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계절 - Another Yea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Come on, Mary! 굳세게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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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ire 2011-10-10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도 메리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울컥, 해요. 마지막 식사 씬에서 그 울적/침울/소침/불안한 얼굴, 잊을 수가 없어요. 굳세게 살아지려나요. 굳세게 살아질 것도 같아요. 배추 님이 별 다섯 개를 주셔서 왠지 기분이 좋아요.

nada 2011-10-11 10:28   좋아요 0 | URL
아, 정말 메리. 그 연약한 영혼을 어찌하면 좋답니까. 오늘 아침에 감자채를 볶으면서도, 드립커피 방울이 똑똑 떨어지는 걸 바라보면서도, 그 불안한 얼굴이 자꾸 떠오르더군요. 메리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끔찍했고, 반면에 톰 & 제리 부부는 각오했던 것에 비하면 오히려 싱거웠어요. 저는 그들이 중산층의 악덕을 교묘하게 간직한 사람들일 거라고 상상했는데, 다소 안이하게 안주해서 살아가는 면이 없지 않았지만 그들의 행운을 비난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그들은 할 만큼 하기도 했구요. 그들이 시종일관 눈짓을 교환하는 게 인상적이었는데, 일상적으로 고착된 관념이 그렇게 재빠르고 은밀한 눈짓으로 표현된 게 재미있었어요. (그 의뭉스러운 눈빛 연기라니!) 아마 그런 건 카메라의 눈이 아니면 포착하기 힘들겠지요. 그런 면에서, 운 좋게 (관객으로) 그걸 엿보게 된 우리들이 그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 전 좀 찔리더라구요. 저도 언제 어디선가 그런 눈짓을 한 적이 분명히 있었을 텐데 말이죠.
반성하게 만드는 영화를 대체로 좋아하는 편인데, 이 영화는 엄청 잔인한 구석이 있네요. 메리가 하염없이 가엾긴 하지만, 그녀의 교활한 모습 역시 가차 없이 드러나는 통에.. 슬며시 경멸의 마음이 치밀어 오르는 걸 피할 수가 없었어요. 그녀의 어깨를 꽉 잡고 흔들면서 외치고 싶었던 말이에요. "Come On, Mary! 굳세게 살아야지!"라고요.
잔인한 건 잔인한 거고. 영화는, 별 다섯도 모자를 만큼 몹시 마음에 들었어요.
특히 계절의 흐름을 따르면서 삶을 성찰하는 구성이 어찌나 영특하던지.
봄, 여름, 가을 내내, 그렇게 사람 신경줄을 팽팽하게 잡아당기더니, 겨울이 되자 갑자기 손을 탕 놓아버리는 건 뭡니까.
거 참, 망연자실해서 혼났어요. 쩝.

치니 2011-10-11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혹시 지난 주말에 KBS서 보셨어요? 극장서 봤는데도 또 볼까 싶다가 성우 더빙 때문에 그냥 말았는데. 왜 공중파는 성우 더빙을 포기하지 않는 걸까요. ㅠ
저를 포함, 이 세상의 모든 메리에게 이 영화를 바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요.

nada 2011-10-11 12:13   좋아요 0 | URL
아뇨, vod 서비스로 봤어요.
성우 더빙은...ㅠㅠㅠ
목소리 연기도 엄연히 연기의 일부분인데, 그걸 성우 더빙으로 대체하는 건 반쪽짜리 영화를 만드는 거잖아요.
외화 더빙에 반대하는 건, 시를 번역할 수 없다는 입장과 같다고 봅니다.
단어를 하나하나 옮겨 놓는다고 해서, 그게 '시'는 아니잖아요.ㅠㅠㅠ

큭, 두고두고 생각날 것 같은 영화예요.
치니님과 카이레님 덕분에, 머릿속에 넣어두었던 영화인데
늦게라도 보길 잘했어요.
보는 내내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도 여러 번 떠올랐어요.
곱게 늙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입니다...

moonnight 2011-10-11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못 봤어요. ㅠ_ㅠ
지난 주말에 티비에서 한다기에 보려고 맘먹었었는데 술마시고 뻗는 바람에 -_-;;;;;;
꽃양배추님 댓글을 읽으니 더더욱 보고싶어요.

nada 2011-10-11 12:15   좋아요 0 | URL
가을은 정말 짧고 강렬해서..절로 술맛이 돋지 않나요?ㅋㅋ
하기사, 언제는 술맛이 안 돋았냐마는..ㅠㅠ
잠깐 동안 붉게 타오르다가 장렬하게 전사할 나뭇잎들을 보고 있으면,
와인 한 병이 술술 들어간다니까요.^-^

흠, 달밤님도 좋아하실 거 같아요.
꼭 한 번 보세요. 일단 잼나요.ㅎㅎ
저는 맥스무비 vod 서비스로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