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예쁘고 행복하게 - 스물아홉에 세 아이 엄마가 된 황규림의 다이어트 에세이
황규림 지음 / 이지북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나의 별명은 멸치, 갈비 등 마른 것들과 연결지어 불리웠다. 키 167~8cm에 50키로그람 내외의 몸매를 가졌으니 늘 "말랐다"는 이야기만을 듣고 살았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난 후, 앉아서 컴퓨터로 작업하는 일을 하기 시작했고, 맛있는 음식들을 자주 먹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점점 내 몸무게는 늘기 시작했다. 초반에는 "말랐다"에서 "적당하다"로 불리우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에는 "살쪘다"는 말을 듣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늘 규칙적이던 생리도 1년 가까이 멈추게 되고, 에너지가 넘쳐나던 나는 점점 잠깐 걷는 것도 힘들어졌다. 텔레비전을 보거나 혼자서 책을 볼 때의 자세도 점점 흩트러지고 나빠지기 시작했다. 살이 찌기 시작하면서 건강도, 습관도 모두 함께 나빠진 것 같다. 어느덧 10여년의 세월이 흐르고 작년 10월 둘째 출산을 한 지, 만 8개월이 되었다. 여전히 나의 몸무게는 키 덕에 외관상으로는 적당해보이는 "과지방 체중"정도 이지만, 10여년전의 몸무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이 그 숫자가 어마어마하다. 다이어트의 '다'자도 모르던 내가 매일매일 '다이어트를 해야하는데...'를 입에 달고 있다. 하지만, 책에서 나오는 핑계들 처럼 바쁘다는 이유로, 애 키우느라 힘들다는 이유로 여전히 시작도 못하고 있는 중이다. 그나마 모유수유를 하고 있기 때문에 서서히 감소하고는 있지만, 큰 아이때 그랬던 것 처럼 올 가을경 수유가 끝이나고 난 후, 조절을 하지 않는다면 다시 더 많이 몸무게가 증가할 것이다.

 

처음 황규림씨의 책을 보았을 때, "연예인들은 살빼기도 쉽네"하고 생각하였다. 책을 이리 저리 살펴보던 중 "몸짱 같은 거 개나 줘라. 아이를 낳고도 어느새 다시 환상몸매를 자랑하는 슈퍼모델들처럼 되고 싶은 게 아니다. 나는 그저 보통 55나 66사이즈를 유지하는 평범한 대한민국 표준사이즈가 되고 싶을 뿐이다."라는 문구를 보고서는 책 내용과 그녀의 다이어트 과정이 무척 궁금해졌다. 나 역시도 몸짱을 바라는 다이어트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예전처럼 말라깽이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없다. 단지 지금보다 스스로 건강하다고 느낄 정도의 다이어트, 체지방 검사를 했을 때 "정상"으로 나오는 정도의 몸으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그 문구가 더 와닿았던 것 같다. 개그맨 정종철씨가 근육몸매를 자랑하고 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 내가 여전히 50키로의 말라깽이로 살고 있었다면, 정종철씨의 근육몸매가 충격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분명 나도 살이 쪄서 다이어트를 시도해보았고, 그것이 얼마나 큰 인내와 큰 노력이 필요한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놀라웠고 대단해 보였다. 그리고 자신의 아내를 위해 여러모로 도움과 격려를 아껴주지 않았던 그 모습과 마음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무엇보다도 다이어트는 본인이 하는 것, 즉 황규림씨의 의지와 노력이 우선이지만 말이다. 이 책은 일기형식으로 되어 있다. 황규림씨가 다이어트를 진행하는 동안의 일과와 식단 등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그녀의 일기를 읽고 있으면 같은 엄마이기에 공감되는 것들이 많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종띠를리의 코멘트"도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그가 한 말중에 가장 와 닿는 말, 위로가 되었던 말은 "좌절금지" 혹시 운동을 하지 못하더라도 식단관리만이라도 잘 해야한다는 것, 혹 먹으면 안 되는 것을 먹었다고 절대 자책하지 말고 "까짓것 내일 그 지방을 다 태워주겠어!"하는 마음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넘기라는 말이 참 좋았다. 다이어트를 시도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뿌리치지 못해 멈추게 되었을 때, 포기하고 멈춰버렸던 순간들이 너무나 많았기에 더욱 와닿았다. 자책하고 슬퍼하고 포기해버리면 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한다. 다시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에는 혹여 내가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순간이 온다면, 좌절하지 않고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다이어트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다이어트를 해 본 사람들은 그 과정이 얼마나 외롭고 힘든 일인지 잘 알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큰 마음을 먹고 다이어트에 성공한 황규림씨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예전에는 다이어트가 "연예인처럼 혹은 모델처럼 예뻐지기 위해"서라는 인식이 좀 강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건강"에 대한 노력으로의 다이어트가 많이 강조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의 다이어트는 좀 더 공부가 필요한 것 같다. 책을 통해 배운 다양한 정보들이 내가 시작하려는 다이어트에 큰 도움이 되었다. 기초대사량과 근육과의 관계, 근육과 단백질과의 관계, 운동의 필요성, 식단 조절 등등 신경써야할 부분들이 많지만, 무조건 굶고 하는 다이어트는 절대 해서는 안된다는 것과 건강을 위한 운동은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는 것과,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스트레스를 절대 받지 말라는 것 등등 주옥같은 말들을 명심하며 나도 다이어트 일기를 쓰며 기쁜마음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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