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욕심이 생겼어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고향옥 옮김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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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빗이 천장에 달린 방이 있었으면 좋겠단다.
아침에 그 아래를 쌩하고 달려가면 삐죽삐죽하던 머리카락이 찰랑찰랑해질거 같단다.
이게 뭐야~😂
요시타케 신스케 특유의 엉뚱함과 익살스러움에 왠지 또한번 속는 기분이다.
또 속는 입장이면서도 자꾸 피식 웃음이 나고,
웃음이 멈추는 끝에 세상을 좀더 유연하게 보는 힘이 자리잡았다.


<나도 모르게 생각한 생각들>의 속편이 나왔다.
전작이 예상 밖의 호평을 받자 출판사 직원분들도 욕심을 냈고,
'스케치를 해설 없이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에 각 장 끝에 무작위로 스케치만 나열한 페이지를 따로 만들었다.
에세이집인데 스케치만으로 꾸몄다는 출판사 직원분들 의견에 충돌하고 그렇게 욕심과 욕심이 충돌하는 과정을 거쳐 속편이 탄생했다.


그림책 작가, 아빠, 배우자, 어른
자신의 위치에서 포착한 일상 속 욕심에 대한 이야기를 소소하게 때론 철학적으로 담아낸 그의 에세이를 따라가다 보면,
욕심이 있어야 성공도 실패도 가능한 것이기에 인간이 가지는 다양한 욕심이나 욕구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 하는 뜻밖의 위로를 받는다.


✔ 두루마리 휴지를 엄청나게 쓰는 아내에게 지구인을 빗대어 부탁하는 마음
✔ 휴일 오전에 빨래를 해치워 버리고 싶은 마음
✔ 마음에 걸리는 일을 깨끗이 잊은 척하는 데 능숙해지고 싶은 마음
✔ 콘텐츠에서 착한 사람 인증을 거쳐 악성 댓글이나 비난을 피하고 싶은 마음

너무 귀엽지 않은가?
이런 욕심이라면 덕지덕지 부려도 욕심을 채우는 그 마음이 예쁘게만 보일 것 같다.


"뜻은 높게, 타협점은 낮게. 꼭꼭 씹자."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은 되도록 허들이 낮아야 좋아요.
그래야 오래 할 수 있으니까요. 한편으로는 다들 목표를 너무 높게 잡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전에 먼저 음식을 꼭꼭 씹듯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 먼저 하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
우선 꼭꼭 씹자, 이것부터 하면 누구든 마음 편히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을 테죠. (P.49)


아직은 바람이 차지만 한낮 햇볕에서 봄기운이 느껴진다.
문을 활짝 열고 먼지를 털어내고 화초들도 재단장 시키고 아이들 개학준비로 분주하다.
또다른 시작 3월,
바이러스며 묵은 모든 것들이 봄바람에 훨훨 날아가기를 살짝 욕심을 부려본다.
이게 뭐 그렇게 큰 욕심이라고~~^^


* 이 도서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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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훌 - 제1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57
문경민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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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 살 유리는 여러모로 몹시 건조한 아이였다.
자신을 입양했다 버린 엄마 서정희씨에 대해서는 모르는게 너무 많았고,
서정희씨의 아버지인 할아버지는 공간만 함께였을 뿐 1,2층을 나누어 남인듯 같은 집에 살고 있었다.

피가 전혀 섞이지 않은 유리와 할아버지 사이에는 어떤 상처도, 부대낌도, 위태로운 기대나 애정도 일어나지 않는 안전거리가 존재했다.
딱 2년,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후 과거를 싹뚝 끊어내듯 이 집을 훌훌 떠나려 했다. 그뒤로는 혼자 인생을 살면 그만이었다.
서정희씨가 사고로 죽으며 남기고 간 아이.
연우를 만나기 전까지는.

세상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려 감정을 닫아두고 살던 유리는
자신이 끓인 김치찌개를 맛있게 먹는 연우를 보며 마음에서 무언가 슬며시 무너지고 있음을 느꼈다.
친엄마에게 학대를 당하며 자라온 어린 연우의 삶에 연민이 느껴진다.
그리고 애써 외면해왔던 할아버지. 너무 몰라서 미워하기만 했던 엄마 서정희씨를 생각하는 마음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유리, 할아버지, 연우, 유리의 친구들, 선생님​
소설속 등장인물은 모두 자기몫의 상처를 끌어안고 산다.
각자의 아픔이 있지만 아무도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는다.
자신의 상처를 타인에게서 위안 받으려 하지도 않는다.
그런 그들이 서로를 위로하는 방식은 선을 넘지 않고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었다.
그 따스함속에서 유리는 더이상 도망치려하지 않고 훌훌 털어낼 용기를 얻는다.


자폐 장애아 딸을 키우고 있다는 저자는 겪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마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소품으로 쓰이는 듯한 장애인을 바라보며 편하지 않았던 마음
그러나 우리는 모두가 애쓰는 사람들이기에 자신이 떠난 뒤 누군가가 딸에게 손을 내밀어 주리라는 마음으로 이 소설을 썼다.
촉촉하고 따스한 손이 백 마디의 말, 천 개의 눈빛이 되어 퍼져 나가기를 바라면서.

최근에 큰아이와 청소년소설을 꽤 읽고 있는데 읽는 작품마다 감탄이 나올 정도로 너무 좋다.
그중에서도 <훌훌>은 아이가 가장 best 로 꼽은 소설
친한 친구에게 이 소설을 선물해주고 싶다고 했고 나는 기꺼이 결제를 해주었다.
소설을 읽은 딸아이와 친구들의 마음이 서로 연결되길 바라는 소망을 담아.


* 이 도서는 문학동네 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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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신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에릭 와이너 지음, 김승욱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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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나에게 "아직 당신의 신을 만나지 못하셨나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그렇다라고 대답할 것이고,
되려 질문한 사람을 붙잡고 당신은 만나셨나요? 어떤 변화가 있으셨나요? 저에게 추천할만 하신가요? 그간 궁금했던 질문을 쏟아낼 것이다.
그만큼 나는 불혹을 넘겨 중반을 보내면서 종교의 의미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필요성을 느끼던 시간이 있었다.
그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라 등산하다 절이 보이면 시주를 하고 성당이나 교회를 지나치면 마음속으로 가벼운 기도를 하면서 스스로를 테스트해 보기도 한다.


"아직 당신의 신을 만나지 못하셨나요?"
응급실에 실려간 에릭 와이너는 간호사로부터 결코 잊지 못할 말을 듣게 된다.
그냥 신도 아니고, 그냥 하느님도 아니고, 당신의 신.
유대교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하느님을 자신의 신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신의 존재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던 에릭 와이너
퇴원을 하고 일상생활로 돌아와서도 간호사의 질문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고 결국 '나만의 신'을 만나기 위한 여행을 시작한다.


이슬람 수피즘, 불교, 가톨릭 프란체스코회, 라엘교, 도교,
위카, 샤머니즘, 유대교 카발라​
9900가지나 되는 종교를 8가지로 추려 여정을 떠난 그의 열정과 호기심 덕분에 이 책 한권으로 편안하게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종교를 만날 수 있었다.
8가지 종교여행을 하면서 에릭 와이너는 실망과 혼란, 깨달음의 연속이지만 반복되는 내적 갈등에도 적극적으로 배울 점을 발견하려 애쓴다.
그리고 서서히 깨닫는다. 자신을 몰아붙여 전 세계를 돌게 만든 간호사의 질문은 애석하게도 처음부터 틀린 질문이었다는 걸.
신은 그 자체가 목적지가 아니라 '신은 방향'이었다고.


에릭 와이너는 전작으로 워낙 유명해서 궁금했던 작가였는데,
평소 철학이나 종교 관련 책을 많이 접해보지 않아 이 책을 소화할 수 있을지 처음에는 살짝 겁이 났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에릭 와이너 특유의 위트있는 유머가 생소한 종교의 세계를 낯설지 않게 잘 안내해 주었다.

나에게 이 책은 그간 지녔던 종교에 관한 고민을 덜어주기보다 삶의 근원적인 방향을 검토해 볼 계기를 주었다.
물론 죽을때까지 끝나지 않을 과정일테지만 이런 통찰을 통해 좀더 나은 삶을 살게 하고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기에.


무겁게 다가왔던 종교와 철학이 에릭 와이너 도움으로 즐거운 첫발을 내딛었으니,
평점이 좋은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를 만나러 가야겠다.


* 이 도서는 어크로스에서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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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넘긴 페이지 사탕의 맛
메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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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나는 어릴 때 뭐든 언니처럼 되고 싶었어.
이상하게 언니가 하는 건 다 좋아 보였지.
하지만... 언니와 나 사이에는 아무리 쫒아가도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이 있더라.

'사탕의 맛'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오늘 넘긴 페이지>
잘난 언니에게 밀리고 귀여운 동생한테 치이고,
왠지 억울한 둘째의 짠내 나는 성장기


형제자매 속에서 자랐거나 형제자매를 키우는 부모라면 끄덕끄덕 공감할 만한 이야기에요.
따뜻한 에피소드에 사랑스런 그림이 더해진 만화책이라 아이들과도 부담없이 함께 읽어볼 수 있어요.
저희 집은 딸들과 함께 읽어보고 첫째와 막내 입장의 고충을 이야기하며 유쾌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자매를 키우다보니 책속에 나온 에피소드가 어제도 그제도 매일 우리집에서 일어나는 현실입니다.
중학생 언니가 하는 모든 것이 호기심의 대상인 우리집 초딩 둘째는 언니가 외출하면 언니방에 스을쩍 들어갑니다.
화장품이나 신기한 학용품 등을 만져보기도 하고 언니가 취미로 그린 그림을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그런 둘째의 마음을 잘 아는지라 저는 모른척 해주고요. (물론 사춘기 언니는 부재시 자기 방에 들어와 물건 건드리는 걸 아주 싫어합니다😅)

사소한 심부름이나 심심할 때 놀려먹으면 세상에서 제일 나쁜 언니지이만,
둘이 손잡고 다이소나 올리브영 구경을 다녀오거나 외출했다 돌아오는 언니가 한번씩 내미는 선물에는 세상에서 제일 최고인 언니가 된답니다.
이제 둘다 좀 컸다고 친구관계나 학교생활에 대한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기도 해요😊

언니가 스무살이 넘어 예쁜 옷에 화장도 하고 남친이 생겼다고 하면 저희 둘째도 주인공 유진이처럼 언니를 낯설어하겠지요?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뭐든 조금씩 변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둘째도 둘째만의 기록으로 새로운 페이지를 채워가며 성장할 거에요.
엄마는 그런 두자매를 열심히 응원합니다💕

매일 할퀴고 싸워도
가끔씩 서로를 지켜 주고 싶던, 어린 날의 추억 앨범같은 이야기

따뜻하고 유쾌하고 공감가는 만화 잘 보았습니다.


* 이 도서는 길벗어린이에서 도서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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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요원 레너드 10 : 도깨비를 찾아라! - 라인프렌즈 미스터리 동화 비밀요원 레너드 10
박설연 지음, 김덕영 그림 / 아울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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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이 서서히 끝나가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신학기 시즌,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하거나 저학년 어린이에게 추천하는 <비밀요원 레너드 10. 도깨비를 찾아라!>를 읽어보았어요.

벽난로 요정 도모보이의 도움으로 노란 스카프 단의 다음 목적지를 알아낸 레너드 요원!
'한국의 도깨비 마을'로 출동한 레너드 요원은 과연 노란 스카프 단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을까요?

비밀요원 레너드는 시리즈마다 두가지 사건을 다루고 있어요.
이번 시리즈에서는 한국편으로 전설처럼 내려오는 우리 조상들의 정다운 친구 도깨비와 절대 얼굴을 봐선 안되는 달걀 귀신의 이야기가 나와요.
아이가 가끔 잠자리에서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는데 그때 자주 등장하는 한국 전통 괴물이 도깨비와 달걀귀신이죠^^

저는 비밀요원 레너드 시리즈를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아이는 학교 도서관에서 읽어봤다면서 이미 알고 있더라구요.
도깨비, 산타클로스, 드래곤, 구미호, 잭오랜턴, 인어, 파라오 등 세계 미스터리 요괴들을 찾아 다니며 벌어지는 추리 동화라고 하니 이전 시리즈도 아이와 함께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네이버 오디오 클립에서 '라인프렌즈 키즈'채널의 [레너드 요원의 미스터리 보고서]를 들을 수 있으니 확장된 독서 경험을 시켜주고 싶다면 활용해 보셔도 좋을듯요.

적당한 글밥과 만화 일러스트 형식으로 저학년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미스터리 사건을 레너드 요원과 함께 추리해가는 재미가 있어요.
책 안에 스티커가 포함되어 있는데 아이가 탐정 수첩에 붙여보라고 저에게 오히려 미션을 주네요🤣
마지막에는 다음 시리즈에 대한 예고도 있어 기대감 상승입니다.


* 이 도서는 아울북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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