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배달룡 선생님 - 제2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저학년) 신나는 책읽기 61
박미경 지음, 윤담요 그림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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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시작!
설레임으로 신학기를 맞이했지만 전국에서 30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등교기준도 학교마다 달라 잦은 변수를 경험하는 아이들의 피로도가 높다.
당연했던 등교가 불규칙하게 바뀌고 막상 등교해도 가림막으로 가려진 1인 책상에서 공부하고 밥 먹다 하교하는 학교생활이 이전만큼 즐겁지 않다.

그러나 학교에 개구쟁이 배달룡 선생님 같은 분이 계시다면? 🤗

교실에서는 아이들과 딱지치기 대결을 해서 이긴 사람에게는 막대사탕을 선물로 준다.
영어학원 숙제를 해내라고 친구를 협박하는 아이를 발견하고 자신이 대신 해주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당황하게 만든다.
서울로 전학가기 싫다며 찾아오는 아이에게 공약을 지키면 자신의 집 빈방을 내어주겠단다🤣

한마디로 오지랖이 조금 있으신 선생님,
바로 햇살 초등학교 배달룡 교장 선생님이다.

배달룡 선생님은 장난기도 많고 유쾌하기까지 하다.
그런데다 아이들을 한 자락 낮게 보는 시선이 없다.
학교 안에서도 밖에서도 아이들과 격이 없이 지내는 모습을 보면 부모인 나도 흐뭇해지고 이런 즐거운 학교에 전학이라도 시키고 싶어진다.

초중고 12년을 다녔지만 교장선생님의 얼굴이 한 분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작가님은 최근 진로 검사 진행을 위해 방문한 중학교에서 아이들과 친구같이 축구를 하는 교장선생님을 보고 놀랍고 부러운 마음에 이 동화를 썼다고 한다.

아이는 재미있었는지 단숨에 읽더니 이야기가 짧아서 아쉽다고도 했다. 그리고 자신은 교장선생님 얼굴을 조회 때 화면으로만 봐서 잘 모르는데 친구처럼 지내는 햇살초등학교 아이들이 부럽단다ㅋ

마지막 훈훈한 마무리가 살짝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긴 했지만 이 땅 어딘가에는 동화 속에서와 같은 마을공동체가 실존하리라 믿으며^^


* 이 도서는 창비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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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살았던 날들 - 죽음 뒤에도 반드시 살아남는 것들에 관하여
델핀 오르빌뢰르 지음, 김두리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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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뒤에도 반드시 살아남는 것들에 대하여"

델핀 오르빌뢰르
1974년생. 랍비이자 철학자이자 작가이다.
'예루살렘 포스트'지가 선정한 2021년 영향력 있는 50인의 유대인 중 한 사람이자 프랑스 유대 공동체에서 단 다섯 명 뿐인 여자 랍비 중 세번째라고 한다.
랍비라면 그간 영화에서 보아왔던 수염 가득한 할아버지 이미지만 생각했는데 여자 랍비라고 하니 생소하게 느껴진다.
그녀의 이력도 특이하다.
이스라엘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파리에서 기자로 활동한 후에, 뉴욕에서 랍비가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타인의 말을 경청하고 돕는다는 점에서 의학과 저널리즘, 유대교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랍비인 저자는 장례식에서 고인의 넋을 애도하고 남겨진 사람들을 위로하는 일을 한다.
홀로코스트와 테러,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던 큰 사건의 죽음들,
그보다는 소박하지만 개인적인, 어린 동생이나 친구와의 이별 등 수많은 죽음을 대면하면서 그 속에서 면면히 이어지는 끝없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에겐 이름조차 낯선 작가이고 북하우스에서 책이 도착했을 때 어떤 내용인지 전혀 가늠할 수 없는 상태에서 펼쳐들었다.
며칠 동안 컨디션 난조로 몸과 마음이 힘든 상태여서 그랬는지 죽음에 대한 내용을 다룬 이 책이 가벼이 읽히지는 않았다.
가족이 들으면 방정맞은 소리라고 하겠지만 실체를 모르는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우리의 상황이 그간 가벼운 감기라 넘기던 콧물, 기침에도 불안과 두려움이 뒤따르는 걸 보면서 그 너머 무언가를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프랑스어에는 대부분의 언어처럼, 자식을 잃은 어머니나 아버지를 지칭하는 단어가 없다.
우리는 부모를 여의면 고아가 되고, 배우자를 잃으면 과부나 홀아비가 된다.
그렇다면 자식을 잃었을 때 우리는 뭐가 될까?
마치 명명하지 않으면 그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믿는 것 같고, 그 미신을 따라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단단히 입단속을 하는 것만 같다." (P.137)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역시도 자식을 잃은 부모를 지칭하는 단어가 없다.
나는 아주 가까운 지인이 자식을 잃고 고통속에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자식의 죽음은 동일한 경험을 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방문할 수 없는 땅으로 추방되는 것과 같다고 책에 쓰여있는데,
실제로 나는 어떤 선의로 가득한 위로도 그들에게는 서툴 수 밖에 없다는 걸 깊이 깨닫고 속절없이 무너진 경험이 있다.


아무도 죽음에 대해 말할 줄 모른다.
아마도 그것이 죽음에 대해서 내릴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정의일 것이다.
죽음은 말을 벗어나는데, 죽음이 정확히 발화의 끝에 도장을 찍기 대문이다.
그것은 떠난 자의 발화의 끝일 뿐 아니라 그의 뒤에 살아남아 충격 속에서 늘 언어를 오용할 수 밖에 없는 자들의 발화의 끝이기도 하다.
애도 속에서 말은 의미작용을 멈추기 때문이다. (P.139)

유대인들은 우리의 죽음 후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단언한다.
하지만 그 말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죽은 후에 우리가 모르는 것이 있다.
우리에게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우리가 앞서 존재했기 때문에 훗날 다른 사람들이 우리보다 더 잘 만들고, 잘 말하고, 잘 이야기할 무언가가 있다고. (P.222)

누구도 피해갈 수 없고 어쩌면 서로 맞닿아 있을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아무도 죽음에 대해 말할 줄 모르기 때문에 삶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나가야 한다.
이 책에서 내가 얻은 깨달음이다.


* 이 도서는 북하우스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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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트, 스탠퍼드 인간관계 수업
데이비드 브래드퍼드.캐럴 로빈 지음, 김민주 옮김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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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수많은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간다.
이러한 관계의 연속체에서 인간은 좀더 많은 사람과 각별한 관계를 맺고 싶어 한다.


스탠퍼드 MBA 재학생의 90% 이상이 수강하는 데이비드 브래드퍼드와 캐럴 로빈의 '대인관계 역학' 강의가 책으로 출간되었다.
직장 동료, 부부, 친구나 가족 등 다양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사례를 들고 실행 가능한 대화법을 예시로 들어 각별한 관계를 만드는 기술을 제시해 준다.


책에서 제시된 갈등상황과 솔루션이 누구나 겪게 되는 현실적인 사례를 다루고 있지만,
그간 내가 정의해오던 인간관계에 대한 가치관 차이 때문인지 크게 몰입되지는 않아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그럼에도 직장 동료나 부부 관계에서 나온 대화법은 추후 갈등상황에서 참고해보고 싶은 마음에 밑줄을 긋기도 했다.


관계란 상호 간에 결정되므로 나 혼자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상대의 행동이나 그 행동에 대한 나의 반응에는 훨씬 더 많은 과거와 현재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어렵고 복잡한 관계에서 그래도 나의 행동과 반응은 나만이 통제할 수 있으니 먼저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우선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외부자극을 차단하고 관계에 있어서 스스로 고립을 선택하는 사람을 종종 보게 된다.
가장 가까워야 할 가족과도 심리적 거리감이 생기는 것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어떤 아픔과 사연이 있는지 감히 알 수는 없으나 갈등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 걷어내고 대화를 시도하여 관계를 연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각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해서 당신이 상대방의 모든 요구에 동의해야만 한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두 필요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는 당신 자신을 돌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방에게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그것은 문제가 얽혀 있을 때 특히 중요하다. (P.355)


* 이 도서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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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에리히 프롬 지음, 라이너 풍크 엮음, 장혜경 옮김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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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술>을 읽기 전에 읽어야 할 에리히 프롬이 남긴 미발표 유작
삶을 사랑하는 능력을 회복하기 위한 에리히 프롬의 깊은 사유와 예리한 통찰


"언제나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은 살아 있는 것이다."로 서문을 여는 이 책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것이라고 칭한다.
봄이 오면 새싹이 돋고 아이의 웃음을 보며 기쁨이 전염되듯 우리는 늘 살아 있는 것에 마음을 빼앗긴다.
삶이란 살아 있는 것에 대한 끌림이고 그 안에는 성장과 변화의 과정들이 녹아있다.
에리히 프롬은 이런 성장과 변화의 과정에서 삶을 사랑하는 능력을 상실한 현대인의 핵심 문제를 분석하고 그에 대한 회복의 길을 제시했다.


과정보다 결과에 더 치우친 우리의 관심이나 절대 채워지지 않을 사물에 대한 욕심 등 산업시대에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은 압박과 불안을 동반한다.
안타깝게도 그또한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면서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 할 삶이 살아내기 위한 수단이 되고 있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의 이유가 삶에 대한 사랑이 아닐까요?" 라는 질문 사이사이에 수시로 본질을 의심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철학을 다루다보니 읽고 소화하는 속도가 더뎠는데 다 읽고 나서도 머릿속에 떠다니는 내용을 정리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밑줄 요약이 무색할 만큼 주옥 같은 말들이 많아서 넘기는 페이지마다 머물러 생각할 가치가 있었다.
단순히 삶을 소비하지 않고 무감각에 익숙해지지 않기 위해서 반드시 재독이 꼭 필요한 책이다.


​현대인이 자신의 삶을 무의미하게 여기는 이유에 대해 심​리적 관점부터 사회경제적 조건까지​ 다양하게 탐색한 프롬은
삶을 사랑하는 능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기 안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준다.
망상을 버리고 타인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사람, 계속 밖으로만 나다니지 말고 자신에게 가는 길을 배울 수 있는 사람,
생명과 사물의 차이를, 행복과 흥분의 차이를, 수단과 목적의 차이를,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과 폭력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은 삶에 대한 사랑을 향해 이미 첫걸음을 뗀 셈이다.

​​
현대사회의 속도를 따르지 못해 좌절감과 무력감을 느끼고
삶은 무의미하다는 상실감에서 탈피하고 싶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하는 책이다.


고통은 인생의 최악이 아니다. 최악은 무관심이다.
고통스러울 때는 그 원인을 없애려 노력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 감정도 없을 때는 마비된다.
지금껏 인류 역사에서 고통은 변화의 산파였다.
역사상 처음으로 무관심이 운명을 바꾸는 인간의 능력을 짓밟아버릴 것인가? (P.45)


* 이 도서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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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한 책방 필로뮈토 1 : 첫 번째 고민 내 마음 - 김헌의 신화 인문학 동화 신통한 책방 필로뮈토 1
최우빈 그림, 서지원 글, 김헌 기획 / 아울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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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뮈토스라는 말을 아시나요?
그리스어로 '신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신화 속에 등장하는 신들의 수많은 갈등과 고민은 결코 지금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아요.
따라서 갈등과 고민을 해결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나의 고민에 대한 해답과 지혜를 얻을 수 있지요.
고대 문화의 바탕에 초석처럼 깔려 있는 신화는 인문학의 뿌리라고 할 수 있어요.


'필로뮈토 책방'은 신화를 사랑하는 허니 쌤의 신통한 책방입니다.
각각의 고민을 가지고 책방을 찾아온 세명의 어린이 손님은 신화 속 영웅을 만나게 됩니다.
제우스를 통해서 '자아정체성'을 헤파이스토스로부터 '자아존중감'을 그리고 헤라클래스를 통해서는 '감정 표현과 감정 조절'에 대해 알아갑니다.
필로뮈토 책방 식구들과 함께 신화 속 모험을 즐기다 보니 자신의 고민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경험을 해요.
아이들의 고민을 신화 속 신과 영웅들의 이야기를 통해 함께 생각해 보고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할 지를 알려주는 "신화 인문학 동화"에요.


<신통한 책방 필로뮈토>를 읽으면서 저희 집 둘째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시 정주행했어요.
인물관계도를 그려보기도 하고 동화속에 소개된 신과 영웅을 신화에서 다시 찾아보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작년에 중고로 전집을 들였는데 여전히 종종 꺼내보는 최애책이라 그런지 연계되는 필로뮈토 동화책도 재미있게 잘 보더라구요.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기획의도와 내용은 너무 좋은데 책이 좀 얇아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본 아이들이 대상이었다면 동화 줄거리를 좀더 길고 풍성하게 만들어도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개인 의견입니다^^


신학기를 앞두고 설레임과 두려움을 가진 우리 아이들!
마음 면역력을 키울 수 있도록 신화와 인문학 동화를 선물해 주세요.


* 이 도서는 아울북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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