 흥미로웠고 다 읽고 나서는 함께 고민해 볼 거리가 있어 좋았다.
스토리킹 수상작 답게 짜임새 있는 스토리가 매력적이다.
우리 아이는 아직 초등 중학년이라 그런지 소설 속 가상세계가 조금 무섭다는 이야기도 했다.


부모와 소통의 부재로 가상세계로 도망친 주인공 예지를 보면서 어른이 고민해야할 부분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따뜻한 시선으로 아이의 내면을 살펴주는 것.
그것이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에서 갈등하는 아이를 위한 어른이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자녀와 부모가 함께 읽어보기 좋은 작품이다.


* 이 도서는 비룡소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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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이웃 - 허지웅 산문집
허지웅 지음 / 김영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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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작가님은 '마녀사냥'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지만 이후 2015년에 방영되었던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라는 프로그램에서 호감을 갖게 되었다.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는 사춘기 자녀와 부모가 가지고 있는 고민에 대해 각자의 입장을 관찰하고 이야기 나누는 버라이티 프로그램이다.
당시 그는 패널로서 많은 말을 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짧은 몇마디에서도 자녀와 부모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예리한 통찰력을 보여줬다.
한결같이 자녀의 입장에 서서 어른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에게서 시크함 뒤에 감추어진 곧은 심지와 따뜻한 품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에도 옳았다.
띠지를 붙이다 어느 순간 포기해 버렸다.
짧은 글 하나하나에 머물러 마음에 아로 새길 문장들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애정, 상식, 공존, 반추, 성찰, 사유 6개의 장으로 나뉜 글들은 우리는 모두 타인의 삶과 어떻게든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그 속에서 최소한의 이웃이 될 수 있는 길을 함께 모색해보자는 다정한 요청을 건넨다.
여전히 그답게 가볍지 않아 좋았고 농도 짙어진 사유가 그답지 않게 부드러운 문체로 쓰여있어 또 좋았다.
혈액암 진단을 받고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고통의 터널을 건너온 그에게서 사람답게 사는 도리를 아는 성숙한 어른의 형상을 볼 수 있었다.


혹시 아픈 친구가 있는데 어떻게 연락을 하거나 말을 걸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이 계시나요?
위로하려 애쓰지 마시고, 찾아가서 손을 꼭 잡아주세요.
그리고 평소처럼 놀아주세요. 그냥 그거면 됩니다. (P.32)


우리는 모두 잘못을 저지릅니다.
나라는 사람의 본질은 내가 저지른 잘못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그것을 수습할 방법을 결정하는 순간에 정해집니다. (P.55)


사유가 더해지지 않은 극복의 경험은 그저 고생일 뿐입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괜한 고생이겠지요.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며 경험을 재료로 나만의 답을 찾는 것.
그리고 그 답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고 겸허한 마음으로 나의 쓸모를 찾는 것.
중요한 건 경험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이후의 태도에 달려있다.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P.264)


요즘 너무 바쁘고 한꺼번에 여러 일들이 겹쳐 나 자신에게 집중하기도 힘든 시간이다.
이럴 수록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거창하지 않게 그저 내가 이해받고 싶은 만큼 남을 이해하는 태도로🙏


저는 여러분의 이웃입니다.
여러분이 제 이웃이라 기쁩니다. (P.306)

마지막 맺음말까지 멋지신 분💕


* 이 도서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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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펭귄이란 파란 이야기 9
류재향 지음, 김성라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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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잘 자라는 데 필요한 건
혈연도, 규범에 매인 가정도 아니다"


아이가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욕 좀 하는 이유나> 류재향작가의 신작을 읽어보았다.
총 다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으며 이혼, 재혼, 편부모, 조손 가정 등 일부 구성원이 부재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동화 속에서는 펭귄, 고양이, 달팽이, 거북이, 반친구 등을 등장시켜 마음 둘 곳을 찾는 아이에게 다정한 위로를 건넨다.
완전한 가족의 형태가 아니어도 우리가 너의 곁에 있어주며 보듬고 돌봐주겠다는 듯.
또 아이의 시선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는 '우리는 많은 걸 알고 느끼지만 생각보다 잘해낼 수 있어요!'라고 씩씩한 답을 하는듯 느껴지기도 한다.


<네모에게>
자식 문제로 속을 썩는 할머니는 손녀 봄이에게 물만 주고 볕만 쐬면 잘 자라는 토마토 모종처럼 알아서 잘 자라야한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신다.
그러나 봄이는 알고 있다.
뭐든 잘 자라려면 비도 맞고 햇볕도 쏘이면서 최소한의 정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미가 돌보는 거북이 네모처럼 말이다.
어른들이 고단한 삶에 지쳐 쉽게 꺼내는 말로 인해 아이는 가족에게도 할 수 없는 말이 점점 늘어간다.


점점더 다양해지는 가족의 형태 속에서 선택권을 가지지 못한 아이들에게 생긴 결핍을 돌아보고,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동화였다.


* 이 도서는 위즈덤키즈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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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미술관 - 이유리의 그림 속 권력 이야기
이유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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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가면 여성을 묘사한 작품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정작 여성 예술가들의 작품은 10퍼센트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흑인 하녀를 담은 작품은 종종 보이지만 흑인 화가는 목격하기 어렵다.
왜일까?
미술관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후원자의 정당성을 보장해 주어야 하는데 그 후원자가 대부분 정치 권력자이거나 돈 많은 자본가인 백인 남성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동차 사고로 부상당한 남자아이를 아버지가 병원으로 데려갔고 수술실에 들어온 의사는 아이를 보더니 이렇게 말한다.
"난 이 아이를 수술할 수 없습니다. 얘는 내 아들입니다."
이 짧은 글에서 혼란을 느꼈을 독자에게 저자는 의사가 아이 엄마였다는 점을 짚어주며 긴 세월 동안 전문직 노동시장에서 존재했던 성차별은 여전히 그 선입견에서 자유로워지지 않았음을 지적한다.


데님 유니폼을 입고 오른쪽 근육을 자랑하듯 드러내며 "We can do it!"이라 외치는 여성 노동자 로지가 등장하는 포스터는 생동감이 넘쳐보이지만 사실은 전쟁에 동원되어 노동력이 턱없이 부족한 산업현장에 여성을 충원하기 위함이었고 이마저도 남자들이 돌아오자 '여성들은 부엌으로 돌아가라'는 요구를 당했다.


흑인 여성은 미의 여신 비너스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장치로 쓰이고,
선천성 다모증이라는 피부병을 앓았던 7세의 소녀는 애완용 인간이 되어 눈요기용 선물로 거래가 된다.
암을 앓고 있는 백인을 위해 살아있는 흑인의 다리를 잘라 백인의 다리에 접합하고,
발레리나의 어머니는 딸의 성매매 가격 흥정을 위해 딸 곁에 붙어다닌다.
여성, 장애인, 흑인, 성소수자, 어린이, 노인, 동물 등 수많은 마이너들은 재물과 권력관계에서 ​그저 소품으로 전락한 대상일 뿐이었다.
어떤 작품에서는 두려움이나 고통, 삶의 고됨이나 부조리조차도 저자의 해설을 듣고 자세히 살펴보아야 알 수 있을만큼 순응적인 자태로 읽혀지기도 했다.


서평단이 아니었으면 이토록 보물같은 책을 어찌 만날 수 있었을까?
어떤 이야기들은 두세 번씩 되돌아 읽고 내가 놓친 것은 없는지 찬찬히 작품을 다시 들여다보기도 했다.
우리가 예술이라 칭했던 작품들에서 의도치 않았지만 시대를 증언하는 흔적들이 곳곳에 묻어있었고 그것은 명백한 자본 권력의 산물이자 희생양이었다.


작품 속 숨겨진 참모습을 읽어낼 수 있는 혜안을 기르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게 하는 책이었다.
작가님의 '캔버스를 찢고 나온 여자들'도 읽어보고 싶다.


* 이 도서는 한겨레출판에서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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