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을 기억해 - 이주은의 벨 에포크 산책
이주은 지음 / 이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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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관의 차분한 분위기가 좋아서, 미술작품을 보고 있으면 내 마음이 정화가 되는 것 같아서, 그냥 예쁘고 멋진 그림이 좋아서, 제가 미술관에 가는 이유입니다. 사실 제가 미술작품을 좋아하고 원하는 만큼 그렇게 자주 미술관에 다니지 못하고 있어서 많이 아쉬울 따름이랍니다. 고모 두 분이 미술을 전공하시고, 고모부께서 한 때, 미대 교수이시다보니 어릴때부터 미술작품이나 전시회 팜플렛을 정말 많아 보고 자랐는데요. 그렇게 어릴때부터 미술과 가까이 지낼 기회가 많다보니 그냥 막연하게 동경하게되고 나도 모르게 미술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랜만에 멋진 미술작품들을 볼 수 있는 책을 만나 반가웠습니다.

 

  책을 펼치고 한 문장 한 문장 읽어나가다보니 기대이상으로 마음속에 남는 것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미술작품들을 눈으로 수없이 봐왔지만, 단순히 보는 것이 좋았지 그 그림 속에 담긴의미나 내용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한 티비 프로그램에서 밀레의 그림에 대해 해석을 해 주는 것을 보면서 그림의 의미를 알고 감상한다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가를 처음 느꼈었는데요. 책을 읽으며 같은 느낌을 받았답니다.

       

 

  

 이 책은 유럽의 19세기 말 20세기 초 ‘벨 에포크’라 불리던 시대의 이야기를 그림 작품과 함께 인생의 다양하고 끊임없는 질문들을 던집니다. 책에서는 영화나 책, 백화점 등의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하여 그림과 연결하여 옛날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사람들이 고민하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만들어줍니다. 책을 읽으면서 공감이 갔던 몇 구절이 있었는데요. 인간이 공포에 몰입하면 그것에 대한 두려움때문에 다른 불안이 일시적으로 억압되는 경향이 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나의 눈이 산만해야 발등에 떨어진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공포물을 즐기고 공포의 순간에 고개를 돌리면서도 시선은 자꾸만 그곳으로 향하는가봅니다. 그리고 휴가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북적대는 곳에 가서 고생을 사서하며 휴가를 가는데요. 내 집만큼 편한 것을 알면서도 여름휴가 날짜를 손꼽아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공감가고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이야기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이야기들이 멋진 그림과 함께라는 점이 참 좋았어요.

 

 책을 보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그림을 보게 되었다는 것, 그 그림의 내용을 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해> 덕분에 바쁜가운데 잠깐동안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소개되고 있는 그림목록과 책 목록에 나오는 그림과 책들은 살면서 하나 하나 더 자세히 살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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