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는 우리 인문학 - 페르소나와 아니마의 갈림길에서
김경윤 지음 / 생각의길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우리 인문학'이라는 말에 가장 먼저 마음이 끌렸다. 아이의 책을 함께 읽어주면서 '한국고전'에 끌렸던 마음과 같은 마음일 것이다. 대학에서 한문학을 전공하고 국어국문학을 부전공하면서 4년 내내 계속 만났던 인물들이 바로 <처음 만나는 우리 인문학>에 나오는 39명의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통일신라 시대의 원효, 의상, 최치원, 의천 등을 시작으로 고려시대 서경덕, 이황, 이이, 송시열, 조선시대의 유형원, 이익, 홍대용, 정약용 그리고 시험공부를 할 때에도 지겹도록 보고 또 봤던 이름 이규보, 김시습, 허균, 박지원, 김부식, 박제가 등등 이 책의 인물들은 내 귀에 다 익숙한 이름들이다. 하지만 지금 그들에 대해 설명하라고 한다면 졸업한지 10년도 넘은 지금은 머리속만 하얘질 뿐이다. 재미있어했던 공부이긴 하지만, 지금과 같은 입장은 아니었기때문에 주요 작품이나 대략적인 사상정도만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그들을 좀 더 편하게 그리고 또 기억을 되살려보며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책에서는 인물들을 세 파트로 분류해서 소개하고 있다. 철학, 문학, 역사로 나누어져있는데 철학에서는 그들의 사상을 주로 다루며 그 인물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 문학에서는 그들의 문학작품을 풀이하며 그 작품속에 담겨있는 인물의 인생과 사상을 풀어주고 있다. 또한 역사에서는 역사서를 지었던 역사가들 혹은 역사적 사건에 놓였던 주요 인물들을 다루며 이야기를 전개 하고 있다.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현재와 연관을 지어보기도 하고 또 그들이 지금의 인물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책 속에는 그들의 시 혹은 산문들이 등장하고 그것을 해석해주며 그들의 삶과 연결지어주기도 한다. 또 다른 철학가들의 글을 인용하여 관련을 지어 설명해주기도 한다. 그들의 작품을 함께 이야기하다보니 무작정 공부로만 읽고 외웠던 것들이 새롭게 느껴지고 또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이제서야 이해가 가기도 해 새로운 것을 알게되어 즐겁고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다.

 

이 책은 각각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순서없이 읽어도 괜찮을 듯하다. 그래서 나 역시 관심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부터 찾아 읽어보았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어쩔 수 없이 생길 수 밖에 없었던 나이지만, 이번 책을 통해서 그 이상의 관심이 생긴 것 같다. 공부로 만나 나에게 조금은 불편했던 인문학, 나라면 많이 알고 있어야한다는 부담감을 주던 인문학, 그 인물들에 대해 가지고 있던 나의 불편한 마음들이 이 도서로 인해 조금은 덜어낸 듯 하여 참 고맙기도 하다. 내가 4년간 알아온 인물들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내 주고 또 그들에 대한 새로운 정보들로 그들을 새롭게 이해하게 해 준 <처음 만나는 우리 인문학>은 나의 애장도서가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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